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최공필 단장, “블록체인 적응 못하면 공룡처럼 사라진다”
금감원 최공필 단장, “블록체인 적응 못하면 공룡처럼 사라진다”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1.14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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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ㆍ싱가포르처럼 기존 금융시스템 변화 준비해야
금융감독원 블록체인자문위원단 최공필 단장은 블록체인을 사회를 바꾸는 정신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블록체인자문위원단 최공필 단장.
김단장은 블록체인을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는 정신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공필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자문위원단 단장이 은행 등 기존 금융권이 블록체인이 가져볼 변혁에 적응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혼탁한 블록체인 업계와 블록체인을 이해하지 못한 공공기관들의 정책도 비판했다.

2019년을 맞아 수십 년 간 금융권에서 근무하면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 연구한 최공필 단장을 만나봤다. 

최 단장은 “지금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당장 비트코인, 블록체인으로 바꿔야할 만큼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태로 계속 가려고 한다면 어느 시점에서 확 바뀔 수 있다”며 “(금융이 이렇게 바뀐다면) 나중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블록체인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곳으로 아시아권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를 꼽았다. 그는 “일본은 보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밀하게 블록체인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며 "향후 기존 금융시스템이 사라지고 (블록체인 기반으로) 대체될 때 일본이 앞서갈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하지 못하면 미래에 해외 사례를 보고 따라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최 단장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단순히 토큰, 전자징표, 기술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는 정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무거운 주제다. 기존의 특정 영역에 참여가 어렵고 제외됐던 사람들이 블록체인 연결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연결된 노드상 활동으로 가치가 창출된다. 즉 블록체인은 사회를 바꾸는 관점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분리해서 봐야한다고 하는 시각에 대해 반대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결합되고 절충되는 것이지 어느 한 쪽만으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기존에 법적 신뢰를 명분으로 중앙화 해 소수, 기득권 세력이 관리하던 것을 블록체인이 새로운 신뢰 체계를 구축하고 분산화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 기존 기득권과 체계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단장은 “비트코인 이후 다양한 암호화폐들이 나왔다. 당연히 새롭게 나온 암호화폐는 더 나은 기술이 적용됐다”라며 “하지만 블록체인 세계에서 비트코인은 함무라비 법전과 같은 의미가 있다. 그 정신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기존 금융회사들이 생각의 틀을 개방과 연결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권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평소 강하게 이야기를 한다”며 “어느 순간 공룡처럼 없어질 수 없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더 이상 독점적 위치를 추구하지 말고 작은 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역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개방을 하고 협업을 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 기존 것들에 성을 쌓고 버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공필 단장은 큰 틀은 놔 두고 일부만 블록체인을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공필 단장은 큰 틀은 놔 두고 일부만 블록체인을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단장은 기존 것을 중심으로 블록체인을 약간 적용해보겠다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몇 금융회사들이 모여서 자기들끼리 블록체인 노드를 한다고 하는데 그런 방식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기존 중앙 집중 방식과 얼마나 다르겠느냐. 블록체인이라는 이름을 걸었을 뿐 그런 것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또 일각에서는 큰 틀은 그냥 놔두고 거기에 블록체인을 조금 적용할지 고민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민간 주도 건전한 블록체인 생태계 만들어야

최 단장은 정부의 블록체인 대응도 비판했다. 그는 “정부 관계자들은 해외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점검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특별법 만들어서 해볼까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민간 주도가 아니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단장은 "또 금융권에서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대해 아는 사람들도 제대로 이야길 하지 않는다"며 "윗사람들의 눈치를 보고 또 자신의 입장이 곤란해질까봐 그렇다"고 기존 틀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 단장은 금융당국의 블록체인에 대한 부정적 시선과 규제를 비판하면서도 블록체인 업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안 좋게 보는 것에는 업계의 책임도 있다. 암호화폐공개(ICO)와 관련해 사기꾼들이 많다. 코인을 만들어서 배포할 때 또 상장할 때 뒤로 주고받는 곳들도 있다. 금융당국 사람들이 이런 사기꾼들을 만난 후 부정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황폐한 생태계를 복원시켜야 한다. 민간이 재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는 블록체인 사업에도 최 단장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장이 하면 그 기관장이 중심이 된다”며 “여건을 조성해줘야지 기관들이 나서면 안 된다. 뒤에서 민간이 잘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개방적인 사고방식과 연결이 중요하다고 최 단장은 설명했다. 그는 “대의를 생각해야 한다. 그 대의는 비트코인(블록체인)으로 모두 연결하고 서로 협조해야 더 큰 파이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카오뱅크, 토스 등과 같은 편리한 핀테크 서비스가 더 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어머니가 많아야 한다. 견제와 모니터링이 강화가 되면 힘 있는 사람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블록체인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 블록체인 지배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공필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자문위원단 단장은 버지니아대학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그는 국제금융, 화폐금융 및 거시계량 경제 등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대우경제연구소 특수연구실 실장, 세계은행 컨설턴트, 우리금융 전략(CSO) 및 리스크관리(CRO) 담당 전무,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장 등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수출입은행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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