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게임체인저 될까?...'리브라'에 던지는 10가지 질문
[심층분석] 게임체인저 될까?...'리브라'에 던지는 10가지 질문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6.20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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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참여 늘리고 규제 이슈 돌파하느냐가 관건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스테이블 코인 형태 암호화폐 프로젝트인 리브라 백서가 공개되면서 블록체인 생태계 및 디지털 금융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페이스북의 행보는 산하 서비스들까지 다 합쳐서 30억명에 가까운 글로벌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SNS 플랫폼이 금융, 유통, 결제, B2C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동맹을 맺고 글로벌 환경에서 쓰일 수 있는 결제 및 송금용 암호화폐를 내놓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자는 있어도 사용자는 거의 없는 암호화폐의 저변이 확대되는데 기여하는 것을 넘어 규제 아래 국경 없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페이스북의 등판은 다양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페이스북 발표와 리브라 백서, 외신들의 분석을 근거로 리브라에 담긴 개념과 특징들을 요약해봤다.

리브라를 실제 자산과 일대일로 가격이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표방하고 있다.
리브라를 실제 자산과 일대일로 가격이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표방하고 있다.

 

리브라는 어떤 암호화폐인가?

리브라는 가격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스테이블코인형 암호화폐다. 글로벌하게 송금과 온오프라인 결제용으로 쓰이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페이팔의 진화'라고 포지셔닝하고 싶은 이유다.

리브라는 은행 예금, 달러, 파운드, 유로, 스위스 프랑, 엔으로 발행된 단기 국채로 구성된 바스켓에 의해 가격이 유지된다. 물건값으로 리브라를 받은 상인은 오늘 받은 리브라의 가치가 내일 떨어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트코인은 BTC, 이더리움은 ETH로 표시되는 기존 암호화폐와는 달리 리브라는 법정 화폐 방식과 유사하게 '≋'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리브라는 내년에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리브라 표시 단위
리브라 표시 단위

 

페이스북은 리브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나?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기존 금융 인프라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전세계 17억 인구에 편리하고 저렴한 금융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에게도 편의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를 통해 해외에서 일하는 사람이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송금하고, 대학생들이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을 저렴하면서도 커피를 사먹는 것처럼 쉽게 해주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수수료 때문에 신용카드로는 불가능했던 소액 거래도 리브라를 통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사용하나? 

페이스북 자회사 카리브라가 개발한 월렛 앱이나 리브라를 지원하는 외부 업체 월렛을 통해 사용자는 자신이 거주하는 국가 화폐로 리브라를 살 수 있다. 은행 계좌가 있는 사용자는 이를 월렛 앱과 연동해 리브라를 사거나 리브라를 자국 화폐로 현금화할 수 있다.

은행 계좌가 없는 사용자는 리브라 공인 유통 업체에서 현금을 주고 월렛 앱에 리브라를 채워넣거나 거꾸로 리브라를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 모바일 데이터 플랜을 추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편의점이나 식료품점에서도 리브라를 구입하거나 갖고 있는 리브라를 현금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리브라 월렛의 경우 iOS 및 안드로이드용 페이스북 메신저 및 왓츠앱에 내장되거나 별도 앱 형태로 제공된다. 사용자가 카리브라 월렛을 쓰려면 고객신원확인(KYC)나 자금세탁방지(AML)에 필요한 과정을 밟아야 한다. 휴대폰 번호, 정부가 발급한 포토 ID 및 다른 인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이 발견되면 정부에 보고된다.

카리브라 월렛에 가입하면 누구에게 얼마를 보낼 것인지 설정할 수 있다. 리브라를 보낼 때는 설명도 추가할 수 있다. QR코드 결제, 매장 내 결제 및 스퀘어 같은 POS(point-of-sale) 시스템과의 통합도 제공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이 내건 방향대로라면 리브라는 결제나 송금시 수수료가 거의 없고 익명으로 구매 가능하며 온오프라인에서 현금처럼 결제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어떻게 관리되고 운영되나

리브라 프로젝트는 페이스북이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여러 업체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리브라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일들을 관리 및 감독한다.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카리브라를 통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의사 결정 과정에 한표를 행사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컨소시엄 방식의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을 들고 나온 것은 자체적으로 리브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하면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라는 중립적인 비영리조직에 위임하는 것이 생태계 확산에 도움이 될 것이란게 페이스북의 입장이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리브라 블록체인 및 개발자 플랫폼을 관리하고 무브 프로그래밍 언어도 지원한다. 리브라 생태계에 참여할 기업들과 계약을 하는 역할도 맡았다. 

 

리브라 결제 데이터는 누가 관리하나

컨소시엄 방식은 페이스북 입장에서 프라이버시 및 반독점에 대한 감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 카리브라 월렛을 활용한 리브라 결제 내역은 페이스북 데이터와 통합되지 않는다. 결제 내역 정보가 타깃 광고용으로 쓰이지 않는다. 또 익명이기 때문에 거래 내역만으로 사용자 실제 신원을 파악할 수는 없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엔 어떤 곳들이 참여하나

현재까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참여하기로 한 곳들은 페이스북 칼리브라를 포함해 28곳이다. 결제, 이커머스, 통신, 블록체인, 벤처캐피털 기업 및 비영리조직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진용이다. 설립 멤버들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각각 1000만달러씩을 투자하고 거버넌스 및 검증인 노드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리브라를 위해 은행에 비축된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중 일부를 배당으로도 받을 수 있다. 현재 참여를 결정한 28개 기업 및 기관 모두가 1000만달러를 투자하고 노드를 운영하기로 한 것은 아니다. 이름만 올려놓고  일단 관망하는 곳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야별 참여업체들은 다음과 같다.

