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에 결판난다...암호화폐 펌프앤덤프 사기의 세계
30초에 결판난다...암호화폐 펌프앤덤프 사기의 세계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8.12.24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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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가 짜고 한꺼번에 특정 암호화폐를 사서 가격을 확 끌어올린 뒤, 바로 팔아 시세 차익을 취하는 펌프앤덤프(pump and dump)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를 원천봉쇄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펌프앤덤프가 어떻게 운영되고 주모자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그동안 베일속이었다. 

암호화폐 시세조작 작전세력 기승, 대책은?
펌프앤덤프는 주식 시장에서 오래된 사기 수법 중 하나로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정기적으로 의심되는 행위들에 대해 민사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마 암호화폐를 상대로한 펌프앤덤프 시도들에 대해서는 마땅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암호화폐거래소에서 펌프앤덤프 행위는 채팅방으로 통해 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지아후아 쉬, 벤자민 리브쉬트 연구원이 12월초 펌드앤덤프의 세계를 집중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두 연구원은 펌프앤덤프가 일어나기전 이를 먼저 예고하는 머신러닝 기반 알고리즘도 내놔 눈길을 끈다. 펌드앤덤프 사기는 기존 상품 거래 시장에선 꽤 알려진 기법이지만 암호화폐쪽에선 최근들어 일반화됐다.

지아후아 쉬, 벤자민 리브쉬트 두 연구원의 조사를 전한 MIT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주모자들은 펌프앤덤프 사기를 위해 우선 눈에 띄지 않은 암호화폐를 선택한 뒤, 은밀하게 그것을 사모은다. 그리고 작전이 곧 시작될 것이고, 특정 시간에 무작위로 선택된 암호화폐가 공개될 것이라고 발표한다. 

이같은 발표는 텔레그램방 등 관심있는 이들이 가입한 익명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특정 시간에 주모자들은 선택한 암호화폐를 공개한다. 이것은 관심있는 사람들이 해당 암호화폐를 시기 시작하는 단초가 되며 선택된 암호화폐 가격이 갑자기 가파르게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가격이 피크를 찍으면 매도가 시작되고, 참가자들은 너무 늦거나 자신도 모르게 합류한 불행한 이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이익을 챙기려고 시도한다. 이같은 행동들은 단지 몇분안에 벌어진다.

이 과정에서 주모자들은 가장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리고 괘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일찌 현금화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속에 판에 뛰어든다. 두 연구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두건의 펌프앤덤프 사기기 이뤄지고 있으며, 한달에 700만달러 규모의 거래를 발생시킨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상당한 이익을 취하게 된다. 

지아후아 쉬, 벤자민 리브쉬트 연구원은 구체적인 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2018년 11월 14일 일어난 한 펌프앤덤프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췄다. 몇몇 텔레그램 채널들에서 발표된 것들을 기록해 구체적인 내용을 수집했다. 조사에 활용된 가장 큰 텔레그램 채널은 회원수가 1만2000명 정도 되는 오피셜 맥아피 펌프 시그널( Official McAfee Pump Signals)이었다. 이들 채널들을 통해 두 연구원은 선택된 암호화폐의 거래 규모와 가격 변화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14일 19시 30분 4초 오피셜 맥아피 펌프 시그널에는 선택된 코인이 공개됐다. 무명에 가까운 BVB라는 코인이었다.  2016년 나온 BVB는 독일 프로축구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지지자들이 만든 것이었다. BVB코인은 1년 가까이 수면 상태였다. 거래 활동의거이 없었고 가격은 23sat 수준이었다. 1sat는 10의 마이너스 8제곱 비트코인이다. 

텔레그램방에서 BVB라는 이림이 공개되자 판은 빠르게 바뀌었다. 첫 구매 주문이 올라온 뒤 1초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발표 후 18초까지 구매 러시가 이어졌다. BAB코인 가격은 115sat까지 치솟았다.

모든 텔레그램 채널이 여기에 빠르게 대응한 건 아니었다. 다른 채널에 가입해 있던 누군가는 상당한 손해를 봤다. 이 채널은 펌프 소식이 19시30분 23초에 발표됐다. BAB 코인 가격이 이미 피크를 찍었을 때였다. 두 연구원에 따르면 펌프앤덤프가 시작된지 3분 30초가 지난후 BVB 코인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거래 규모도 뚝 떨어졌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지아후아 쉬와 벤자민 리브쉬트는 연구원의 조사 결과는 흥미로운 점을 몇가지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펌프앤덤프가 일어나고 18초 후에 뛰어든 이들은 돈을 벌 가능성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은 그들이 팔았던 것보다 두배 많은 BVB코인을 샀다. 많은 참가자들이 샀던 코인을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다음 펌프에서 상황이 바뀌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고, 이런 상황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지아후아 쉬와 벤자민 리브쉬트 연구원은 올해 7월 21읿터 11월 28일 사이에서 일어난 236개의 다른 펌드앤덤프 사건도 조사했다. 이중 다수가 특정 암호화폐를 상대로한 비정상적인 구매 행위들에 기반해 이뤄졌다. 펌핑을 앞두고 주모자들은 해당 암호화폐를 먼저 사들였다. 펌핑에 참가한 다른 이들의 희생속에 내부 정보를 활용해 많은 이익을 취했다.

지아후아 쉬와 벤자민 리브쉬트 연구원의 조사는 펌프앤덤프에 활용되는 암호화폐가 공개되기전에 이를 찾을 수 있는 머신러닝 기술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쉬와 리브쉬트 연구원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훈련시키기 위해 알려져 있던 펌프앤덤프 사기들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무명에 가까운 코인에서 비정상적인 거래를 간단하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 연구원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6개중 5개가 실제 펌프앤덤프를 예고하는 행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게 해결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펌프앤덤프 주모자들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찾아내지 못하도록 그들의 행동에 변화를 줄 것이다"면서 "펌프앤덤프 사기가 단기간에 사라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연구는 펌프앤덤프 주모자들이 어떻게 활동하고는지 이해하고, 펌프앤덤프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 중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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