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담보 기반 스테이블코인 '메이커다오' 한국 시장 노크
암호화폐 담보 기반 스테이블코인 '메이커다오' 한국 시장 노크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3.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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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앱 결제 및 송금 서비스 '정조준'...금융 서비스로 진화 목표

가격 변동성을 제거한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이 2019년 블록체인 판을 달굴 중량급 키워드로 부상했다. 해외의 경우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이 이미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JP모건과 IBM 등은 물론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인 페이스북도 조만간 스테이블코인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 나와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유로, 엔화 등 법정화폐를 은행에 담보로 두고, 이와 연동한 코인을 발행한 것이 대부분이다. 테더, 트루USD 등이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로 꼽힌다.

은행에 돈이 있다는 것을 신뢰할 수만 있다면 이같은 방식은 스테이블코인 가격을 안정적으로 법정화폐에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법은 있다. 

메이커다오는 이더리움을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다.
메이커다오는 이더리움을 담보로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한다.

 

메이커다오(MakerDAO)는 이더리움을 담보로 잡고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인 다이(DAI)를 발행하는 프로젝트다.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1다이는 1달러 가치를 갖는다. 메이커다오는 2017년 말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9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발생시켰다. 담보로 활용되는 이더리움 가격이 1년 전보다 80% 가까이 떨어졌는데도 달러 대비 다이의 가격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다.

 

디앱과 송금 서비스 시장 정조준

메이커다오는 다이를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이른바 디앱 생태계를 지원하는 송금 및 결제 수단으로 포지셔닝하려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크립토키티, 디센트럴랜드, 어거와 같은 디앱 서비스가 이미 다이를 지원하고 있다. 유니세프도 메이커다오와의 협력을 통해 다이를 기부금으로 받고 있다.

해외에 비해 메이커다오는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메이커다오는 한국 디앱 생태계 공략을 위한 행보도 본격화했다.

 

메이커다오 남두완 한국 대표
메이커다오 남두완 한국 대표

 

메이커다오의 남두완 한국 대표는 "갤럭시S10에 탑재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코인덕 등과 다이 지원을 위한 협력을 맺었다"면서 "릴레이어(relayer)라는 프로그램 아래 다양한 회사들과 다이의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커다오가 다이를 송금과 결제 수단으로 투입하는데 무게를 두는 것은 디앱 서비스의 특성상 현금과 연동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남두완 대표는 "다른 스테이블코인은 거래하기는 좋지만 실제로 디앱에서 쓰이려면 기술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는 않다"면서 "메이커다오는 다이를 지원하는 디앱 서비스들을 금전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적극적으로 돕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커다오는 한국 디앱 시장중 특히 게임쪽에 관심을 두는 모습. 남두완 대표는 "지금까지는 크립토키티같은 수집 및 육성 콘텐츠나 도박성 블록체인 게임이 많았는데, 요즘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면서 "보다 다양한 게임에 접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서비스로 진화 주목

메이커다오는 좀 더 파고들면 스테이블코인을 넘어 금융 서비스로서의 속성도 강하다. 개인이 이더리움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한 것 자체도 일종의 금융 서비스로 볼 수 있다. 남 대표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 서비스로서 메이커다오가 갖는 위상은 더욱 강해질 것 같다.

남 대표는 "향후 다이 보유자들은 스테이킹(맡겨 놓는다는 의미)을 하면 2~3% 이자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담보로 잡을 수 있는 암호자산도 이더리움 외에 ERC 20 기반 토큰, 증권형 토큰, 크립토키티 같은 NFT(non-fungible tokens: 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으로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이미 부동산 회사로 제휴해 투자금 모금과 수익 배당에 다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메이커다오는 특정 주체가 아니라 개인들이 암호화폐를 담보로 잡고 개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이커다오 플랫폼에서 CDP(Collateralized Debt Position)를 개설하면, 누구나 다이를 발행할 수 있다.  

CDP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건 사용자들에게 다이를 제공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다. 담보로 잡힌 자산들은 대출된 다이가 상환될 때까지 에스크로를 통해 보관된다. 통상 담보 가치의 60% 정도까지 다이를 발행할 수 있다. 

담보 가치가 늘어나면 사용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추가 다이를 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꾸로 담보 가치가 줄어, 발행된 다이보다 가격이 떨어지면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사전에 정의된 대로 청산 절차를 밟는다.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했음에도 다이가 1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이같은 프로세스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메이커다오는 다이 외에 'MKR' 토큰도 제공한다. MKR은 이더리움을 담보로 잡고 다이를 발행한 사용자가 다이를 상환할때 수수료를 내거나 메이커다오 생태계의 거버넌스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수수료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이 공급을 줄일 필요가 있을때는 올리고, 거꾸로 상황에선 내릴 수 있다. 수수료는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메이커다오에 따르면 최근 이더리움을 담보로 잡고 다이를 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더리움을 팔지 않고 담보 대출을 받으려는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더리움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아파트 가격이 올라갈 것 같으면, 담보 대출을 받아 집을 여러채 사려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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