[르뽀] 채굴기 특수 꺼진 용산...발길ㆍ가격 '뚝'
[르뽀] 채굴기 특수 꺼진 용산...발길ㆍ가격 '뚝'
  • 백정호 기자
  • 승인 2018.08.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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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급감...가격도 전년보다 100만원 이상 하락
▲ 용산구 선인상가에서 채굴기를 거래하고 있다.
▲ 용산구 선인상가에서 채굴기를 거래하고 있다.

“채굴기와 그래픽카드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특히 이번 달은 암호화폐가 인기를 끈 이래 가장 판매가 저조하다.”
“지난해 이더리움 채굴기 가격이 400만원 가까이 치솟았는데 최근에는 30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채굴기와 그래픽카드를 찾는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용산의 열기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작년 용산에는 채굴기 열풍이 불었다. 용산 상가는 암호화폐 채굴기를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컴퓨터 조립업체들은 주당 수십에서 수백대의 채굴기를 조립했다. 이더리움 채굴기 가격은 지포스 'GTX 1060' 그래픽카드 6개 탑재 기준 1대당 4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래픽카드 가격 역시 ‘GTX 1070’이 한때 100만원까지 올랐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채굴기 시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7일 오후 용산에 있는 전자상가를 찾았다.  
 

# 8월 들어 채굴기 수요 부쩍 줄어 

나진상가에 들어서자 채굴기를 찾거나 채굴기를 팔고 조립하는 가게를 찾기 어려웠다. 어렵게 채굴기를 파는 상점에 들어가 최근 채굴기 가격은 얼마이며 찾는 사람이 많은지 물어봤다. 채굴기를 찾는다는 말에 한 업체 관계자는 “채굴기 사시게요? 요즘 찾는 사람이 부쩍 줄었는데 희안하시네요”라고 의아해 했다.  

선인상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나진상가에 비해 채굴기를 파는 업체가 몇 군데 더 있었으나 분위기는 같았다. 지난해에 비해 요즘 채굴기를 사는 손님들이 어느 정도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 업체 사장은 “지금도 채굴기를 구매하는 사람은 있지만 지난해보다 부쩍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올 1월과 6월 만해도 채굴기와 그래픽카드가 잘 나갔다. 하지만 7월부터 수요가 줄기 시작해 이번 달은 암호화폐가 인기를 끈 이래 가장 판매가 저조하다”고 했다. 
 

▲ 용산구 선인상가 내부 전경
▲ 용산구 선인상가 내부 전경

# 400만원까지 치솟았던 이더리움 채굴기, 300만원 대까지 감소

수요가 줄자 채굴기와 그래픽카드 가격도 떨어졌다. 지난해 돌았던 그래픽카드를 못 찾아 구매를 못한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래픽카드 공급도 충분했다. 

채굴기와 그래픽카드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둘러 본 선인상가와 나진상가 입주 업체들은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라데온 RX-570과 RX-580을 6개 장착한 이더리움 채굴용 컴퓨터를 300만~350만원에 팔고 있었다. 일부 업체는 라데온 RX-570 6개를 장착한 이더리움 채굴기를 280만원에 팔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동일 사양의 채굴기 가격이 400만원 이상이었음을 감안하면 최대 100만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선인상가에 위치한 한 업체 사장은 “어떤 것을 장착하느냐에 따라 채굴기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지난해 이더리움 채굴기가 400만원 가까이 치솟았는데 최근에는 30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인근의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채굴기나 관련 부속품은 수요와 공급, 환율 등에 영향을 받아 가격이 안정적이지 않다. 매월 가격이 다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달 들어 찾는 사람이 부쩍 줄어 저가를 갱신하고 있다”고 했다.

 

▲ 용산구 선인상가에서 채굴기를 판매하는 업체가 걸어놓은 배너
▲ 용산구 선인상가에서 채굴기를 판매하는 업체가 걸어놓은 배너

   

이더리움 채굴을 위한 그래픽카드로 사용되는 라데온 RX-570은 1개당 34만~37만원, RX-580은 40만~45만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이는 전년대비 10만원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참고로 라데온 이외에 엔비디아도 이더리움 채굴용 그래픽카드로 각광받고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60(6GB)을 탑재한 제품은 지난해 50만대까지 올랐었지만 현재 36만원에서 38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중고가격도 알아보기 위해 상가 한 켠에 있는 중고 판매업체를 찾았다. 중고로 채굴기를 얼마 정도에 파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부분의 가게는  “채굴기를 구매한 사람들 중 중고로 채굴기를 내놓는 사람들은 드물다”고 답했다. 

한 중고 그래픽카드 판매상은 “채굴용 그래픽카드의 경우 AS기간이 3개월이라 새 제품과 중고의 구분이 어려워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게다가 중고물량도 부족하다. 간혹 개인이 중고로 채굴용 그래픽카드를 파는 경우가 있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고 했다.   


# “채굴기 시장 호황 다시 올 가능성 적어”

채굴기 수요와 가격은 다시 오를 수 있을까? 지난해 같은 호황이 다실 올 것 같냐는 기자의 물음에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선인상가에 있는 한 업체 사장은 “지난해처럼 고객이 몰리거나 400만원 가까이 가격이 오르기는 아마 힘들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지금 상황에서 수요는 일부 있겠지만 지난해처럼 갑자기 채굴기를 찾는 사람이 확 몰릴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 인터뷰한 선인상가의 C업체에 있는 채굴기 사진
▲ 선인상가 업체에 있는 채굴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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