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블록체인, 500억 달러 아이템 시장의 게임체인저 될까?
[심층분석] 블록체인, 500억 달러 아이템 시장의 게임체인저 될까?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5.16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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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인사들 참여 속 아이템 거래 혁신 시도 활발
잠재력 크지만 당분간은 주류로 부상 낙관 힘들어
블록체인 게임 개발자들은 제품중심적인 사고와 함께 다른 첨단기술의 대중화 과정을 참고해야 한다. 

게임은 블록체인 서비스의 대중화를 이끌 잠재력을 가진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해시드 같은 대표적인 블록체인 액셀러레이터가 게임에 초점을 맞춘 디앱 생태계 육성에 시동을 걸면서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 대한 관심이 최근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블록체인의 킬러앱으로 게임을 꼽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다.

하지만 과연 블록체인에서 게임을 운영하는 게 사용자 측면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론자들도 적지 않다. 블록체인이 갖는 속성이 게이머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지 여부는 좀 더 봐야 한다는 것. 이런 가운데서도 블록체인 게임으로 도전장을 던지는 스타트업들의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다수 블록체인 게임은 기존 아이템 시장을 블록체인 토큰 기반으로 바꾸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내 가상재화 시장 규모는 이미 연간 50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섰다. 게이머들이 새로운 가상 무기나 캐릭터 장비 구입에 지갑을 열면서, 게임 아이템 시장이 관련 업계에서 매력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를 잡았다.

게임 업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게임 환경에서 게이머들이 아이템을 구매했다고 해도 그것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이 사라지면 아이템도 사라진다.

바로 이 부분을 블록체인 게임 업체들이 정조준하고 있다. 블록체인과 토큰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아이템을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픽셀이 아니라 사고 팔수 있는 자산으로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있는듯 없는듯 한 존재가 되기는 했지만 이더리움 기반 고양이 수집 게임인 크립토키티는 관련 게임을 디지털 자산화하는데 따른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히고 있다. 크립토키티 등장 이후 게임 아이템을 디지털 자산화하는 것을 주특기로 내건 스타트업들이 쏟아졌다. 비교적 거물급 인사들도 블록체인 게임판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유명 모바일 게임 카밤 설립자인 케인 초우도 그중 하다. 

케빈 초우는 카밤을 한국 게임 업체인 넷마블에 매각하고 블록체인 기반 게임으로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그가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 포르테는 게임 아이템을 디지털 자산화해 새로운 게임 이코노미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임 아이템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문제 또한 적지 않으며, 블록체인이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와이어드 최근 기사에 따르면 케빈 초우 CEO는 "사람들은 갈수록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고, 또 가상 경험에 실제 가치를 두고 있다. 이것은 사람들을 보다 많이 가상 아이템에 돈을 쓰도록 만든다"면서도 "개발사가 아이템 수요와 공급을 강하게 틀어쥐고 있다보니, 게이머들이 아이템을 스스로 팔수 있는 메커니즘은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이머들이 아이템을 실제로 소유하지 못하는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프로테에서 최고 플랫폼 책임자를 맡고 있는 브렛 사일러는 "이것은 기본적으로 지휘와 통제의 경제학"으로 규정했다.

물론 게임 개발사들이 아이템 거래를 막았다고 해서 거래가 아예 막혀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 API를 연결하는 방식에 기반한 외부 거래 사이트들도 나와 있고, 이런저런 빈틈을 활용해 개발사의 통제를 우회하는 게이머들도 일부 있다.

