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듯 되지 않는 될 것 같은' STO, 한국서 어떻게 될까?
'될 듯 되지 않는 될 것 같은' STO, 한국서 어떻게 될까?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8.12.07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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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프로젝트 추진 여부 주목..."제도상 걸림돌도 많다"

정부 차원에서 ICO는 증권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섬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현행법 체제에 맞춰 투자금을 모집하는 증권형토큰공개(STO)에 대한 관심은 점점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STO는 이미 2019년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중량급 키워드 자리를 이미 예고해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STO를 지원하는 플랫폼과 거래소를 활용해 기존 증권법에 따라 토큰을 판매하는 STO 프로젝트도 하나둘씩 늘어나는 모습. 증권형 토큰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 중인 코드박스의 조미선 이사는 지난 4일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미술품에 주력하는 마스터웍스, 벤처투자펀드를 토큰화한 블록체인캐피털과 스파이스를 주목할만한 STO 사례로 소개했다.

마스터웍스는 미술품을 선구매하고 이와 관련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회사 지분을 쪼개 토큰화한 뒤 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SPC 자산은 해당 미술품이 유일하다. 그런만큼, 회사 지분을 갖는다는건 작품 일부를 소유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SPC가 작품을 판매하게 되면 토큰을 보유한 비율에 맞게 수익이 배분되고 회사는 청산된다. 마스터웍스로부터 토큰을 구입한 투자자는 판매후 수익으로 돌려받기전 거래소 등 2차 시장을 통해 미리 현금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벤처투자펀드를 토큰화하는 사례도 눈길을 끈다. 요즘에는 스파이스라는 벤처투자회사가 구사한 토큰화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 이사에 따르면 스파이스는 투자금을 회수하면 투자자들이 보유한 토큰의 10%를 자동으로 가져가고 수익금을 토큰 보유율에 비례해서 나눠준다. 펀드가 보유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수익이 발생할 때마다 투자자가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다. 조미선 이사는 "펀드를 토큰화하려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스파이스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STO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STO를 지원하는 플랫폼과 프로토콜을 제공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STO를 한국에서 진행한 경우는 없다.

과연 한국에서도 STO가 합법적으로 가능할까? 뻔한 얘기지만 한국 정부가 ICO와 달리 STO에 대해 오케이 사인을 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현행 자본시장법 틀안에서 진행하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이기는 한데, 이런저런 걸림돌들도 직지 않아 보인다.

크립토펀드를 토큰화해 판매했던 암호화폐거래소 지닉스가 최근 정부의 우려 표시 한방에 문을 아예 닫아버린 것은 STO가 만만치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통한다.

크라우드베이스 강윤구 변호사
크라우드베이스 강윤구 변호사

직접 STO 형태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 크라우드베이스의  강윤구 변호사도 법으로 있는 소액 공모 절차를 따르면서 해볼 수는 있을거 같은데, 결과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STO를 지원하기에는 제도적인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절차적으로 가능한 것과 실제로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말"이라며 STO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회사 주식을 토큰화하는 상황을 사례로 들었다. 

주식 토큰을 보유한 A씨가 어느날 B씨에게 토큰을 양도했다고 하자. 당사자들까리 얘기가 됐고 블록체인에 기록이 남는다고 해도 법이 인정하는 주주명부에까지 양도 사실이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A가 B씨에게 주식 토큰을 주고 C씨에게 실제 주식을 준다면 이중 양도 상황이 벌어질수 있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토큰이 주식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법이 인정해야 하는데, 한국은 지금 이와 관련한 법적인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물론 주식을 꼭 종이로 발행할 필요는 없다. 디지털 주식도 발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디지털형태의 주식은 전자등록기관에 전자등록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 전자증권제도는 시행되지 아니하였고 시행된다 할지라도 전자등록기관 및 계좌관리기관의 계좌만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 변호사는 예로 든 주식 토큰 사례는 향후 STO와 관련해 한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장면들의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토큰을 증권화하는 것에 대한 규제 자체만이 아니라 세세한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ICO에 대해서는 전면 금지 조치를 취했지만 STO에 대해서는 특별한 스탠스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내년에 정부가 어떤 태도로 나올지도 예측불허다. STO를 인정할 수도 있고 안된다고 막을 수도 있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안하는 애매모호한 상황이 계속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몇몇 기업들이 STO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코드박스의 서광열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몇몇 기업들과 STO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논의중이다"고 전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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