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STO, 법 테두리 안에서 한번 해보겠다"
"한국에서 STO, 법 테두리 안에서 한번 해보겠다"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2.1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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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훈 크라우드베이스 대표 "상반기 소액 공모제 기반 추진"

한국에서도 증권형토큰공개(STO)가 가능할까? 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될 것도 같고 안될 것도 같은게 지금의 분위기다.

고훈 크라우드베이스 대표는 한국에서도 STO는 된다는 입장이다. 물론 조건이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 벗어나지 않는 STO여야 한다. 법 테두리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진행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고훈 크라우드베이스 대표
고훈 크라우드베이스 대표

고 대표가 말로만 할 수 있다고 하는 건 아니다. 회사 차원에서 이미 STO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며 상반기 중 직접 STO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는 "직접 STO를 해보고 거기서 얻은 경험을 살려 STO를 고민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향후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투자 중개 분야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훈 대표가 STO와 관련해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현행 자본시장법의 틀 안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STO를 위한 별도 법안이 단기간에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는 "철저하게 현행법의 틀을 따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렇게 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행법을 따르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크라우드베이스는 소액 공모 통한 자금 모집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을 준비중이다.

오는 9월부터는 종이증권 없이 전자증권만 발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종이로 된 증권만이 진짜 증권 대접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종이에 더해 전자증권도 활용할 수 있다. 크라우드베이스는 전자증권을 토큰 방식으로 발행하고, 주주 명부를 블록체인 플랫폼에 올리는 방식으로 자금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주주 명부가 블록체인에 올라가면 토큰이 거래될 경우 주주명부에 관련 기록이 남게 된다. 기업 입장에선 투명한 주주 명부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고 대표는 "주주명부는 워드나 엑셀로도 만들지만 특정 포맷으로 제작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면서 "블록체인에 주주명부를 올리고 변동 사항도 거기에 다 기록하는데 법적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크라우드베이스가 진행하려는 방식은 종이증권과 전자증권이 같이 있는 상황에선 적용하기 쉽지 않다. 종이 따로 전자증권 따로 거래가 될 경우 여전히 종이로 된 증권의 소유권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고훈 대표는 "전자증권으로만 발행한다고 해도 이중 지불을 못하도록 막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문제가 생겼을때, 구속력을 갖는 정관도 있어야 한다"면서 "생각치 못한 법적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예상 가능한 문제의 시나리오를 찾아내 개선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훈 대표가 STO가 제공하는 가장 큰 혜택으로 꼽는 것은 비상장 기업 주식의 유동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기대만큼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때 직접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던 고 대표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샀더라도 이를 유동화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사고 싶을때 사고 팔고 싶을때 팔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안된다는 것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발행된 주식을 증권예탁원에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소액 공모 제도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소액 공모 가능 금액도 지금은 10억원이지만 올해 법개정을 통해 100억원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고 대표는 "소액 공모 제도를 블록체인과 결합하면 비상장 기업의 주식을 쉽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기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 문제를 푸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종이 증권을 발행해 증권예탁원에 예탁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소액공고제도가 법적 구속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건 아니다. 고훈 대표는 "소액 공모는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하며 회계 감사도 받아야 한다. 거짓말하면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크라우드베이스가 추진하는 STO는 큰틀에서 보면 현행 자본시장법과 충돌하지 않은 듯 보인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중간중간에 생각하지도 못한 복병이 갑자기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STO 관련 컨설팅과 중개업을 준비중인 크라우드베이스에게 우여곡절과 천신만고 끝에 STO를 했다는 것 만으로는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고훈 대표는 "겨우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할만하고 괜찮은 금융 방식이라는 인식을 줘야 한다"면서 "블록체인에 올리면 탈세를 하지 못한다. 고객신원인증(KYC)을 제대로 하면 추적도 할 수 있다"면서 "소액 공모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정부 당국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크라우드베이스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STO를 한국에서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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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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