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 vs 반북, 그리고 해커...북한 둘러싼 '암호화폐 미스터리'
친북 vs 반북, 그리고 해커...북한 둘러싼 '암호화폐 미스터리'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3.29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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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 블록체인 행사 개최 vs 반북, 암호화폐로 비자 발급
조선친선협회의 평양 블록체인 컨퍼런스 소개

 

반북 단체인 자유조선(구 천리마민방위)과 친북 단체인 조선친선협회(KFA)가 각각 암호화폐를 자신들의 활동 도구로 들고 나왔다. 여기에 북한 소속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의 암호화폐 공격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북한과 블록체인ㆍ암호화폐를 둘러싸고 미묘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친북 단체 4월 말 평양 블록체인 행사 예정대로 개최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조선친선협회(KFA 또는 조선우호협회) 회장은 29일 기자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4월 평양 블록체인 컨퍼런스가) 예정대로 개최된다”며 “50~60명 정도 외국인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선친선협회는 올해 4월 22~23일 이틀 간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평양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지난해 11월 중순 밝힌 바 있다. 다만 협회는 한국, 일본, 이스라엘 국적자와 언론인들은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000년에 만들어진 조선친선협회는 대표적인 해외 친북한 단체로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회장이 만들었다. IT 개발자였던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회장은 어린 시절 북한을 방문했던 것을 계기로 북한을 홍보하는 웹사이트와 조선친선협회를 만들어 친북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특별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알레한드로 회장은 “보안 때문에 구체적인 참석자들을 설명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며 “참석자들의 상당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이다”고 설명했다. 알레한드로 회장에 따르면 북한은 최신 블록체인, 암호화폐 동향을 파악하고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조선친선협회와 블록체인 행사를 개최한다. 

조선친선협회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이슈를 계속 가져갈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한드로 회장은 “우리는 이번 행사에 관한 많은 관심과 수요를 확인했다”며 “가까운 장래에 두 번째 컨퍼런스를 더 큰 규모로 개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선친선협회는 암호화폐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지난해부터 협회는 북한 포스터, 우표 등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협회는 암호화폐를 통해 친북 활동을 하는 것이다.

 

반북 단체 자유조선 블록체인 비자 발급

 

반북 단체 역시 암호화폐를 통해 활동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3월 17일 자유조선은 북한 해방 이후 자유조선을 방문하기 위한 20만장의 익명 블록체인 비자를 발급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현재 블록체인 비자의 가격은 1이더리움(ETH)이다. 이 단체는 이미 14비트코인(BTC, 한화 약 6300만 원)를 모금한 바 있다. 자유조선은 블록체인 비자 발행을 통해 3월 29일(현재)까지 113이더리움(ETH, 한화 약 1700만 원)을 모금했다. 

 

자유조선의 블록체인 비자 발급 소개

 

자유조선은 북한 정권에 반대하는 단체로 과거 천리마민방위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올해 3월 1일 자유조선으로 개칭하고 김정은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수년 전부터 북한 정권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 왔다. 2017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정남이 살해된 후 천리마민방위가 등장해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최근 외신들에 따르면 스페인 주재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을 자유조선 관계자 10명이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3월 26일 자유조선은 자신들이 사건을 벌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해 대사관에 진입했을 뿐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자유조선은 대사관에서 빼낸 중요한 정보를 미국 FBI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3월 29일 자유조선은 입장 발표를 통해 “우리는 자유조선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해 세계 각국에 있는 동포와 결집한 탈북민의 조직”이라며 “우리는 행동으로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 채 흔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활동 자금으로 암호화폐를 받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친북한 단체와 반북한 단체가 모두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고 활동에 암호화폐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의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해커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우려

 

여기에 북한 소속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노리는 사이버공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 내용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가 한국에서 암호화폐를 노리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카스퍼스키 랩(Kaspersky Lab)은 27일 북한 해킹조직으로 추정되는 ‘라자루스’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노리는 사이버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스퍼스키 랩은 라자루스가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공격을 목적으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뿐만 아니라 미국 애플의 맥(Mac) 운영체제를 겨냥한 ‘파워쉘’(PowerShell) 악성코드를 지속적으로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자루스가 악성코드가 담긴 가짜 한글 문서를 이용해 한국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라자루스는 ‘벤쳐기업 평가를 위한 기술사업계획서’와 ‘중국블록체인협회 한국지부 사업개요’ 내용이 담긴 HWP형식의 한글문서를 사용했다.

해외 정부와 보안업체 등은 지난 수년 간 북한 해커들이 해킹을 통해 암호화폐를 모으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북 경제제재로 외화 확보가 어려워진 북한이 암호화폐를 통해 제재 회피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 정부 등이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친북 단체, 반북 단체에 북한 당국까지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이며 모집에 뛰어든 것이다. 북한 비핵화와 경제제재 해제 그리고 북미, 남북 관계의 미묘한 상황 속에서 암호화폐를 둘러싼 치열한 물밑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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