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옥 칼럼] 통계는 죄가 없다...그럼 암호화폐는?
[한민옥 칼럼] 통계는 죄가 없다...그럼 암호화폐는?
  • 한민옥 기자
  • 승인 2018.08.3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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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미국 '현대문학의 링컨으로 불리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남긴 말이다.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을 지낸 '글로벌 경제계의 전설앨런 그린스펀은 두 번째 회고록 `지도와 영토(The Map and Territory)'에서 다소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예측 실패가 인간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대표적인 통계 신봉자다. 세계 경제의 대통령으로써 그는 그동안 모든 경제 현상 및 위기는 통계에 기초한 알고리즘으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랬던 그가 통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는 일종의 고해성사를 한 셈이다.

통계가 논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놓고 청와대까지 나서서 경제 현실에 대한 공방이 펼쳐졌다. ‘오비이락’인지 그 과정에서 통계청장이 교체됐다. '코드통계'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이런 논란을 두고 최근 만난 한 블록체인 업체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의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면 해결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위변조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통계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번 논란의 핵심이 통계 자체나 작성 과정의 오류였다면 그의 말처럼 블록체인 기술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통계 자체가 아니다.

물론 그린스펀 전 의장의 고백처럼 통계는 완벽하지 않다. 그렇다고 마크 트웨인의 말이 사실인 것도 아니다. 통계는 죄가 없다. 의도에 맞춰 통계를 도출하고, 도출한 통계를 의도적으로 이용하려는 조직 또는 사람이 문제다.

그럼 블록체인으로 돌아와 암호화폐 또는 암호화폐공개(ICO)는 사기일까? 우리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를 투기로 보고 있다. ICO도 사실상 금지했다. 하지만 통계와 마찬가지로 암호화폐나 ICO 자체는 문제가 없다. 일부 부도덕한 업체와 사람이 악의적으로 사기에 이용할 뿐이다.

통계가 논란이 되자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통계의 신뢰성 강화와 독립성 확보를 이야기하고 있다. 논란이 뜨거우니 통계 자체를 금지하거나 줄이자는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끊이지 않는 암화화폐와 ICO를 둘러싼  논란 역시 해법은 무조건적 금지가 아니라 제도화를 통한 투명성 강화와 강력한 단속에 있는 게 아닐까.

한민옥 기자 mohan@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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