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비트코인 기반 탈중앙화 ID 생태계 탄생하나
[심층분석] 비트코인 기반 탈중앙화 ID 생태계 탄생하나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5.20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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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비트코인과 레이어2 기술 기반 아이온 프로젝트 시작
초기 단계인 DID 시장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
사티나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나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비트코인 기반으로 돌아가는 탈중앙화된 신원(ID) 플랫폼인 아이온(ION)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그 배경 및 파장에 암호화폐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IBM이나 JP모건처럼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아니라 퍼블릭 중에서도 가장 탈중앙화 돼 있고 속도 역시 가장 느린 비트코인과 연동되는 ID 플랫폼을 구현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다수 암호화폐 분야 종사자들은 '예상치 못한 행보'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정도 되는 거물급 글로벌 IT업체가 비트코인에 기반한 IT프로젝트를 들고 나오는 것은 지금까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기존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회사들은 퍼블릭보다는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고 확장성이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해왔다.

RSA 전 수석과학자 출신으로 지금은 코델대학교 교수인 아리 주엘스는 "마이크로프트가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것은 놀랍고 환영할만 일"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자리를 잡은 플레이어들이 반체제(anti-establishment)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확실히 대단한 사건이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높은 수준으로 탈중앙화돼 있다 보니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비트코인을 대규모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일환으로 레이어2 솔루션을 활용하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가진 탈중앙성의 장점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술이다.

레이어2 솔루션은 블록체인 밖에서 연산을 수행하고 거래를 기록, 검증한 뒤 그 결과를 원래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기존 블록체인의 데이터 부담을 줄여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같은 기술이 레이어2 프로토콜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아이온은 탈중앙화된 스토리지 프로토콜인 IPFS(InterPlanetary File System)를 사용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한다. 초당 10회 미만의 트랜젝션을 처리하는 비트코인 메인넷과 달리 아이온은 레이어2 기술을 기반으로 초당 수만 건의 트랜잭션을 커버할 수 있다고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설명했다.

아이온은 지금은 비트코인 테스트넷 기반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비트코인 메인넷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누구나 아이온용 노드를 돌릴 수 있고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다.

블록체인 애호가들에게 디지털 신원은 매력적인 키워드 중 하나였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거대 인터넷 제공 업체가 제공하는 소셜 로그인 시스템을 탈중앙화된 ID 시스템으로 바꾸게 되면 사용자 프라이버시가 대폭 강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보편성ㆍ신뢰성 확보 관건

 

하지만 탈중앙화된 ID 플랫폼은 아직은 비전으로만 남아 있다. ID 탈중앙화를 기치로 내건 몇몇 프로젝트가 나왔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체감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거대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신원 사업 부문의 알렉스 심슨 사장은 "우리는 모든 이들이, 탈중앙화된 디지털 신원을 필요로 한다고 믿는다"면서 "스스로 소유하는 신원은 사용자들의 삶과 끊김 없이 통합되고 디지털 세계에서 그들이 하는 모든 것의 중심에 설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중앙화된 ID 시스템이 보편성을 확보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탈중앙성 때문에 편의성이 줄어들면 사용자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아리 주엘스 교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프라이버시를 편리함과 바꿀 것이다. 신경 쓸 것들을 제거한 중앙화된 시스템들을 선택할 것이다"면서 "탈중앙화된 ID 시스템이 조만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하기 어렵게 만드는 도전과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이 신원 관리를 위해 탈중앙화된 기술을 어느 정도 신뢰할지도 관건이다. IT전문 매거진 와이어드에 따르면 10년 이상 계속 운영돼온 비트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확실한 베팅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검증이 덜 된 IPFS에선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데이터를 다른 곳에 저장하고 싶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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