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형 토큰' 관심 급증...한국서도 발행 가능할까?
'증권형 토큰' 관심 급증...한국서도 발행 가능할까?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8.11.29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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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법체계와 공존하는 프로젝트 추진 움직임 꿈틀

법제화된 건 아니지만 한국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모으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싱가포르나 스위스, 에스토니아 등에 법인을 설립해 ICO를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시점에서 정부가 ICO에 대한 입장을 바꾸기는 단기간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정부는 ICO를 증권으로 규정하고, 증권법으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SEC는 최근 등록하지 않고 증권에 해당하는 특정 토큰들의 거래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탈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인 이더델타 창립자에게 벌금을 부과했고 2개 ICO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투자자 환불을 명령했다. "ICO를 통해 증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기존 법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SEC의 분명한 입장이다. 그런만큼 환불 사례는 계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EC의 최근 행보를 보면 미국 정부는 기존 증권법의 틀안에서 ICO에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ICO에서 판매되는 토큰은 증권으로 분류되고, 증권법의 적용을 받게될 것이란 얘기다.

한국도 ICO에 대해 SEC와 유사한 스탠스를 취할 것이란 관측이 최근들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기존 증권법의 틀에서 움직이는 이른바 증권형 토큰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늘었다. ICO에 대한 기대치가 예전에 비해 내려가면서, 실제 자산 가치를 포함하고 있는 증권형 토큰의 흥행파워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정부 규제 아래 움직이는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지원하거나 거래를 중개해 주는 것을 주특기로 내건 기업들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한국의 경우 아직까지 증권형 토큰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건 아니지만, ICO처럼 싱가포르나 스위스, 에스토니아 등에 가지 않고 국내서 STO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행 증권형 크라우드펀딩법에 맞춰서 STO를 진행한다면, 위법성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에서 STO 형태의 토큰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크라우드베이스의 고훈 대표는 "자금을 조달한다기보다는 국내에서 STO를 하는 것이 법적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시장과 정부 당국에 보여주는 차원에서 STO 프로젝트를 진행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떤 형태의 STO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고 대표는 "법에 나와 있는 증권의 6가지 종류를 잘 활용하면 지금 세상에 나와 있는 모든 토큰을 구현할 수 있다고 본다. STO의 시대는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제도권에 흡수 가능하고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증권형 토큰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업체 코스박스는 증권형 토큰에 최적화된 블록체인을 개발 중으로, 다음달 말이나 내년 1월 초 메인넷을 공개할 예정이다.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는 "증권형 토큰은 국내 자본시장법 틀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어 보인다"면서 "ICO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예전보다 어려워진 만큼 증권형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늘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코드박스가 준비 중인 블록체인 플랫폼은 주식이나 벤처 펀드  등 어떤 자산이라도 토큰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더리움 같은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은 현 시점에서 증권형 토큰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쉽지 않다. 증권형 토큰에선 토큰이 컴플라이언스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기능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어느 정도 중앙화된 요소가 필요하다. 

서 대표는 "주식 기능을 하는 토큰을 샀는데, 프라이빗키를 잃어버리면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에선 복구할 수 없는 데 증권형 토큰에선 토큰을 재발행해줘야 한다"면서 기존 플랫폼으로 증권형 토큰을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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