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카카오 클레이튼, 글로벌 플랫폼 가능할까?
[심층분석] 카카오 클레이튼, 글로벌 플랫폼 가능할까?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4.16 0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국내 블록체인 판에서 주목할만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6월에 공개할 예정인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파괴력이다.

클레이튼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이른바 디앱들을 일반 사용자들이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하는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모회사인 카카오가 보유한 대규모 카카오톡 사용자 기반을 파고들 수 있는 연결고리를 클레이튼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당사자인 그라운드X는 표면적으로 카카오톡과 거리를 두고 있는듯 하지만 업계 관계자, 특히 디앱 개발사들은 클레이튼과 카카오톡을 같이 뛰는 '패밀리'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언론 보도들에선 카카오톡에 클레이튼 기반 디앱용 지갑이 탑재될 것이란 관측도 이미 등장했다.

클레이튼 노드 중 하나로 참여하는 모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톡 채널에 디앱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카카오 게임하기 탭이 모바일 게임 사용자들을 대거 유입시켰듯 디앱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과 연결고리가 있다는 전제 아래 클레이튼이 국내 디앱 서비스 사용자 확대에 중량급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지난해 말 핀테크산업협회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카카오 월렛이 만들어지고 디앱을 제공하는 디앱스토어 같은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소셜 임팩트를 가진 거대한 블록체인이 만들어질 것이다"면서 "예측 불가능한 도전들이 클레이튼 위에서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클레이튼이 한국을 넘어  이더리움이나 EOS처럼 글로벌을 무대로 하는 디앱 플랫폼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클레이튼을 카카오톡이 강세를 보이는 한국에서 주로 위력적일 플랫폼으로 보는 시선이 강해 보인다. 카카오톡의 존재감이 없는 해외에서도 통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이에 대해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은 한국이 아니라 글로벌을 겨냥한 퍼블릭 블록체인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도 클레이튼을 앞세워 이더리움이나 EOS와 경쟁하겠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 디앱 파트너 전략에서도 그라운드X가 클레이튼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 한다는 의지가 진하게 풍긴다.

그라운드X는 현재까지 클레이튼 기반으로 디앱을 공개할 26개 파트너를 공개했다. 처음에는 국내 업체들 위주로 디앱 파트너들을 꾸리다가 최근 들어 글로벌로 대상을 확대했다. 그라운드X가 최근 공개한 해외 디앱 파트너들에는 일본,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등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업들도 포함됐다.

일본 게임사 코코네의 경우 블록체인 기반 소셜데이팅 서비스인 '팔레트'를 클레이튼을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코코네는 약 1500만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살려 기존의 불투명한 데이팅 시장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네덜란드의 티켓팅 서비스 업체 '겟 프로토콜'도 클레이튼의 디앱으로 참여한다. 겟 프로토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티켓팅 서비스를 제공해 티켓 시장에서 발생하는 암표나 가격 폭등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아르헨티나 게임서비스 업체 ‘더 샌드박스’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 기반 게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캐나다, 미국, 중국 등의 40개 이상 도시에서 'U-bicycle'이라는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유체인(UChain)도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클레이튼의 글로벌 파트너사들 현황
클레이튼의 글로벌 파트너사들 현황

 

이외에도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생태계 확대를 위해 글로벌 개발자들을 상대로 온라인 해커톤 행사도 진행한다.

 

그라운드X, 글로벌 블록체인 개발자 대상 온라인 해커톤 연다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는  "클레이튼 메인넷 출시에 맞춰 블록체인 서비스 런칭을 준비하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클레이튼 에코시스템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해커톤 진행과정에서 발견되는 기술적 오류나 개선사항 등에 대한 피드백을 반영해 메인넷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클레이튼의 퍼블릭 테스트넷인 바오밥에 대한 기술적 소개와 해커톤 행사를 알리기 위한 밋업(meet-up)도 열린다. 첫 밋업은 오는 25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진행되며, 추후 여러 동남아 국가에서 추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일본,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캐나다, 미국, 중국 모두 카카오톡 사용자는 많지 않다. 한국이라면 몰라도 이들 지역에서 클레이튼이 카카오톡의 후광을 등에 업고 판을 키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해외에선 클레이튼 자체의 잠재력만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건 거꾸로 말하면 클레이튼이 해외에서도 활동 거점을 확보할 경우 한국밖에서 카카오톡 사용자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도 거머쥘 수 있음을 의미한다. 클레이튼이 카카오톡의 글로벌 전략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모 디앱 업체의 한 관계자도 "카카오가 클레이튼을 통해 카카오톡 사용자 기반을 해외로 확대하고 싶은 바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