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기 막는 정부 R&D추진...성범죄와 동급?
암호화폐 투기 막는 정부 R&D추진...성범죄와 동급?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4.2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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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다부처 공동기획 공모에 성범죄 대응과 함께 포함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시각 반영한 것이란 지적도

블록체인은 빅데이터 등과 함께 혁신성장 연구개발 과제에 포함돼
4월 26일 공고된 과제 공모 내용 중 생활안전 과제들  출처: 2019년도 다부처 공동사업 사전기획연구과제 공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9년도 다부처 공동 기획사업 공모를 진행하면서 생활안전 과제로 성범죄, 불량식품 근절과 함께 암호화폐 부작용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정부가 암호화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14년부터 부처간 연구개발(R&D) 협력을 활성화하고 유사, 중복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이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현재까지 18건이 다부처 공동기획 과제로 선정됐다.

과기정통부가 28일 발표한 2019년도 사업은 혁신성장, 사회문제해결 2개 분야로 나눠 공모가 진행된다. 혁신성장 분야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혁신성장동력 13대 분야’, ‘혁신성장 3대 전략투자 및 8대 선도사업 분야’ 기술을 대상으로 다부처 R&D 주제를 발굴한다.

여기에는 블록체인을 비롯해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VR·AR), 헬스케어, 수소경제,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핀테크 등이 포함됐다.

사회문제해결 분야에는 건강, 환경, 문화, 생활안전, 재난재해, 에너지, 주거교통, 가족, 교육, 사회통합 등 10대 분야 과제가 공모대상이다. 공모를 통해 발굴한 다부처 R&D 주제는 전문가 평가를 거쳐 사전 기획과 본 기획을 실시한 후 선정될 예정이다.

그런데 4월 26일 과기정통부가 공고한 공모의 세부 내용에 따르면 사회문제해결 분야에 ‘가상증표(통화) 부작용’이라는 항목이 올해 처음으로 포함됐다. 여기서 가상증표(통화)는 암호화폐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 항목은 생활안전 확보를 위한 영역에 들어가 있다. 

다른 생활안전 확보 과제로는 강간, 성추행 등 성범죄 예방과 보이스피싱, 디도스공격 등 사이버범죄 예방, 먹거리 안전 확보, 화이트칼라 범죄 대응 등이 포함돼 있다. 즉 암호화폐 부작용을 성범죄, 사이버범죄, 불량식품 제조 등과 동급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정부가 부작용이라고 지칭한 것은 암호화폐 사기가 아니라 거래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암호화폐 부작용 대응이 지폐, 동전과 같이 실물이 없고 전자적 방법으로 거래되는 가상증표(통화)로 파생되는 범죄 및 금전적, 정신적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시로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투기, 도박, 비자금 조성 등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지칭된 '정신적 피해 대응'과 '투기'라는 용어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암호화폐 사기를 막고 엄벌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투기와 투자, 도박을 어떻게 구분할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정부가 투기, 도박, 비자금 조성, 정신적 피해 대응 등을 내세운 만큼 공모 과제가 선정된다면 암호화폐 거래를 제한하거나 막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암호화폐 거래를 추적, 통제, 관리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할 수도 있다.

과기정통부가 다부처 공동기획사업에 암호화폐 부작용을 넣은 것은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된 ‘제2차 과학기술 기반 사회문제해결 종합계획’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제2차 과학기술 기반 국민생활(사회)문제 해결 종합계획(’18~’22)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범정부 차원에서 과학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며 각 부처와 지자체 수장들이 회의를 열고 대책을 마련했다. 바로 여기에 암호화폐 부작용이 국민들의 생활안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문제로 명시됐다는 것이다.

계획 수립에 참여한 곳들 중에서는 블록체인 활성화, 특구 등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도 있다. 지난해 블록체인 활성화 정책을 발표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물론 블록체인 특구를 추진 중인 부산시 그리고 블록체인 활성화를 주장한 경상북도,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등이 여기에 참여했다. 블록체인 활성화의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도 포함돼 있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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