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간편결제 이미 많은데...암호화폐 간편결제 또 필요할까?
[심층분석] 간편결제 이미 많은데...암호화폐 간편결제 또 필요할까?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3.28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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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상반기 상용화...'카카오페이' 등과 경쟁 주목

 

티몬 신현성 의장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테라가 카카오페이나 페이코 같은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를 상대로 의미있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까? 올해 안에 대충의 윤곽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테라가 올해 상반기 중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몬과의 연동을 완료하고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테라는 티몬과의 연동 전, 자체 개발한 메인넷을 출시하고 거래소 상장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상시 할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포지셔닝

 

티몬에 테라가 적용되는 건 블록체인 쪽에선 대형 이슈지만 사용자 입장에선 특별한 일은 아니다. 많고 많은 결제 수단 리스트에 새로운 것 하나가 추가되는 정도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기존에 익숙한 결제 수단 대신 테라를 선택하는 버튼을 누르도록 하는 건 웹서비스 세계에선 매우 고난이도를 요구하는 플레이로 통한다.

이를 위해 테라는 1차로 이커머스 사용자들이 10~20% 가량의 가격 할인 효과를 체감할 수 있고, 판매자들은 카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을 핵심 차별화 포인트로 내걸었다. 가격 할인을 위한 비용은 테라가 지원한다. 신현성 테라 대표는 앞서 "티몬의 경우 테라페이를 지원하면 연간 1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테라가 성장하는 만큼 추가로 발행하는 테라를 생태계 발전에 재투자할 것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커머스 사용자들은 이미 이런저런 가격 할인에 익숙해져 있는데, 테라가 주는 가격 할인을 체감할 수 있을까? 테라 측은 그럴 것이란 입장이다.

김경돈 테라 비즈니스 총괄은 "커머스 회사들이 진행하는 가격 할인 프로모션들을 보면 사용자 입장에선 카드 가입 등 다양한 조건들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20% 가까이 지속적인 상시 할인을 해준다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용자 경험(UX)도 테라가 신경을 쓰는 키워드. 테라는 사용자들이 기존 결제 서비스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쓸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측에 따르면 테라 사용자들은 암호화폐가 아니라 충전식 포인트 기반 방식으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앞단에선 이렇게 하고,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뒷단에서 블록체인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김경돈 총괄은 "결제와 관련해 테라는 카카오페이나 페이코 같은 기존 간편 결제 서비스를 경쟁 상대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결제는 어려우면 통하기 어렵다"면서 "사용자들이 테라가 암호화폐 기반 결제인지 아닌지 몰라도 쓰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테라는 올해 안에 티몬 외에 국내 시장에서 3개 정도의 결제 파트너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경돈 총괄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여러 회사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레이튼 등 외부 블록체인 플랫폼과의 협력도 가속

 

테라는 법정 화폐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라 중앙은행이 펼치는 통화 정책처럼 알고리즘을 활용해 수요가 늘면 통화량을 늘리고, 수요가 줄면 통화량도 줄이는 스테이블코인을 표방한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수요가 늘때 통화량을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반대 상황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가치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통화 공급을 줄이는 것이 기술이지만나 토큰 이코노미 차원에서 만만한 일이 아니다. 통화 공급을 줄이면서도 사용자들이 향후에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갖도록 해야 하는데, 말은 쉬워도 알고리즘으로 이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감안해 테라는 또 하나의 토큰인 '루나'와 테라를 연동하는 방법을 택했다. 테라는 스테이블코인이지만 루나는 가격 변동성이 있는 일반 토큰이다. 테라는 발행량에 제한이 없고, 루나는 10억개가 발행된다.

테라의 생태계에선 테라로 결제할 때마다 0.5%를 서비스 회사들이 수수료로 루나 토큰 보유자들에게 내게 된다. 테라로 결제하는 판이 커지면 루나의 가치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루나 보유자가 결제 수수료를 보상으로 받으려면 테라 가격이 떨어질 때 기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테라 가격이 떨어지면 루나의 가치를 빌려 테라를 사들인 뒤 소각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프로세스를 지원하기 위해 테라는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을 개발한다. 김경돈 총괄은 "결제 수수료 일부를 루나 토큰 보유자들에게 줘야 하는 방식이라 가스비까지 나가는 ERC20 토큰 방식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데다 결제 서비스에 필요한 속도를 고려하다 보니 자체 메인넷을 개발하게 됐다"면서 "위임지분증명(Dpos)에 기반한 테라 메인넷은 초당 7000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블록체인과의 협력도 테라가 강조하는 포인트다.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개발 중인 클레이튼과의 제휴가 대표적인 사례다.

테라는 카카오 산하 초기 스타트업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인 카카오벤처스(대표 정신아)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고, 이를 기반으로 클레이튼을 지원하는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한다. 클레이튼판 테라로 보면 된다. 김경돈 총괄은 "이같은 협력을 많이 가져가는 것이 목표다. 클레이튼 외에 온톨로지와도 제휴를 맺었고, 람다256 루니버스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에서도 테라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규제 이슈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증권법에 적용되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투자 받은 돈을 돌려주고 프로젝트를 접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테라는 규제 이슈는 충분히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테라는 세컨드 토큰인 루나에 테라 메인넷 운영에 참여하는 블록 프로듀서(BP)들이 받는 보상 개념을 적용했다. 루나 보유자들이 테라 메인넷 BP로 활동하도록 하고 거래 수수료를 보상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김경돈 총괄은 "다양한 쪽에서 루나는 증권이 아니라는 의견을 확보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라는 올해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공략에 주력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는 해외 시장으로 영토를 확대하는 방침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을 주목하는 모습. 이들 시장 공략을 추진할 담당자들도 영입했다.

테라가 생각하는 궁극의 목표는 금융 플랫폼이다. 결제로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면 이를 기반으로 대출이나 송금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김경돈 총괄은 "알리페이도 알리바바용 결제 서비스로 시작했다가 거대 핀테크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면서 "테라의 비전도 금융 플랫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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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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