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 기술변화..."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잠재력 주목해야"
역동적 기술변화..."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잠재력 주목해야"
  • 김익환 더비체인 칼럼니스트
  • 승인 2018.12.1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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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블록체인 엑스포 참관기

 

필자는 2018년 11월 28일과 29일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되었던 블록체인 행사인 북미 블록체인 엑스포(Blockchain Expo, North America)에 참석했다. 북미 블록체인 엑스포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행사로 이번 칼럼을 통해 현장에서 느꼈던 분위기를 공유한다.

블록체인에 대해 얘기를 시작하려면 다소 인위적이기는 하지만 편의상 두 가지 종류의 블록체인을 구별해야 한다. 물론 용어 자체도 모든 사람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미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첫째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해서 만들어낸 암호화폐인 코인 혹은 타 플랫폼에서 발행한 토큰을 사용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이고, 둘째 코인이나 토큰이 없이 분산원장 등의 블록체인 기술을 필요한 곳에 이용하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혹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도 있지만 편의상 생략한다. 여기서는 코인과 토큰을 구별하지 않고 총칭하여 모두 토큰이라고 부른다.

유형 혹은 무형의 자산을 거래하기 위해 토큰이 시용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돈이 직접 관련되어 있는 만큼 돈세탁이나 투자자의 피해와 같은 문제도 많이 발생한다. 블록체인이 갑작스럽게 떠오른 첨단 기술인 만큼 법이 현실을 따라 잡기 전인 현재의 무법적인 상태를 황량한 서부(Wild West)라고 한다.

많은 나라에서 법을 제정하고 규제를 하려고 하지만 아직은 블록체인의 정의도 정확히 내릴 수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특히 큰 나라일 수록 많은 경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몰타나 에스토니아와 같은 작은 나라에서 쉽게 제정할 수 있는 간단한 법도 미국에서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 미국 의회나 정부가 이런 모든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공황 후에 일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생긴 증권의 판단 방법인 투자계약 테스트(Howey Test)에 근거해 지금은 대부분의 토큰 관련 ICO를 일단 불법으로 간주하고 기존의 증권법을 따라야 한다고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규정하고 있다.

 

 

이미 벌어진 ICO에 대해서는 투자가에 대한 환불과 불법행위에 대한 벌금을 부과해 파산하는 회사들이 속출한다. 그래서 2019년에는 증권법을 준수하는 증권형 토큰발행(STO)이 추세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증권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이전 ICO와 같은 신속성을 누리기는 어렵다. 중국은 ICO는 물론 증권형 토큰까지도 불법으로 규정하는 더 강력한 규제를 펴고 있다.

모든 나라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규제 입법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투자자가 보호되는 건전한 생태계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규제와 더불어 퍼블릭 블록체인에 대한 최종 성공여부는 단순한 기술 여부를 넘어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인간의 심리, 철학, 이념, 사상까지도 관련된 논쟁의 대상이다.

이런 투자와 규제와는 전혀 상관 없는 분야가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이다. 물론 블록체인과 상충되는 유럽 GDPR(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이 모든 소프트웨어가 준수해야 하는 법은 그대로 적용된다. 엑스포의 분위기에서 보면 미국의 기업들은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는 활발한 반면 퍼블릭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평균 수명이 1.2년이고 92%가 이미 실패했다는 정도의 통계는 있다. 또 5개 정도의 코인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분야는 전형적인 이머징 테크놀로지의 단계이기 때문에 직관의 영역이지 논리적이나 사업성 분석으로 예측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반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은 많은 미국 기업들이 열심히 투자하고 있는 분야이다. 제2의 인터넷이란 말처럼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기술이다.

여기서의 핵심 키워드는 디지털 ID와  통합(Integration)이고 산업분야로는 블록체인의 본질인 투명성, 불역성(Immutability)으로 공급망 관리와 같이 중요한 물품을 추적할 수 있는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데이터 공유가 중요한 헬스케어 분야이다. 금융 분야도 많은 가치가 추가될 수 있는 유망한 시장이다.

블록체인의 본질상 추적에 필요한 디지털 ID 기술이 핵심인 것은 너무 당연하다. 통합이 중요한 이유는 어떤 블록체인도 혼자서 모든 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여러 외부 블록체인과 연동할 필요성도 있고 또 기존의 레거시 시스템과도 연동해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다.

내부적으로도 기능이 필요한 경우 사이드 체인으로 만들어 연동해야 하는 필요성도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아직 블록체인 자체가 불안정한 기술이기 때문에 연동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자체가 계속 향상되고 동시에 변경되고 있다는 것이다.

IBM이 기여해서 만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플랫폼인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도 계속 아키텍처가 변경되고 있기 때문에 그 위에서 개발한 응용 프로그램도 계속해서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인터넷도 안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듯이 블록체인이 안정되기까지에는 5년 혹은 10년은 걸린다고 예상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다시 말하면 지금부터 시작해도 훌륭한 블록체인 기반 응용프로그램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급망관리에 관련된 사용예에서는 고급시계나 다이아몬드와 같이 추적성의 필요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케이스도 있지만 참치의 원산지를 믿고 살 수 있다든지, 우유가 어느 농장에서 온 것인지를 알고 구매한다든지, 전기 에너지를 중간 도매상 없이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든지 하는 창의적인 케이스들도 많다.

월마트가 식료품의 공급망관리를 위해 IBM과 협업하여 블록체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가장 잘 알려진 사례이다. 병원에서 사망 원인의 3번째 이유가 환자의 정보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라는 통계와 같이 데이터공유의 중요성이 부각된 경우가 헬스케어분야이다.

위의 여러 가지 예에서 추측할 수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 하나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IoT, AI, 데이터 사이언스, 보안등 많은 기술들이 융합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여기서는 편의상 블록체인을 두 분류로 나누었지만 토큰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퍼블릭 블록체인과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으로 분류하려는 이분법적 방식은 옳지 않다.

토큰이 존재하더라도 어떻게 사용되는 지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블록체인 자체가 계속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그런 단순한 분류에 따라 법적인 규제를 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즉 아직은 지속적으로 진화 중인 블록체인의 정확한 실체를 정의하기는 어렵다. 

마케팅 용어의 수준이긴 하지만 소위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은 대다수의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는 미래의 핵심기술이다. 지금 현실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개발 활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도 확실한 사실이다.

 

김익환 더비체인 칼럼니스트(ABC테크 대표) ikkim7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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