  • 결제: 마스터카드, 페이팔, 페이유(나스퍼의 핀테크 자회사), 스트라이프, 비자
  • 테크 및 마켓플레이스: 부킹 홀딩스, 이베이, 페이스북/카리브라, 파페치, 리프트, 머카도파고, 스포티파이, 우버
  • 통신: 일리야드, 보다폰, 
  • 블록체인: 앵커리지, 비선트레일즈, 코인베이스, 자포홀딩스
  • 벤처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 리빗캐피털, 스라이브 캐피털, 유니온스퀘어 벤처스
  • 비영리 조직: 크레이이티브 디스트럭션 랩, 키바, 머시코프, WWB(Women’s World Banking)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28개 초기 설립 회원사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28개 초기 설립 회원사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공식 출시하기전 100개의 설립 멤버들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구 조건을 만족한다면 구글이나 트위터 등 경쟁사들에게도 참여의 문은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리브라에 참여한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리브라는 결제나 송금시 수수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수수료 관점에선 리브라에 참여한다고 해서 건질 것은 없다. 대신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1000만달러를 투자하고 노드 운영자로 참여한 곳들에게 배당 형태로 보상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이 리브라를 많이 보유할수록 은행에는 자산이 축적된다. 이들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중 일부를 투자사들이 가져가게 된다. 리브라 생태계가 거대해진다면 이자 수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도 별도로 발행한다.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설립 기업 멤버들에게만 판매되며, 인베스트먼트 토큰 보유자들은 리브라 토큰에 대한 담보로 은행에 예치된 자금에서 나오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리브라가 잘되면 SNS를 넘어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게 된다. 리브라를 통해 구매가 많이 발생하면, 페이스북 플랫폼에 광고를 하려는 소기업들도 늘어날 것으로 페이스북은 기대하는 모습이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들에 따르면 리브라는 노드 운영 투자사 외에 리브라를 지원하는 개발자나 서비스 제공 업체들을 위한 인센티브도 포함하고 있다. KYC나 AML을 거쳐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고 1년 이상 충분한 사용자를 유지한 지갑 서비스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상인들도 일정 비율의 보상을 챙길 수 있다.  

이들 기업은 받은 인센티브를 자신들이 계속 보유할 수도 있고, 토큰 또는 할인 형태로 사용자 프로모션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포티파이를 예를 들면 리브라 결제시 사용자에게 할인을 제공할 수 있다. 지갑 회사들은 1년에 100회 이상의 거래를 하면 무료 토큰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시나리오도 그릴 수 있다. 

리브라에 참여한 기업들은 리브라를 통해 이런저런 이유로 기존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하는 모습.특히 금융 인프라가 취약해 접근하기 힘들었던 국가들에서 새로운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리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어떻게 구현되나

리브라를 통한 결제 내역은 리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된다.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설립 멤버들이 운영하는 노드들에 의해 검증된다. 리브라 블록체인은 초당 1000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다.  초당 7건과 15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보다는 빠른 속도다. 

리브라 합의 메커니즘은 BFT(Byzantine fault-tolerant) 방식인 리브라 BFT에 기반한다. BFT 합의 프로토콜은 일부 검증 노드가 공격을 받더라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 3분의 1 이상의 노드를 장악하지 않는 한, 네트워크는 정상 운영된다. 3분의 1 이상의 노드가 위협에 노출되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피해 범위를 파악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권고한다.

리브라 블록체인에서 트랜잭션이 무료로 일어나는건 아니다. 이더리움 가스(gas)처럼 아주 작은 비용이 수수료 형태로 부과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모두 합하면 리브라 네트워크에서 누군가가 서비스 거부 및 스팸 공격을 시도하는 것을 막는 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무브 프로그래밍 언어는 무엇인가?

리브라 블록체인은 아피치 2.0 라이선스 아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제공된다. 리브라를 활용하려는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무브(Move)라고 하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도 선보인다. 어떤 개발자든 무브로 리브라와 리브라 블록체인에서 돌아가는 스마트 컨트랙트 및 앱을 개발할 수 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무브는 버그가 발생하지 않고도 개발자 의도를 반영하는 블록체인 코드를 쉽게 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금은 개발자 베타 모드 형태로 쓸수 있다. 공식 버전은 2020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정말 내년에 출시되는건가?

리브라가 계획대로 출시될지 현재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리브라 코인의 최종 디자인을 결정하면 이들은 지원할 은행들을 찾아야 한다.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승인도 얻어야 한다. 페이스북과 파트너들은 리브라 코인을 2020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지만 규제를 포함해 몇몇 걸림돌 때문에 출시가 늦춰지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 벌써부터 유럽과 미국에선 리브라를 감시하려는 정부 당국자들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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