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격동'...수수료 한계에 파격 카드 줄이어
암호화폐 거래소 '격동'...수수료 한계에 파격 카드 줄이어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8.09.14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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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동향 분석

연초 대비 암호호화폐 가격과 거래 규모가 뚝 떨어지다보니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돈을 벌기가 팍팍해졌다. 시장은 얼어붙었는데 새로 출사표를 던지는 거래소들은 계속 나오다 보니 마이너 거래소들의 경우 수수료만 받아서는 운영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요즘은 규모가 좀 있는 거래소들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은 처지가 됐다.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면 거래량을 늘려야 하는데, 고만고만한 시장에서 수수료 중심의 수익 모델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거래소를 상징하는 수익 모델인 수수료 말고 다른 방식으로 승부를 거는 회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을 데리고 오면 상장 우대를 해주고 상장시 해당 코인 회사에 요금을 부과하는 곳부터 아예 수수료는 포기하고 직접 토큰을 발행하는 거래소들도 부쩍 늘었다.

전통적인 수수료 중심 주의와 결별하는 거래소들은 최근 들어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수수료 대신 다른 수익 모델을 선보이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동향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보도에 따르면 비트파이넥스, 에프코인, 오케이엑스의 경우 자신들의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싶어하는 스타트업에게 투자자들을 끌어오도록 장려하고 있다.

바이낸스나 큐코인 같은 거래소는 상장 업체에 비용을 받는 케이스. 상장 요금(fee)은 프로젝트마다 다양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거래소들이 자체 토큰을 발행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토큰을 갖고 있으면 거래소의 코인 상장 심사에 참여하거나 배당을 받을 수도 있다.

거래소들이 새로운 모델을 들고 나온 것은 암호화폐 시장이 연초 대비 얼어붙은 것이 직접적인 요인인 것으로 꼽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피크였던 지난 1월 대비 암호화폐 가격은 평균 50% 이상 떨어졌고 거래 규모는 80% 이상 하락했다.

 

상장 요금 논란 여전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큐코인은 미국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 엑스팬스에 대해 50비트코인의 상장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엑스팬스의 크리스토퍼 프랑코 CEO의 말을 인용한 것인데, 요즘 시세로 치면 50비트코인은 31만5000달러 수준이다. 

엑스팬스는 큐코인의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코 CEO는 "비용을 낼 수는 있지만 그게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은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투자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프랑코 CEO의 발언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 기사에는 큐코인 대변인의 반론도 담겼다. 그에 따르면 상장 요금은 스타트업들마다 다르며, 거래소 차원에서 그것을 공유하지는 않는다. 큐코인 대변인은 또 "상장비는 핵심 요소가 아니다. 프로젝트 상장과 관련해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 그 자체"라고 말했다.

나스닥의 경우 상장하는 회사당 1500만주까지는 5만달러, 1억주 이상의 경우 22만5000달러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상장 요금은 제각각일 때가 많다. 같은 크기의 두 스타트업이 같은 거래소에 상장하는 경우에도 다른 요금이 적용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상장 요금은 거래소 매출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오토노머스 리서치의 렉스 소코린을 인용해 상장 요금은 최근까지 거래소 매출에 10억달러 가량을 기여했다고 전했다.

또 만그로브 캐피털 파트너스의 마이클 잭슨 파트너를 인용해 "아시아 일부 거래소들은 많게는 100만달러 가량을 상장 요금으로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케이이엑스는 상장 요금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자사 웹사이트에 5만명 이상의 신규 사용자, 이중 2만명은 자신의 계정에 1이더 이상을 가진 적극적인 사용자를 데리고 오는 프로젝트들을 상장 심사시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케이이엑스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코인을 상장하려는 기업들은 여전히 상장 표준을 맞춰야 한다. 새로운 사용자를 데리고 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비트파이넥스는 사용자들이 관계 서비스인 이더파이넥스에서 보다 많이 거래하도록 하기 위해 활동에 비례해 토큰을 보상으로 준다. 해당 토큰은 비트파이낸스에 상장되는 프로젝트들을 투표할 때도 쓰일 수 있다.

비트파이넥스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는 캐스퍼 라스무센은 "이같은 방식은 충성도 높은 거래자들에게 어느 코인이 상장될지 말지에 대해 말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지난 6개월 간 비트파이넥스는 거래 규모가 줄어든 것을 만회하기 위해 상장 코인 수를 90개에서 270개 수준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대형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에는 현재 380개 가량의 코인이 거래되고 있다. 상장에 따른 표준 요금은 없다. 회사 블로그에 따르면 상장 요금과 관련해 바이낸스는 스타트업들이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우려 확산 속 합리적이란 반론도 

파격적인 전술이 쏟아지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거래소 상장이 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려면 모든 상장 신청 프로젝트들에 같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DA 데이비드슨&코의 길 루리아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거래소들이 발행하는 네이티브 토큰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거래소는 법정 화폐에서 암호화폐, 또는 다양한 암호 자산들 사이의 진입 차선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거래소 토큰은 불필요한 단계를 추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가 이같은 전술을 펴는 것은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넬대 암호화폐& 스마트 컨트랙트 이니셔티브 공동 디렉터를 인용해 "완전히 합리적인 전술이다. 시장에는 너무 많은 코인들이 있다. 이중 대부분은 가치가 의심스러운 것들이다. 거래소들은 이들 코인을 고르고 선택할 위치에 있다. 코인 발행 회사들에게 유형의 뭔가를 요구하는 것은 놀라운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자체 토큰을 발행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들에게 거래할 때마다 자체 토큰을 보상으로 주는, 이른바 '트레이드 마이닝(Trade Mining)' 모델도 최근 핫이슈다.

암호화폐 트레이드 마이닝 모델을 놓고 거래소 판세 변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거래소가 자체 토큰을 제공하는데 따른 시세 조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트레이드 마이닝을 도입하는 거래소들의 행보는 줄을 잇고 있다. 신생 거래소들 다수가 선발 업체들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트레이드 마이닝 모델을 꺼내들었다. 기존 회사들 중에서도 트레이드 마이닝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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