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커지는 블록체인 게임, 기술보다 게임성이 먼저다
관심 커지는 블록체인 게임, 기술보다 게임성이 먼저다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4.21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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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캐피털 펠로우 조시 리, 블로그서 게임성 초점 맞춘 제품 중심 사고 강조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게임은 블록체인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 잠재력을 가진 대표적인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힌다. 해시드 같은 대표적인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가 게임에 초점이 맞춰진 디앱 생태계 육성에 시동을 걸면서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 대한 관심이 최근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외국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건 없다. 블록체인의 킬러앱으로 게임을 꼽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다수다.

하지만 과연 블록체인에서 게임을 돌리는 게 사용자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까 하는 질문도 적지 않다. 블록체인이 갖는 속성이 게이머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지 여부는 좀 더 봐야 한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이런 가운데 기술 벤처투자 회사인 파스칼캐피털 펠로우인 조시 리(한국명 이은엽)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게임에서 블록체인은 게임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현재로선 블록체인을 '기본'(default)으로 적용하는 것보다는 옵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블록체인 게임 개발자들은 제품중심적인 사고와 함께 다른 첨단기술의 대중화 과정을 참고해야 한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들은 전통적인 게임들이 대중화를 위해 풀었던 핵심적인 문제를 푸는데 집중하는 대신 블록체인 기술의 혜택을 사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게임 개발자들은 제품 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다른 첨단 기술들이 어떻게 대중화를 이뤘는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큰 틀에서 그는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는 밝지만, 대중화로 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제품 중심적 사고( Product Thinking) 사고다. 사용자 관점에서 보자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자들이 게이머들의 가장 큰 고충점(pain point)이 게임내 자산에 대한 매몰비용(sunk cost)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선 게임이 우수한 경험을 제공하면 게이머들은 거기에 투자한 돈에 보상이 없다도 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게이머들의 눈높이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이 사용자가 갖고 있는 핵심적인 문제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관심을 끌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발표를 보면 기준이 더욱 높아질 것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하고 "인터넷처럼 차세대 비디오 게임에 접근하는 것도 클릭 한 번이면 된다"면서 "게임내 자산은 게임 자체가 우수한 경험을 줄 때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중심적 사고를 강조하기 위한 몇몇 사례들을 들었다. 넥슨이 크레이지 아케이드를 모바일에서 적용하기 위해 취했던 조치들, 증강현실(AR)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 포켓몬고, 암호화폐 연동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웹브라우저 브레이브, 디지털ID 플랫폼인 프록시의 접근 전략을 블록체인 게임 개발자들이 참고할만 하다고 말했다.

핵심은 게임에서 블록체인은 게임성을 확실하게 강화할 수 있을 때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적용에 신중하거나 적용하더라도 사용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선택형으로 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포켓몬고가 AR을 옵션으로 제공한 것은 AR이 베터리 소모가 많기 때문이었고 브레이브가 자사의 암호화폐인 베이직 어텐션 토큰(BAT) 연동을 원하는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한 것은 사용자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결국 블록체인 게임도 게임성을 중심으로 뺄건 빼고 추가할 건 추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블록체인 아키텍처에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특정 게임 요소를 포기한다면 그때 개발자는 블록체인으로 게임 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기능들을 추가해야 한다. 게이머들의 핵심 문제를 풀면서 이같은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새로운 블록체인 게임들이 대중화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은 지금 초기 단계다. 우리는 사람들이 갑지기 수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차라리 우리는 사용자들에게 블록체인 없이 재미 있는 게임을 줘야 한다. 그리고 블록체인으로는 더 재미있는 게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블록체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은 옵션으로 두는 게 지금은 현실적일 수 있는 이유다. 이를 위해 그는 브레이브의 사례를 드는 데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프라이버시에 초점이 맞춰진 브라우저인 브레이브는 기본적으로 광고 및 각종 추적 기술을 차단한다. 하지만 사용자가 원할 경우 광고를 보고 BAT 토큰을 보상으로 받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조시 리에 따르면 이같은 방식은 대중화 관점에서 합리적인 접근이다. 그는 "브레이브 한달 사용자 수는 550만명에 달하지만 BAT 토큰 주소를 신청한 이들은 10만명 정도 밖에 안된다. 제품 사용자의 2%만이 블록체인과 연결한다"면서도 "브레이브는 BAT 토큰에 의해 강화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좋아하는 퍼블리셔들에게 BAT 토큰으로 보상을 하는 동시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레이브 브라우저
브레이브 브라우저

모두에게 예측 가능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도 게임에선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행동 연구에 따르면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간헐적으로 보상을 받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높은 위험과 높은 보상 시스템을 설정함으로써 사용자들은 의미 있는 보상을 위해 싸우는 스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몇년 동안 얼려져 있었고 맛도 별로인 패티(patty)를 예측 가능하게 받는 것보다 신선한 프리미엄 와규 비프를 예측할 수 없는 타이밍에 받는 것을 사용자들은 더  주목할 것이란 얘기다.

그는 자신의 글에서 블록체인 기술 대중화를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블록체인으로 게임성을 강화할 수 있을 때만 블록체인을 신중해야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를 파는 사람의 명성이나 특정 게임에서 현재 누가 가장 많은 무기를 소유하고 있는지 알고 싶을 경우 블록체인에서 확인하는 게 가능할 수 있다는 등 게임에서 블록체인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은 많이 있다"면서도 "복잡성을 제거할 수 있는 만큼, 초기에는 블록체인 없이 게임을 만들거나 블록체인 기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중화에는 유리하다. 어떻게 블록체인의 게임 서비스를 강화할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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