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민의 블록비즈] 신뢰플랫폼의 비즈니스 방향을 설정하라
[유성민의 블록비즈] 신뢰플랫폼의 비즈니스 방향을 설정하라
  • 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외래교수
  • 승인 2019.02.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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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합의 알고리즘] 행정학이 담겨있는 블록체인
공학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블록체인 역시 행정학처럼 공공의 이익을 중요하게 여긴다. 

 

7년전쯤 해외사업을 맡아 해외 개발자와 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의외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개발자가 드물었다. 당시만 해도 개발 직군이 인기가 없었기 때문. 오히려 일부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피하기도 했다.

개발직의 높은 취업률 혹은 4차산업혁명 영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다른 과목 전공자들이 개발 언어를 배우려는 열풍이 일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필자에게 컴퓨터 공학을 복수 전공하는 사회과학 전공자가 많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긍정과 부정적인 요인이 모두 있겠지만, 개발직이 컴퓨터공학 전공자만의 직업이 아니게 되면 지식의 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 인공지능(AI)만 해도 그렇다. AI 분야에는 컴퓨터 공학 지식만이 담겨있지 않다. 신경망 알고리즘(CNN)에는 뇌 과학 지식이, 유전자 알고리즘(GA)에는 다윈의 자연도태 이론이 담겨있다. 따라서 생물학자가 AI 분야에 뛰어든다면, 이러한 알고리즘을 더욱 더 잘 이해하지 않을까?

행정학이 녹아들어 있는 블록체인

그럼 블록체인은 어떨까? 블록체인에는 행정학(Public Administration)이 녹아들어 있는 것 같다. 경영학(Business Administration)과 행정학은 관리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바로 공공의 이익 적용 여부 면에서 다르다. 경영학이 기업 자체의 이익 추구에 관한 학문이라면 행정학은 공공의 이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민주적 국가 운영에 관해 다루는 학문인 셈이다.

블록체인 역시 이러한 철학이 담겨 있다. 공유형 네트워크 플랫폼인 블록체인은 참여자(노드) 사이에 발생한 거의 모든 정보를 관련된 모든 노드가 공유한다. 그리고 노드는 모두 동등한 지위를 갖는 것이 블록체인의 원래 철학이다. 노드가 민주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셈이다.

갈래 길이란 의미인 포크는 블록체인에서 정보가 서로 나뉘는 불일치를 뜻한다 

그런데 여기서 정보 관리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악의성이 없더라도 블록체인 간에 정보 공유가 잘못되어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에서는 이를 포크(Fork)라고 하는데 정보 공유를 관리하는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블록체인은 민주적인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중앙 관리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 이는 블록체인의 본질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모든 참여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운영할 수 있게 하는데, 이 때 행정 관리의 철학이 들어가게 된다. 행정학이 공공 이익의 반영을 위한 목적으로 관리법을 연구하듯이, 블록체인에서도 중앙 관리자 없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시스템 운영 방식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을 받는다. 이는 민주적인 방식으로 정보 공유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지적은 행정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적을 받는다. 공공의 이익을 반영해야 하므로 관료적인 문제가 뒤따른다. 따라서 블록체인과 행정 조직 모두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블록체인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행정학이라고 칭하지 않는다. 대신 합의 알고리즘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 공유 방식에 관한 합의를 노드 사이에서 할 수 있게 하는 알고리즘이다.

블록체인의 합의 알고리즘은 민주성, 안전성 그리고 효율성 지표로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이 모두를 충족할 수 있는 합의 알고리즘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쉽지는 않다.

작업 증명은 컴퓨팅 파워가 요구돼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림 Pixabay)
작업 증명은 많은 컴퓨팅 파워가 요구돼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림 Pixabay)

 

예를 들어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합의 알고리즘인 ‘작업 증명(PoW)’은 민주성과 안정성은 매우 높은데 효율성이 매우 낮다. 이 합의과정에는 많은 컴퓨팅 파워가 요구되는데, 이 때문에 거래 속도가 느리고 전력 소비가 많은 것이다.

네오(NEO)란 블록체인은 대표 운영자를 선출하는 방식의 합의 알고리즘인 ‘위임된 비잔틴 장애 허용(DBFT)’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안정성과 효율성은 우수하지만 민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앙에 의해서 선출되기 때문이다.

 

유형이 다양한 합의 알고리즘

많은 블록체인 회사들이 블록체인의 운영을 개선하고자 합의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합의 알고리즘들이 있다. 필자가 접한 합의 알고리즘만 수십여 가지가 넘는다. 대표적인 합의 알고리즘과 장단점을 살펴보자.

작업증명(PoW): 가장 대표적인 합의 알고리즘은 PoW일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트코인에 활용되고 이더리움의 블록체인에도 활용되고 있다. PoW는 난수(Nonce)라는 문제를 주고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 이를 푼 노드에게만 정보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난수는 암호로 된 임의의 문자인데 이 문자가 어떤 값인지를 일일이 대입해서 맞춰야 한다. 이 과정에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것이다.

지분증명(PoS): PoS는 말 그대로 지분을 보유한 수에 따라 정보 운영 합의권을 주는 알고리즘이다. 참여자가 얼마나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지가 정보 블록 생성권에 반영되는 것. 이때 지분은 코인의 양과 보유 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이 경우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참여자가 블록 생성권을 독점한다는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바로 ‘위임지분 증명 (DPoS)’이다. DPoS는 대표를 선출해 대표에게 합의에 관한 결정권을 위임하는 방식이다. 간접 민주주의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용량증명(POC 및 PoSP): 용량증명은 노드의 하드웨어 용량에 따라 정보 블록을 생성할 결정권을 주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PoW처럼 문제가 주어지는 것은 똑같지만 이를 푸는 방법이 다르다. PoW는 임의로 숫자를 대입해 맞을 때까지 컴퓨팅 파워를 소모하는 반면, 용량증명은 문제에 대한 답이 이미 저장소에 들어 있다. 문제가 주어지면 문제에 맞는 답을 꺼내 제시 만하면 된다. 그러므로 정답을 많이 보유할수록 문제를 맞힐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하드웨어 용량이 클수록 유리하게 된다.

알고랜드(Algorand) : 알고랜드는 미국 MIT 교수가 발표한 '알고랜드: 암호화폐를 위한 비잔틴 합의 스케일링'이란 논문에 소개된 합의 알고리즘이다. 알고랜드는 PoS처럼 지분 보유에 따라 블록 생성권이 반영된다. 그런데 두 가지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다. PoS처럼 코인과 같은 보상이 없고 알고랜드의 합의 과정 참여는 무작위 추천을 통해 선출돼야 가능하다.

XRP 합의 원장(XRP Ledger Consensus Protocol): XRP 합의 원장은 역할을 나눠 합의 속도를 높인 합의 알고리즘이다. 추적 노드(Tracking Node)와 증명 노드(Validator Node)가 있는데, 추적 노드는 공유되는 정보를 빠르게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증명 노드는 이러한 정보가 맞는지 진위를 판별한다.

연합된 비잔틴 합의(FBA): 스텔라 코인과 리플에서 활용되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FBA는 전체 노드가 아닌 여러 하위 집단을 구성해 개별로 정보 블록 운영케 하는 합의 알고리즘이다. 하위 집단에서 악의적인 노드를 발견할 경우, 해당 노드는 참여에서 제외된다.

지금까지 대표적인 합의 알고리즘을 살펴봤다. 이외에 정말로 많은 알고리즘이 있다. 블록체인의 한계로 제기되는 비효율성을 해결하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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