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거래소의 가두리 펌핑, 법적 문제는 
암호화폐거래소의 가두리 펌핑, 법적 문제는 
  • 이진영 변호사
  • 승인 2019.05.07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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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거래소에서 특정 코인의 입출금을 막아 놓고 시세를 높이는 행위를 가두리 펌핑(pumping)이라고 한다.  

최근 중소형 거래소 뿐만 아니라 대형 거래소에서도 입출금이 제한된 코인에서 시세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거래소의 해킹이나 암호화폐 탈취 등을 이유로 코인 입출금을 금지한 거래소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입출금이 제한되어 있으면 사려는 물량이 늘어 가격이 높아져도 시세균형을 위한 유동성 공급, 즉 공급(매도) 물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출금까지 어려우면 이용자들은 더욱 해당거래에 집중하므로 이같은 현상이 심화된다. 

 

가두리 펌핑과 자본시장법 

가두리 펌핑은 '자본시장법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이하 자본시장법)'상 유통 시장에서의 불공정 거래 행위와 비슷한 형태를 띤다. 자본시장법은 제4편에 불공정 거래규제에 관한 규정을 두고 내부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내부자 거래), 임직원· 주요 주주 등의 단기매매 차익취득, 시세조종 및 부정거래 행위 등을 규제하고 있다. 

펌핑은 일종의 시세 조종 행위로 통정 매매, 가장 매매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통정매매(matched orders)란 자기가 암호화폐를 팔거나 사는 시기에, 다른 사람과 미리 짜고 같은 가격으로 매수 또는 매도하는 행위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립적인 이익(계산)을 갖는 2인 이상의 주체가 필요하다. 이 때 협의는 반드시 직접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명시적 또는 묵시적 협의를 모두 포함한다. 

가장매매(wash sale)는 겉으로는 매도인과 매수인 간에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매매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특정인이 차명계좌 등 자기의 이익(계산)으로 사용하는 여러 계좌를 이용해 매매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둘 다 마치 매매가 활발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등 잘못된 판단을 유도해 투자(거래)를 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자본시장법 제176(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누구든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에 관하여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자기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을 매수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도하는 행위
2. 자기가 매수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을 매도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수하는 행위
3.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그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거짓으로 꾸민 매매를 하는 행위
4. 1호부터 제3호까지의 행위를 위탁하거나 수탁하는 행위

         

입출금이 제한된 상태에서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계정을 이용해 거래하면서 시세를 조종하거나, 타인과 통정해 거래하면서 시세를 조종하는 행위, 봇(Bot) 또는 허위계정으로 거래하면서 시세를 조종하는 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이 규정하는 위장매매(가장매매, 통정매매)의 유형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입출금이 제한된 가두리 방식이어서 현실 거래에 의한 시세조종도 가능하다.  

176(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누구든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유인할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3.5.28] [시행일 2013.8.29]
1.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시세(증권시장 또는 파생상품시장에서 형성된 시세, 다자간매매체결회사가 상장주권의 매매를 중개함에 있어서 형성된 시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세를 말한다. 이하 같다)를 변동시키는 매매 또는 그 위탁이나 수탁을 하는 행위

 

거래대상 코인의 가격이나 거래량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거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현실거래에 의한 시세조종도 가능한데, 특히 가두리 방식인 경우에는 입출금이 제한되어 있어(공급량이 제한) 현실거래 만으로도 코인의 가격이나 거래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입출금의 제한은 부정거래행위 유형으로 보여진다. 부정거래 규제는 미국 증권법을 모델(Rule 10b-5)로 우리 자본시장법에 도입한 것인데, 부정거래의 개념이 대단히 포괄적인 면이 있다.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자본시장법상 최고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는 중대범죄인데(자본시장법 제443조 제2항), 구성요건이 단지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라고만 되어 있어서,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기는 하다. 

 

가두리 방식은 증권시장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지만, 암화화페 시장에서는 종종 행해지는 행위이고, 부정거래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우리 자본시장법상 이같은 방식은 부정한 수단과 기교를 사용한 부정거래행위의 유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 

178(부정거래행위 등의 금지)
누구든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증권의 경우 모집·사모·매출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 및 제179조에서 같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
⑤ 그러나, 문제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자본시장법에 견주어 본다면 위법성이 대단히 엄중한 행위임에도 암호화폐는 금융투자상품이 아니어서(정부와 수사기관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으로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자본시장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두리 펌핑의 처벌과 책임 

암호화폐가 금융투자상품이 아니어서 자본시장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위법성이 크고 피해자도 속출할 수 있는 것이어서, 법이 그대로 관망만 할 수 있는 행위는 아니다. 자본시장법이 증권 등 금융투자상품과 관련한 사기성 행위를 규제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라는 점에서, 자본시장법이 적용되지 않더라도 사기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은 가능하다 할 것이다. 

 

업비트, 코미드의 경우에도 봇과 허위계정을 이용한 거래에 대하여 시세조종 행위 형태로 보면서 사기로 기소하고, 유죄의 판결까지 한 점에 비추어 가두리 펌핑의 가담자들은 충분히 사기죄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거래소가 공모해 입출금을 제한하거나 위장거래 등의 방식으로 펌핑에 가담하였다면 그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은 공동 정범으로, 공모에 이르지는 않았다하더라도 시세조종의 펌핑을 알면서도 입출금 제한 등의 조치를 하고 있는 경우라면 사기죄의 방조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처럼 거래소의 혐의와 고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물론 설사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형사처벌을 받지 않더라도, 거래소의 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 거래소는 가두리 펌핑으로 피해를 본 유저들에게 민사상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원칙적으로 입출금 제한조치를 하고 있으면서 거래를 하게 하고, 정상적인 시세보다 비합리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가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면 거래소의 과실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진영 법무법인정세  파트너변호사

고려대 법학과, 사법고시 42회, 연수원32기
중앙노동위원회 심판위원
대한변협 IT, 블록체인특별위원회 위원
블로거 '이진영 변호사의 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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