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산업진흥법 제정 '첫발'...부처 간 의견 조율 등 과제
블록체인산업진흥법 제정 '첫발'...부처 간 의견 조율 등 과제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8.05.02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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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서 대토론회...세부 방향 놓고는 의견 분분

"블록체인 산업 관련해 민간 자율과 합리적인 규제 환경 조성을 위해 규제샌드박스를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블록체인 산업 진흥법은 기존의 산업 진틍업과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탈중앙화에 맞는 법체계가 필요하다."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블록체인산업진흥을 위한 대토론회에선 한국무역협회, 홍의락 더불어민주당의원, 블록체인 산업진흥협회가 중심이돼 제정이 추진되는 블록체인산업진흥기본법과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블록체인 관련법이 필요하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디테일을 놓고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부처간 입장에도 차이가 있어, 발의를 거쳐 제정에 이르기까지 걸림돌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산업 진흥과 이용 촉진에 초점...기존 법체계와 유사

토론회에서 공유된 블록체인산업진흥기본법안은 특별법 형태로 제정이 추진되며 블록체인 산업 진흥과 이용 촉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과 비금융으로 나눠진 특성을 반영, 주무부처는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는 구조다. 그리고 이를 총괄 관리하는 전략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두도록 하고 있다.

블록체인산업진흥법이 제정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블록체인산업 발전 및 블록체인 기술 이용 촉진에 필요한 각종 시책을 수립해야 한다.  정책은 블록체인 관련 기술 정보 관리 및 보급, 창업 지원 등 블록체인 산업 발전 기반 조성, 교육 및 전문 인력 양성, 블록체인 표준화 촉진, 블록체인 국제 표준화 추진, 세제지원, 영향평가, 부처간 협력 조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규제샌드박스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주목된다.

이용 촉진 관련 부분은 블록체인 기록의 효력 및 파기, 스마트 계약, 디지털  토큰에 대한 내용 위주로 이뤄져 있다. 블록체인에 올라간 정보는 삭제가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국내 개인정보보호보법은 일정 기간이 지난 정보는 폐기하도록 돼 있어 블록체인과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이를 반영해 법안은 개인정보가 포함된 블록체인 기록의 파기는 블록체인 내용을 파악할 수 없도록 기술적 조치로 갈음(대신)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술적 조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법안을 요약 설명한 법무법인 민후의 김경환 대표 변호사는 "(법안이 제정되면) 개인정보를 활용한 블록체인체인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마트 계약 관련 부분은 스마트 계약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 디지털 토큰은 블록체인 사업자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권리, 이익, 자산 등을 표상하는 전자적 형태의 증표(디지털 토큰)을  발행 또는 유통할 수 있다는 정도로 언급됐다. 김경환 변호사는 법안에 담긴 이용 촉진에 대한 부분들을 강조하며 담긴 "법안이 통과돼 관련 기업들이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는데 법적인 장애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취지는 공감, 각론에선 다양한 의견 제기

이날 소개된 법안은 전체적으로 기존 산업 진흥 관련 법들과 유사한 방식이라는 평가다. 그러다보니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 기술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경환 변호사 발표 이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블록체인산업진흥법안에서 현실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이 거론됐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사회로 진행된 패털 토론에는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 박창기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장, 구태언 테크앤로 변호사, , 김경환 민후 변호사,  임상준 기획재정부 과장, 이재형 과기정통부 과장, 주홍민 금융위원회 과장, 김택환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참석자 발언들을 요약했다.

