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 대신 IEO? 거래소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ICO 대신 IEO? 거래소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 이진영 변호사
  • 승인 2019.04.29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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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O를 진행하는 암호화폐거래소의 법적 지위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거래소공개(IEO: Initial Exchange Offering)란 불특정 다수에 대한 토큰의 판매나 매수의 권유가 암호화폐거래소의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 거래소에서 관리되는 자금조달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IEO는 ICO에 비해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보면 우선 마켓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거래소 신뢰를 이용해 더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상장까지 원패스로 진행이 가능하게 된다.

거래소 역시 신규 회원, 유저(user)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고,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토큰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토큰 발행회사로부터 IEO에 대한 수수료는 물론 상상수수료 등을 받을 수 있어서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IEO의 심사절차 등을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거래소 지위를 강화할 수 있다.

투자자에게는 거래소 심사 등을 거쳤다는 점에서 ICO보다는 투자의 위험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IEO를 진행한 토큰에 문제가 있는 경우 거래소를 대상으로 법적 문제 제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손해에 대한 회복이 쉬울 수 있다.

ICO와 IEO의 차이점 

ㅑ*Benjamin Vitaris의 “What is an Initial Exchange Offering(IEO) and How it differs from ICO?” 번역

 법률적 관점에서도 IEO는 장점이 있다.  우선 거래소 플랫폼을 이용한 판매와 투자위험에 대한 고지(告知)로 유사수신 행위나 불법 다단계판매방식으로 인한 법적 위험성이 적다. 거래소가 스타트업을 심사하고, 직접 거래 당사자가 되기 때문에 사기(Scam)성 프로젝트가 사전에 차단될 가능성이 커 손실위험이 작아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면 IEO를 추진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어떤 법적 지위를 가지게 될까. 

ICO나 IEO는 기업의 자금조달 행위로 금융시장의 영역, 투자성이 있다는 점에서 특히 자본시장의 영역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ICO나 IEO는 코인(토큰)을 상장 전에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하거나 매수를 권유하는 것으로 자본시장법상 발행시장에서의 행위와 비슷하고 이 때문에 IPO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자본시장법의 관점에서 보면 IEO를 진행하는 거래소는 금융투자업(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자, 그중에서도 타인의 계산으로 하는 투자중개업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여기서 타인의 계산이란 말은 거래의 경제적 이익이나 손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귀속되는 것을 말하는 법률용어다. 쉽게 표현하면 타인의 이익을 위해 거래를 하는 자라고 할 수 있다.

암호화폐는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으로 보기 어렵다. 현 정부도 금융투자상품으로 보고 있지 않지만, 지금 자본시장법의 해석을 감안하더라도 금융투자상품으로 해석되기는 어렵다. ▶블로그 글 참조(https://blog.naver.com/jin02zoa). 따라서, 암호화폐거래소는 자본시장법이 적용되는 금융투자업자로 볼 수 없다.

하지만 상법을 (유추)적용하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보여진다. 상법상 위탁매매인 또는 이에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

중개인은 타인명의, 타인계산으로 거래를 하는 자이고, 위탁매매인은 자기명의, 타인계산으로 거래를 하는 자를 말한다. 여기서 타인명의라는 것은 거래의 당사자가 다른 사람인 것이며, 자기명의라는 것은 거래의 당사자가 본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 중개인은 부동산 매매의 당사자가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위탁매매의 경우, 계약 당사자는 물건이나 유가증권의 판매를 위탁한 자가 아닌 물건을 위탁받아 판매하는 위탁매매인이 된다.

거래소가 위탁매매인 또는 이와 유사한 법적 지위를 갖는다면 사기코인을 IEO한 경우 거래소는 계약의 당사자로서 직접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암호화폐거래소를 중개인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는 뭘까?

우선 중개인은 직접 지급 등 이행을 받지 못하는 것이 원칙(상법 제94조)이지만 IEO는 그렇지 않다. 

제94조(중개인의 급여수령대리권) 중개인은 그 중개한 행위에 관하여 당사자를 위하여 지급 기타의 이행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다른 약정이나 관습이 있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수수료 정산을 위해서인지, 시스템상 편의를 위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현재 거래소들은 직접 IEO 판매대금을 수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때 중개인의 성격에는 맞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또 중개인의 수수료는 당사자 쌍방이 균분하여 분담하는 것이 원칙(상법 제100조 제2항)이지만 IEO는 스타트업이 부담하고 있다. 

제100조(보수청구권)

①중개인은 제96조의 절차를 종료하지 아니하면 보수를 청구하지 못한다.

②중개인의 보수는 당사자 쌍방이 균분하여 부담한다.

IEO 수수료는 보통 발행인(스타트업)이 부담하지 거래소와 나눠 부담하지 않는 게 현재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가 거래수수료가 아닌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부담하는 수수료는 없는 상황이다.

또한 IEO에서 거래소의 역할을 단순 중개라고 보기도 어렵다. 중개는 사실행위, 즉 당사자를 소개, 알선하는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플랫폼에서 거래를 하고 결제까지 이루어지는 것을 사실행위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거래의 당사자를 단순히 연결만해주는 주식중개인의 경우 장외거래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암호화폐거래소의 역할이 단순한 중개행위에 불과하다면 IEO를 원하는 기업을 제한하고 심사까지 할 이유는 없다. 이 역시 거래소의 역할을 중개인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그럼 IEO를 진행하는 거래소는 어떤 지위를 갖는 것일까? 필자는 거래소는 위탁매매인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탁매매인은 위탁자를 위한 매매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권리를 직접 취득하고 의무를 부담한다.(상법 제102조) 이 때문에 거래소를 위탁매매인을 보게 된다면 거래소는 투자자에 대해 직접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제102조(위탁매매인의 지위) 위탁매매인은 위탁자를 위한 매매로 인하여 상대방에 대하여 직접 권리를 취득하고 의무를 부담한다.

 

그런데, 현재 상법은 위탁매매 대상으로 물건과 유가증권만을 규정하고 있다.(상법 제101조)

제101조(의의) 자기명의로써 타인의 계산으로 물건 또는 유가증권의 매매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위탁매매인이라 한다.

 

암호화폐는 현재로서는 물건이나 유가증권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법적 성질에 비추어 위탁매매업에 관한 상법규정으로 IEO와 이를 진행하는 거래소에 유추적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법 적용은 거래소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IEO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는만큼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고 나아가 IEO의 신뢰를 높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거래소에게 유익할 것이다.

그러나,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거래소에 관한 새로운 입법 또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이진영 법무법인정세  파트너변호사

고려대 법학과, 사법고시 42회, 연수원32기
중앙노동위원회 심판위원
대한변협 IT, 블록체인특별위원회 위원
블로거 '이진영 변호사의 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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