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 빠진 블록체인, 사용성이 먼저다
캐즘에 빠진 블록체인, 사용성이 먼저다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8.12.1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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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문제 못풀면 신기루에 그칠 수도
18일 열린 데브스탬프 개발자 컨퍼런스에선 국내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더들이 참석해 블록체인 기술의 문제와 해결 방안을 공유했다. 사진은 이를 주제로한 패털 토론. 왼쪽부터 박재현 오거나이저, 권용길 이오서울 대표, 이홍규 언체인 대표, 류혁곤 아이콘루프 CTO, 박광세 람다256 이사.
18일 열린 데브스탬프 개발자 컨퍼런스에선 국내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더들이 참석해 블록체인 기술의 문제와 해결 방안을 공유했다. 사진은 이를 주제로한 패털 토론. 왼쪽부터 박재현 오거나이저, 권용길 이오서울 대표,  류혁곤 아이콘루프 대표, 이홍규 언체인 대표, 박광세 람다256 이사.

18일 다앙한 개발자 커뮤니티들 주도 아래  블록체인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공유하는 컨퍼런스인 데브스탬프(Devstamp: 코리아 블록체인 커뮤니티 데이) 현장.

사용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블록체인은 신기루에 그칠 것이란 개발자들이 지적이 쏟아졌다. 탈중앙화만으로는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었다.

행사를 기획한 이더리움연구회의 박재현 오거나이저(두나무 블록체인연구소 람다256 소장)는 "탈중앙화가 아니라 탈중앙화에 기반해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면서 사용자가 쓰기 편하고, 가치를 담고 있는 서비스가 나와야만 블록체인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다른 발표자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냉정하게 봤을 때 지금의 블록체인은 인터넷이 대중화되기전 처럼 기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만큼, 빅피처보다는 현실을 고려한 서비스 기획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라인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언체인의 이홍규 대표는 "현재 블록체인 수준에서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고민했다"면서 라인이 선보였고, 조만간 선보일 디앱 서비스들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종합하면 지금의 블록체인 서비스는 성능이 불안정하고, 일반 사용자가 쓰기에는 너무도 불편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콘셉트가 좋아서 블록체인 기반 앱을 깔았다가도 프라이빗키(비밀번호)를 직접 관리하고, 별도의 지갑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다수 사용자가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크게 체감하기는 힘든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블록체인판 캐즘에 빠진 형국이다. 

박재현 오거나이저는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블록체인은 신기루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말이 통했지만 지금은 결과 없는 구호만으로 사용자들을 붙잡아둘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데브스탬프 발표 내용을 보면 앞으로 1~2년이 블록체인이 도약하느냐 사라지느냐를 좌우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더리움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플랫폼의 성능 이슈가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주요 업체들이 내년을 기점으로 그동안 개발해온 결과물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 서비스가 통할지 여부는 현재로선 예측불허다. 그래도 나름 고민의 흔적은 엿보인다.

두나무의 박광세 이사는 이번 행사에서 람다2560이 제공하는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플랫폼 루니버스를 소개하면서 블록체인은 기업들간 수평적인 협업 네트워크에서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이사는 기업형 블록체인 전문 개발사 키인사이드와 협력해 여행레저 기업과 사용자를 위한 여가 관련 통합 리워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었다.

람다256에 따르면 키인사이드가 개발하는 플랫폼은 여행과 레저 영역에서 사용자들의 행동기반이 겹치는 서비스들의 마일리지를 통합하고, 공동 마케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유저의 ‘여행레저’ 활동 사이클에서 항공권, 자동차, 숙박을 예약하고, 음식을 먹고, 레포츠를 즐기는 등 다양한 서비스와 기업활동을 연계시킬 수 있는 접점들을 하나의 얼라이언스 플랫폼을 통해 담아낼 계획이다. 얼라이언스 플랫폼에 참여하는 첫 멤버로는 숙박 및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로 정해졌다.

박 이사에 따르면 야놀자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수평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 숙박 외에 외부 맛집 정보도 제공하려 할 경우 이를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박광세 이사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다 현실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블록체인은 야놀자가 수평적인 협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언체인 이홍규 대표는 서비스와 사용자 간 관계를 재정의하는 관점에서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모습. 블록체인 환경에선 사용자가 서비스를 쓰는 데 머물지 않고 서비스에 기여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인판 디앱 서비스도 이같은 개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홍규 대표는 "최근 디앱 서비스 2종을 선보였고, 내년 1분기 추가로 3개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라며 "외부에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외에도 재미있는 많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OS 블록 프로듀서(BP) 비즈니스를 진행 중인 네오플라이 산하 이오서울의 권용길 대표는 "2018년 EOS는 메인넷이 공개됐고 램값 가격 급등 등 이런저런 사고사고를 겪었지만 지금은 안정화됐다"면서 "2019년 EOS 합의 프로토콜이 업데이트되면 대중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 발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2019년말이나 2020년초에는 대중화된 디앱이 EOS 위에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개발자들 주도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아이콘은 2019년 본격적인 생태계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커버넌스 체계를 마무리짓고 내년 상반기 아이콘 네트워크를 운영할 대리인들 선출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이콘 엔진을 개발하는 아이콘루프의 류혁곤 CTO는 "내년 하반기에는 모든 노드들을 지원하는 거버넌스를 운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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