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민의 블록비즈]블록체인을 꼭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라
[유성민의 블록비즈]블록체인을 꼭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라
  • 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외래교수
  • 승인 2019.03.07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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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블록체인 기술 경영] 포스트 클라우드 시대의 블록체인 가치

국내외를 막론하고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 등 선진국은 국내보다 2년에서 3년 정도 일찍 블록체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15년 클라우드형 블록체인(BaaS)을 처음 선보였지만 국내의 경우, KT가 올해 3월에야 BaaS를 내놓는다.

2016년부터 가트너 등 여러 시장조사 전문기관에서 블록체인을 유망기술로 평가했지만 국내는 2017년 하반기에 암호화폐 열풍을 계기로 블록체인에 관심을 가졌고, 작년에서야 개념 정립이 이뤄졌다.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 산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많은 기업이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점이다.

 

8% 성공률의 블록체인 산업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2017년 블록체인 과제 성공률과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동 개발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인 깃허브(GitHub)를 통해 블록체인의 성공률을 조사한 것. 이를 위해 네덜란드의 델프트공과대학에서 개발한 모니터링 툴을 사용했다.

조사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블록체인 관련 과제는 연평균 8,600개가 생겨났다. 2016년에만 2만6,000개의 블록체인 과제가 신규로 생겨났다. 누적으로 86,034개의 과제가 생겨난 셈이다.

안타까운 점은 이 중 92%의 과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과제 수명 또한 참담하다. 1.22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실패율이 높은 블록체인 산업 (그림출처: The Blue Diamond)
실패율이 높은 블록체인 산업 (출처: The Blue Diamond)

기술 경쟁성의 고민 필요

블록체인의 실패율이 높은 이유는 명확하다. 일반적인 사업 기획과 반대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기획은 이윤 창출 근원인 고객을 생각하고 제공 가치를 도출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적합한 기술을 발굴해낸다.

 

반면 블록체인은 순서가 반대이다. 기술을 시작으로 고객을 생각한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를 내고 어떤 고객에게 접근할지를 도출한다.

 

이러한 역 방식이 나쁜 것은 아니다. 회사 중장기 관점에서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미래 유망 기술을 확보해 사업의 확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관점의 차이로 이해하면 된다. 전자의 방식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스쿨에서의 경영 석사(MBA) 학생에게 가르치는 방식이다. 반면 후자는 엔진니어링 스쿨의 기술경영 석사(MOT) 학생에게 가르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후자의 방식으로 블록체인에 접근할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은 유망 기술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위험 부담이 크다. 앞서 딜로이트의 분석처럼 실패율이 높다.

 

기술경영의 접근 방식은 기술에 중점을 둔 사업전략이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고객 수요와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객의 수요와 기업 제공의 가치에 격차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술경영 방식의 사업전략 접근 시에는 기술의 가치와 고객의 수요를 잊어서는 안 된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이다. 블록체인의 제공 가치는 공유성, 투명성, 무결성, 신뢰성, 탈중앙성 등이다. 이를 잊지 말고 고객에게 이러한 가치가 적합한지를 비용과 이득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기업의 개발 기술과 고객 수요 간에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림출처: PxHere)
기업의 개발 기술과 고객 수요 간에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림출처: PxHere)

포스트 클라우드 시대의 블록체인

그런데 아니다. 추가로 생각해야 할 게 더 있다. 블록체인의 대체재가 없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기술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에 불과하다. 식당이라면 맵고 얼큰한 것을 좋아하는 고객에게 짬뽕, 라면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실제 블록체인 관련 사업 기획 시에 나오는 단골 주제이다. 필자 또한 이 같은 문제를 겪은 바 있다. 

그러므로 블록체인 관련 사업 담당자는 항시 기술 대체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년 포르쉐에서 시범 적용한 ‘블록체인 기반 사용자 인증 시스템’을 생각해보자. 포르쉐는 인증 시간 단축을 위해 사용자 정보를 중앙이 아닌 자동차에 두도록 했다. 포그 컴퓨팅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인증 처리를 위해 중앙과 통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포그 컴퓨팅의 방식이 당연히 빠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블록체인을 굳이 적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 내 저장 정보의 무결성을 위해서이다. 블록체인 말고는 대체할 수 있는 게 없을까? 물론 없다. 블록체인처럼 고강도의 무결성을 제공하는 기술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블록체인 기반 사용자 인증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그림출처: 위키미디아)
포르쉐는 블록체인 기반 사용자 인증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그림출처: 위키미디아)

대체 기술까지 고려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숙제가 남았다. 어떤 기술과 주로 비교해야 할지에 관한 숙제이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포그 컴퓨팅과 같은 부류이다. 그러므로 이들 기술의 대체성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이들 기술을 묶어 ‘포스트 클라우드’라고 통칭할 수 있다. 과거 클라우드 중심을 벗어나 포그 컴퓨팅, 블록체인 등이 추가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블록체인처럼 공유성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중앙 집중형 방식으로 통합해서 공유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블록체인의 신뢰성과 탈중앙성과 반대된다. 공유성 제공을 목표로 한다면, 신뢰성과 탈중앙성 제공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볼 만 하다.

 

포그 컴퓨팅은 사용자 단말기기 단의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일반 블록체인처럼 중앙이 아닌 단말기기에 위치한 이점이 있다. 그러나 포그 컴퓨팅에는 무결성의 가치가 없다. 따라서 포그 컴퓨팅과의 비교는 무결성을 생각해볼 만하다.

 

물론 포그 컴퓨팅,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포스트 클라우드는 서로 대체되는 기술이지만, 이들을 서로 묶을 수 있다. BaaS처럼 말이다. 혹은 앞서 언급한 포르쉐의 인증 시스템이 그 예다.

기술경영의 중점 사항은 ‘기술’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술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이윤이 최종 목표이다.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좋은 기술을 만들어봤자, 판매할 수 없으면 죽은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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