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피싱사기 첫 적발…거래인증 정보 빼내 9억 편취
암호화폐 피싱사기 첫 적발…거래인증 정보 빼내 9억 편취
  • 박윤 기자
  • 승인 2018.09.13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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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 사이트를 만들어 암호화폐 거래자들의 정보를 훔친 뒤 이를 토대로 약 9억원의 암호화폐를 빼돌린 일당이 한ㆍ미 공조수사로 붙잡혔다.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한 피싱 범죄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부장검사 김태은)는 13일 피싱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가로챈 혐의(컴퓨터등사용사기 등)로 사이트 운영자 A(3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A씨 의뢰로 추적이 어려운 해외 호스팅 업체를 이용해 피싱 사이트를 제작하는 등 범행을 도운 프로그래머 B(42)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 서버를 이용해 지난해 7월 정식 암호화폐 이관 사이트를 모방한 피싱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의 거래소 사이트에서 암호화폐를 대량 보유한 회원 중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거래가 가능한 회원을 골라내 '보유 암호화폐를 특정 사이트로 이관하지 않으면, 향후 암호 화폐를 사용할 수 없다'고 이메일을 보내 피싱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 이관에 필요한 정보를 탈취했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 7∼8월 피해자 47명(한국인 17명·일본인 30명)으로부터 약 200만 리플(단위 XRP)을 자신들의 계정으로 무단 이관한 뒤 비트코인 같은 다른 암호화폐로 믹싱(세탁)해 현금 약 4억원을 인출했다.

또 이들은 첫 범행 당시 약 200원 수준이던 1리플(XRP) 값이 약 4000원까지 뛰어오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피해자 14명(한국인·일본인 각 7명)으로부터 약 39만 리플(XRP)을 가로채 약 5억원의 현금을 인출했다.

국내 최초 리플 코인 거래소를 운영했던 A씨는 지난 2015년 암호화폐 해킹 피해를 신고했지만, 수사 당국이 이를 추적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범행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해외 업체를 경유하면서 검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미국 FBI가 검찰 측에 피싱 사이트 자료를 제공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공조수사로 국내 일당을 모두 검거한 검찰은 범행에 가담한 일본인 C씨에 대해서는 현지 수사 당국에 수사결과를 통보했다. C씨는 일본 리플 거래소 운영자로 A씨와 평소 친분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가로챈 돈 대부분을 생활비 등으로 탕진해 환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범죄수익 환수법상 암호화폐 피해액은 환수 대상이 아니다.

박윤기자 yoons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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