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암호화폐 세금'...국세청 기준 여전히 모호
안갯속 '암호화폐 세금'...국세청 기준 여전히 모호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6.19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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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부가가치세 부과 여부 모호
암호화폐를 화폐로 볼지, 재화로 볼지 해석 달라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속속 상용화되고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지만 세금과 관련된 기준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에 국세청에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암호화폐에 자체에 대한 정의부터 없기 때문에 국세청의 해석 역시 모호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세청에 블록체인, 암호화폐와 관련된 세무 문의가 지속되고 있다.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8월 A사업자는 암호화폐에 투자성 암호화폐와 거래용 암호화폐가 있는데 거래용 암호화폐가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지 알려달라고 문의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비트코인(Bitcoin)이 화폐로서 통용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것이나,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로서 거래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법 제4조에 따라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부가가치세법 제4조는 사업자가 수행하는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과 재화의 수입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과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화폐로 보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지만 재산 가치를 담은 것으로 보면 과세 대상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암호화폐를 둘 중 어떤 성격으로 볼지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국세청은 답변에서 비트코인으로 설명을 했지만 성격이 다른 다양한 암호화폐를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6년 12월에도 비슷한 문의가 국세청에 제기됐다. B사업자는 비트코인 거래소 사업을 하고자 한다며 비트코인 공급할 때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지 문의했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2014년 답변을 참고하라며 똑같이 답변했다.

 

암호화폐 채굴 어떻게 봐야하나

2018년 11월에는 암호화폐 채굴과 세금 부과에 관한 논쟁이 있었다. 컴퓨터 판매업자인 C사업자는 컴퓨터 매입세액을 공제해 부가가치세 환급을 신청했다. 그러나 국세청에서는 C사업자가 컴퓨터를 매입해 개인적으로 암호화폐를 채굴한 것으로 보고 세액 불공제를 결정했다. C사업자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청구를 신청했다.

C사업자는 암호화폐 채굴용 컴퓨터를 판매한 것이며 위탁관리를 해줬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세청은 채굴용 컴퓨터가 판매된 것이 아니라 직접 채굴을 위해 컴퓨터를 구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암호화폐 채굴 비지니스를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 부가가치세 과세 여부가 논쟁이 됐다. C사업자는 또 국세청의 주장처럼 암호화폐를 채굴했다고 해도 암호화폐가 게임머니처럼 부가가치세 대상이므로 공제와 환급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국세청은 “수표나 어음 등의 화폐대용증권, 유가증권 및 상품권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닌 현재 상황에서 화폐 대용으로서의 가치를 내세우는 암호화폐 채굴에 대해 부가가치세가 과세될 여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2014년, 2016년 답변에서 국세청은 암호화폐를 화폐로 보면 과세할 수 없지만 재산적 가치 수단으로 보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라고 했다. 그런데 2018년 논쟁에서는 화폐 대용으로서의 가치가 있으면 암호화폐에 대해 부가가치세 과세 여지가 없다고 한 것이다.

2019년 4월에는 D사업자가 국내에 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에 암호화폐 거래 관련 투자시스템을 개발, 공급하고 그 대가로 암호화폐를 받은 사례를 문의했다.

부가가치세법에 의하면 재화의 공급이 수출에 해당하면서 법적인 요건을 충족할 경우 그 재화의 공급에 대해 0 퍼센트의 세율을 적용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관련 솔루션은 외국업체에 제공하고 암호화폐를 받은 것을 수출로 볼 수 있는지를 문의한 것이다.

국세청은 D사업자의 사례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에 해당하면 영세율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에 대금을 외국환 은행에서 원화로 받거나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받는 것만 해당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로 대금을 받은 부분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또 국세청은 이 사례가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재화의 수출로 0 퍼센트의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주문형으로 개발해준 것이 포함되며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는 이미 개발된 블록체인 소프트웨어를 공급한 것에서 차이가 있다. 국세청은 두 가지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통계청이 고시한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라 따려봐야 한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이같이 모호한 해석이 나오는 것은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해 정확히 정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정부 부처에서는 암호화폐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화폐가 아니라는 강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화폐로 볼지, 토큰으로 볼지, 자산으로 볼지, 아무것도 아닌 소스코드로 볼 것인지 모호한 상황이다. 다만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등이 암호화폐를 암호자산,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은 있다.

국세청도 이같은 상황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와 비트코인 등의 과세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나온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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