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암호화폐 오전송, 증거 없으면 거래소 책임 없다"
법원 "암호화폐 오전송, 증거 없으면 거래소 책임 없다"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4.15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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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를 전자지갑에서 다른 전자지갑으로 보낼 때 더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은 암호화폐를 잘못 전송한 사안과 관련해 명확한 증거가 없을 경우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운영자의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2018년 6월 A 암호화폐 거래소 회원인 홍길동(가명)씨는 거래소 전자지갑에 있던 암호화폐 트론을 다른 사이트인 B에서 개설한 전자지갑으로 전송했다. 홍길동씨는 180만개의 트론을 전송하기 위해 B의 전자지갑 주소를 복사(ctrl+c 키를 눌러), 붙여넣기(ctrl+v)한 후 출금을 신청했다. 그런데 다른 주소의 전자지갑으로 전송됐다는 것이다.

이에 홍길동씨는 A 거래소의 오류로 잘못 전송됐으며, 설령 그렇지 않고 트론의 불완전성에 기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A 거래소가 이런 오류의 발생 가능성을 회원인 홍길동씨에게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180만 트론 상당액인 9180만원을 배상해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홍길동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전자지갑 주소를 정확하게 입력했음에도 거래소의 잘못으로 다른 전자지갑 주소로 트론이 전송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근거는 이전에 트론 전송 기록이었다. 법원에 따르면 홍길동씨는 2018년 5월과 6월 중 같은 지갑에서 총 44회 트론이 전송됐는데, 사건이 발생한 날도 6번의 전송을 했고 사건 전송을 제외한 나머지 전송에서는 오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법원은 홍길동씨가 전자지갑 주소를 잘못 입력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홍길동씨의 개인 컴퓨터가 오류나 해킹을 당해 주소가 변조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암호화폐가 잘못 전송된 것이 암호화폐 거래소의 오류라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법원은 홍길동씨의 피해보상 요구를 기각했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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