케인 초우 CEO는 블록체인은 이같은 게임 아이템 시장 구조를 보다 자유롭게 거래가 이뤄지는 환경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에 따르면 크립토키티는 이같은 개념을 현실화시킨 케이스지만 한계 또한 노출했다. 크립토키티에서 만들어진 디지털 고양이 가격은 17만달러에 경매가 이뤄지는 이변도 연출했지만 지금은 가격이 갖는 의미가 없어진 것이 현실이다. 크립토키티 사용자들은 고양이를 만드는 것 말고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포르테는 크립토키티와는 다른 접근법을 들고 나왔다. 가상 재화가 이미 사용되고 있는 기존 게임들을 위한 거래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포르테는 지난 2월 리플과 제휴를 맺고 1억달러 규모의 블록체인 개발자 생태계 지원 프로젝트인 스프링(Xpring)도 시작했다. 이번 협력은 게임 개발자들이 포르테가 제공하는 도구를 써서 게임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  포르테가 조성한 펀드 초기 자금은 하루 활성 사용자 5만 명 이상의 게임 경제를 운영하는 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활용된다. 신규 게임 개발자도 포함될 수 있지만 우선 순위는 사용자 기반을 어느 정도 갖춘 게임에 있다는 얘기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번에 지원할 첫 게임 개발 업체 리스트는 이달말 공개될 예정이다. 케빈 초우는 "연말까지 수십만명의 게이머들을 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플-포르테, 블록체인 게임 확산 레이스 본격 가세
양사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은 게임 개발 환경을 개선할 잠재력이 있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이를 개발하고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포르테 플랫폼은 개발자들이 게임에 블록체인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 플레이어들의 게임 참여도를 높이고 현금 결제를 증가시킨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프로테의 전략이 기존 게임판에서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주류 게임 업체들이 게이머들이 알아서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용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지금은 낙관론과 회의론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칸탄 게임스의 애널리스트인 세르칸 토토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아이템 거래를 프리미엄(Freemium: 기본적인 서비스와 제품은 무료로 제공하고, 고급 기능과 특수 기능에 대해서는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마켓플레이스의 불가피한 확장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 게이머들은 가상 검이나 장비를 살때 화면에 보이는 단순한 픽셀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실제 가상 자산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며서 "블록체인을 통해 사용자는 실제로 아이템을 소유할 수 있다. 이것은 산업에 중대한 변화를 몰고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게임 개발사 입장에선 위험한 시나리오일 수 있다. 규제 당국은 최근들어 프리미엄 모델 기반 게임에서 이뤄지는 게임내 구매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loot box)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유럽 일부 국가들은 도박의 한 형태라는 이유로 확률형 아이템을 이미 금지했다. 미국에서도 조시 호우리 상원의원이 최근 확률형 아이템을 어린이들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마이클 파처 비디오 게임 애널리스트는 "규제에 대응하는 것은 이들 가상 아이템이 가치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면서 "메이저 퍼블리셔들이 규제 리스트를 감당할 것이라는데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게이머들이 게임 사용 경험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거래 기능에 박수를 보낼지도 확실치 않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아이템을 디지털 자산으로 구현했다고 해도 게임 플레이 환경이 예전과 많이 바뀌거나 불편해질 경우 거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관심 커지는 블록체인 게임, 기술보다 게임성이 먼저다
포켓몬고가 AR을 옵션으로 제공한 것은 AR이 베터리 소모가 많기 때문이었고 브레이브가 자사의 암호화폐인 베이직 어텐션 토큰(BAT) 연동을 원하는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한 것은 사용자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결국 블록체인 게임도 게임성을 중심으로 뺄건 빼고 추가할 건 추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세르칸 토토 애널리스트는 아니모카를 주목할만한 블록체인 게임 회사 중 하나로 소개했다. 아니모카는 가상의 경주용차를 사고팔 수 있는 게임을 이더리움 기반으로 개발하기 위해 포뮬러1같은 유명 브랜드를 라이선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갖는 한계도 블록체인 게임 저변 확대에 걸림돌이라는 얘기도 있다. 지금의 성능에선 카드나 수집물 게임은 가능할지 몰라도 요즘 유행하는 고성능 게임을 구현하기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프라이빗키를 사용자가 분실할 가능성도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힌다.

세르칸 토토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10여년전 소액 결제 시장과 비슷한 단계에 있다. 당시 소액 결제는 프리미엄 모델 기반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는 보편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블록체인 게임 역시 초기단계지만 잠재력은 클 것이란 전망도 많다.  게임 업체들이 무시할만한 판은 아니라는 얘기다. 토토 애널리스트는 "블록체인 게임에 담긴 개념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 게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황치규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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