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규제에 암호화폐 거래소들 어찌하오리까?
강화되는 규제에 암호화폐 거래소들 어찌하오리까?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6.12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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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F 새 규정 21일 공개...거래소들에 정보 수집 의무 강화 요구
기술적으로 따르기 어렵다는 의견 많아
개인간 직거래 늘려 투명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함에 따라 본격적인 상승장이 시작됐다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가 오는 21일(현지시간)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미국을 포함해 200여개 회원사들에게 공개한다. 

FATF 새 규정은 가상 자산을 어떻게 관리 감독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어, 암호화페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ATF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새 규정은 거래소, 위탁관리(custodians) 회사들, 크립토 헤지 펀드들을 포함해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에게도 적용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FATF 규정이 어떻게 해석되고 적용될 지는 회원국 규제 당국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FATF 회원국들이 규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인 만큼, 큰틀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FATF가 내놓을 새 규정은 코인베이스, 크라켄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나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과 같은 자산 관리 업체들을 상대로 1000달러 또는 1000유로 이상 거래를 시작하는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골자. 수신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까지 수집 대상에 포함됐다. 이외에 거래소 등은 각각의 거래 데이터를 수신자가 이용하는 제공 업체에게도 보내야 한다. 결국 암호화폐 업체들도 제도권 금융기관인 은행들처럼 하라는 것이다.

얼핏보면 건전한 조치로 비춰질 수 있지만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새 FATF 규정에 대해 무척이나 부담스러워하는 모습. 암호화폐 분석 업체 메사리의 에릭 터너 디렉터는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다른 어떤 규제 당국이 내놓은 조치보다 훨씬 충격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거래소들 반응은 더욱 심각하다. 하루 거래 규모가 5800만 달러 규모인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의 규제 준수 부문 임원인 존 로스는 "건전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같은 규정을 따르려면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기술적으로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를 지원하는 블록체인에 있는 지갑 주소들은 대부분 익명이어서 거래소들은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존 로스는 "블록체인 기술의 완전하고 근본적인 리엔지니어링이나 전세계 200개 이상 거래소들 사이에서 병렬 시스템을 갖출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거래소들은 이같은 시스템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이미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루 거래 규모 1억9500 달러 수준인 크라켄의 마리 베스 부차넌 고문은 "이것은 20세기 규정을 21세기 기술에 적용하려고 하는 케이스"라며 "제대로 따를 수 있는 기술적인 솔루션이 없다. 솔루션을 내놓기 위해 해외 거래소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FATF 규정이 공개되면 암호화폐 기업들이 규제에 따르는데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인 아크라의 필 리우 법률 담당 임원은 규제를 지키지 않는 곳들은 문을 닫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FATF 규정이 중앙화된 거래소를 이용하지 않고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개인 간 거래에 나서는 사용자들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규제 준수 담담 임원인 제프 호로위츠는 "은행 규정을 암호화폐에 직용하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 간 거래를 하도록 할 것이다"면서 "이것은 투명성이 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500개 이상되는 크립토펀드들도 이번 규제의 영향권에 들어섰다. 조시 그나이즈다 크립토펀드리서치 CEO는 "FATF 규정에 맞추는데 따른 거래 지연이나 추가 거래 비용 때문에 수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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