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메이커다오' 스테이블코인도 미국 증권법 따라야 할까?
[심층분석] '메이커다오' 스테이블코인도 미국 증권법 따라야 할까?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3.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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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SEC 수석 고문, "스테이블코인도 증권일 수 있다" 언급

이더리움 담보 기반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메이커다오(MakerDAO)도 미국 증권법 적용을 받아야 하는 걸까?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인 베이시스가 지난해 말 증권법에 적용될 것을 우려해 스스로 프로젝트를 접은데 이어 이더리움 담보에 기반한 메이커다오 등 다른 스테이블코인들도 증권법에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발레리 스체파닉(Valerie Szczepanik)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석 고문이 최근 스테이블코인이 증권일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 발단이다. 스체파닉 고문은 구체적인 스테이블코인 명칭은 언급하지 않았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그의 발언 이후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이 증권법의 틀 안에 들어가는 시나리오는 얼핏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일부 규제 당국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성격에 따라 증권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미 SEC 수석 고문, "스테이블코인도 증권일 수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스테이블코인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발행자의 은행 계좌에 있는 법정 화폐와 연동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테더, 트루USD 등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연동 프로젝트다. 법정화폐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어, 증권법 적용을 받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다음은 메이커다오처럼 암호화폐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법정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비교해 메이커다오는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복잡한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프로젝트를 포기한 베이시스의 경우 담보 없이 알고리즘으로만 돌아가는 방식이다. 중앙은행이 진행하는 통화 정책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채권(bond) 발행 시스템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면 통화량을 늘리고, 수요가 줄면 거꾸로 통화량을 줄인다.

통화량을 줄일 필요가 있을 때는 사용자들이 베이스코인으로 채권을 구입하도록 한뒤, 시장이 안정되면 다시 팔도록 해 베이스코인 양을 늘리는 구조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가장 진보된 방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속 가능성은 검증되지 않았고, 베이시스 사례가 나오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스체파닉 고문의 발언을 보면 다이와 같은 유형의 스테이블코인 역시 법정화폐 연동 시스템에 비해 SEC의 레이더망에 좀 더 자주 잡힐 듯 하다.

MIT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스체파닉은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가격 책정 메커니즘에 의존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사기로부터 투자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SEC의 영역 안에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커다오를 콕 집어 얘기한 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중앙화된 주체가 가격 변동을 통제한다면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메이커다오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인 다이의 경우 베이시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메이커다오 지지자들은 다이가 전혀 중앙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스체파닉의 발언을 보면 이같은 주장이 베이시스가 직면했던 문제들로부터 메이커다오가 충분히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전했다.

메이커다오는 특정 주체가 아니라 개인들이 암호화폐를 담보로 잡고 개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이커다오 플랫폼에서 CDP(Collateralized Debt Position)를 개설하면, 누구나 다이를 발행할 수 있다.

CDP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건 사용자들에게 다이를 제공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다. 담보로 잡힌 자산들은 대출된 다이가 상환될 때까지 에스크로를 통해 보관된다. 통상 담보 가치의 60% 정도까지 다이를 발행할 수 있다. 

담보 가치가 늘어나면 사용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추가 다이를 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꾸로 담보 가치가 줄어, 발행된 다이보다 가격이 떨어지면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사전에 정의된 대로 청산 절차를 밟는다.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했음에도 다이가 1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이같은 프로세스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메이커다오는 다이 외에 'MKR' 토큰도 제공한다. MKR은 이더리움을 담보로 다이를 발행한 사용자가 다이를 상환할때 수수료를 내거나 메이커다오 생태계의 거버넌스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수수료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이 공급을 줄일 필요가 있을 때는 올리고, 거꾸로 상황에선 내릴 수 있다. 수수료는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증권 여부보다 지속 가능성 주목

 

메이커다오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 수수료를 3배 인상했다. 다이가 1달러 밑에서 거래됨에 따라 수수료를 올려 공급량을 조절하기 위한 조치였다. 수수료를 올리면 다이 신규 발행량은 줄게 마련이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1달러에 보다 가까운 쪽으로 오르게 된다.

메이커다오는 2017년 말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9000만 달러 규모의 다이를 발행했고,이더리움 가격이 1년 전보다 80% 가까이 떨어졌음에도 달러 대비 가격 안정성을 나름 유지해왔다. 하지만 다이 발행량이 앞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도 이같은 안정성을 계속 유지할수 있을지는 미지수. 

최근 수수료 인상을 둘러싸고 메이커다오의 지속 가능성에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 도 메이커다오가 증권이냐, 아니냐 보다는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더리움 기반 프로젝트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메이커다오가 법정 화폐에 의존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까? 당분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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