오정근 교수: 탈중앙화된 혁신을 기존 법제도의 틀로 소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중앙화가 아닌 탈중앙화의 개념이 법에 담겨야 한다. 그리고 톱다운이 아니라 바텀업 방식으로 가야한다. 스위스와 같은 국가들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원할하게 할 수 있게 하면서도 투자자를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태언 변호사: 법안 자체가 기존 여러 진흥법의 틀을 갖춘 것 같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불가분의 관계다. 존재를 인정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하는데, 법안만으로는 부족하다. 디지털 토큰의 경우 발행 및 유통 조항에서 몇걸음 더 나아가 다른 법과의 관계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인 설계가 요구된다. 토큰의 유형을 법안에서 정의하고 토큰에 따라 특정 규제가 적용되는 것을 배제하거나 완화할 수 있는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

토큰이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게 될 경우 증권 발행하듯 금융위원회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암호화폐공개(ICO)는 어려워질 수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에 연결되면  5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있어야 법인을 설립할 수 있는 규제에 적용될 수도 있다. 기존 법령이 적용되는 것을 완전 배제하지는 못하더라도 기존 상법의 틀안에 블록체인산업진흥법이 들어가면 ICO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

김태원 대표: 대한민국에선 블록체인으로 어떤 것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암호화폐 이슈 때문에 블록체인 진흥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법을 근거로 세일즈를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법안 제정은 환영한다. 다만 신속하게 움직였으면 좋겠다. ICO와 관련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택환 교수: 세계 경제는 미국 플랫폼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플랫폼에 맞설수 있는 나라는 중국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독일은 블록체인을 주목하고 있다. B2C로는 미국과 중국을 이기기 어려우니, B2B 플러스 B2C 모델로 가야 하며, 여기에서 블록체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재형 과장: 블록체인산업진흥법에서 스마트 계약 등을 선제적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은 높게 평가한다. 일반 산업 진흥과 다른 틀로 가야할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

주홍민 과장: 블록체인을 어떻게 제도화할지, 어떤 부분을 육성하고 진흥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금융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활용을 고민중이다. 금융투자나 은행들은 본인 인증을 위한 블록체인을 개발해 시범 서비스 중이다. 쓰다보니 전자문서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현행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건설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업체들이 블록체인을 어디에 쓰면 좋은지, 충돌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법안을 만드는 것은 간단치 않은 문제다. 블록체인을 정부 주도로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저깅다. 민간이 잘하는 분야가 더 많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을 뒷받침을 하는게 많다. 그런 만큼 법안에서 기본 계획을 만드는게 맞는지 의문이다. 금융과 비금융으로 구분하는 것도 이분법적인 것 같다. 블록체인은 금융 외에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임상준 과장: 블록체인은 사회적 기술이다. 파괴력이 크고, 혁신적이다. 현재 정부는 블록체인과 관련해 투트랙으로 가고 있다. ICO 금지를 포함해 암호화폐는 규제하고 블록체인 기술은 적극 육성하는 육성하는 방향이다.  과세 부분은 규제 방안이 명확하게 마련돼 있지 않다.  소득세를 부과할지 거래세를 부과할지 외국 사례 보면서 검토중이다.

김경환 변호사: 이번에 소개한 법안은 통과에 방점을 둔 만큼, 기대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그동안 빅데이터도 얘기 많이 나왔는데 아직 법률이 없다. 빅데이터가 나빠서가 아니라 논란이 있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법률은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이번에 공개한 법안 내용도 현실적인 측면을 많이 반영했다.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은행 개좌도 만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본적으로 사업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논란을 키우면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  통과되면 개정은 어렵지 않다. 지금은 이정도로도 큰 발전이라고 본다. 

박창기 대표: 진흥 관련해 정부가 지금 지원을 하는 내용도 있는데, 핵심은 자금 지원이 아니라 사업을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 명확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기업들이 힘들어 하는것이 불확실성이다. 그리고 정부 스스로가 불록체인 관련 일을 했으면 좋겠다. 전자정부의 경우 너무 오래되다 보니 사일로도 많고 빅데이터로 분석하기 힘들다. 정부 데이터 시스템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패널 토론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법안의 현실성을 둘러싼 참가자들의 의견들이 제시됐다. 한 청중은 "진흥법이 필요하지만 하부 구조를 너무 제한할 경우 과잉 규제가 될 수 있다"면서 "소스코드와 문서가 서로 일치하는지 공개하라고 돼 있는데,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 참석자는 "한국에서도 ICO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법안에 분명하게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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