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불법거래의 진화?...기업형 자금세탁 등장
암호화폐 불법거래의 진화?...기업형 자금세탁 등장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5.17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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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5만개, 비트코인 1500개 등 세탁 주장

"업비트, 빗썸 이용자도 있다"
암호화폐를 추적할 수 없도록 해준다고 주장하는 코인와시 홈페이지 모습

기업 서비스 형태로 암호화폐 자금세탁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사이트가 등장해 우려되고 있다. 이들은 불법 카지노와 비자금 조성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이미 수백 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추적할 수 없도록 세탁했고 한국 고객도 있다고 주장했다. 

17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코인와시(CoinWash) 사이트가 등장해 최근까지 암호화폐를 추적할 수 없도록 해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과거에도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이나 암호화폐 자체를 세탁해 준다고 주장한 사람들은 있었다. 하지만 코인와시는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금세탁 방식과 고객,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 자신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고 아프리카, 남미 암호화폐 거래소의 일부 지분도 있다며 기업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자 정보와 연결된 은행계좌 그리고 경찰청 등의 기술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가 추적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신들은 아프리카, 남미 등 암호화폐 거래소와 전 세계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추적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온라인 불법카지노 자금, 기업 비자금 등을 암호화폐를 이용해 세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인와시는 사이트에서 “모든 코인은 실명 인출까지 추적이 가능하다. 아무리 수많은 지갑주소로 옮기고 거래소에서 다른 코인으로 매수하더라도, 결국 인출 시 실명이 드러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신들은 온 오프라인으로 20개국에서 세탁과정을 진행해 세탁된 코인을 입금한다고 주장했다. 소액으로 테스트 해보면 트랜잭션을 추적해도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자금 세탁 사례도 소개했다. 이더리움 5만개(약 150억 원)를 19개국을 통해 코인세탁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20명이 투입돼 33일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또 비트코인 1000개(약 90억 원)를 15개국을 거쳐 16명을 투입해 세탁했으며 비트코인 500개(약 45억 원)를 세탁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코인와시는 자신들이 80개 코인의 세탁을 지원하며 67개국에 250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와시가 제시한 이더리움 세탁 사례

암호화폐는 불법 카지노, 음란물 사이트, 마약거래, 랜섬웨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사용되고 있다. 이에 경찰, 검찰 등은 불법행위에 연관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추적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범죄자들은 이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암호화폐 세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 세탁이 확산될 경우 각종 범죄 추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또 암호화폐에 대한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어 블록체인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코인와시가 한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은 사이트를 한글로 운영하는 것은 물론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블록체인 불법 비트코인 세탁 네트워크 모니터링 기법을 도입해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한국의 상황을 자신들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은 업비트, 빗썸 이용자 중 자신들의 고객이 있다고 주장했다.

코인와시는 "지금 거래하는 사장님 중 일부는 업비트나 빗썸 등의 암호화폐 세탁 후 실명 거래소로 직접 코인을 받고 있는 분도 있다. 아직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코인와시 인터넷 도메인을 확인한 결과 사이트 도메인은 2018년 12월 미국에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에 기반을 두고 한국인들을 겨냥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추적과 수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인와시 같은 암호화폐 세탁 광고가 사기의 일환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탁을 빌미로 암호화폐를 받아서 잠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불법으로 모은 암호화폐의 세탁을 의뢰한 만큼 신고도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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