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리브라, 높은 기대 속 회의론도 확산...근거는?
페이스북 리브라, 높은 기대 속 회의론도 확산...근거는?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6.20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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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핀테크 서비스 대체하기엔 한계
금융 접근성은 기술만으로는 해결 안되는 측면도 있어
리브라 표시 단위
리브라 표시 단위

페이스북 주도로 진행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리브라의 청사진의 공개되면서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칠 파장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페이스북이라는 글로벌 SNS 플랫폼과 유명 결제 및 테크 기업들이 파트너로 가세한 터라 리브라가 기존 디지털 금융 시장의 질서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요란해 보여도 판이 흔들리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정부 규제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페이스북의 의도 대로 굴러갈 지도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포춘 인터넷판이 회의론에 초점을 맞춰 리브라를 바라보는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끈다. 리브라가 비전으로 내건 것들이 대부분 기존 핀테크 서비스에서 구현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정부 규제 이슈가 페이스북이 생각한대로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이 회의론의 근거로 제시됐다.

기존 서비스 대체 효과 크지 않을 수도

리브라는 가격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스테이블 코인형 암호화폐다. 글로벌하게 송금과 온오프라인 결제용으로 쓰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임체인저 될까?...'리브라'에 던지는 10가지 질문
리브라는 은행 예금, 달러, 파운드, 유로, 스위스 프랑, 엔으로 발행된 단기 국채로 구성된 바스켓에 의해 가격이 유지된다. 물건값으로 리브라를 받은 상인은 오늘 받은 리브라의 가치가 내일 떨어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트코인은 BTC, 이더리움은 ETH로 표시되는 기존 암호화폐와는 달리 리브라는 법정 화폐 방식과 유사하게 '≋'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리브라는 내년에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카리브라를 통해 사용자들이 리브라를 사용할 수 있는 지갑앱 카리브라 월렛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리브라 앱 사용자들은 송금은 물론 버튼 한번으로 청구서 결제, 커피 구입 및 대중 교통 결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게 페이스북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전 가디언 테크 에디터인 찰스 아서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리브라는 소비자 금융 서비스에서 뒤쳐진 미국을 위한 기능이라고 꼬집었다.

많은 다른 나라에서 이미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각종 결제를 하는데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포춘은 "대중 교통이나 청구서 결제와 관련해서도 자동 이체, 은행 앱, 핀테크 서비스 등 다양한 수단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 업체인 클라르나(Klarna) 같은 앱을 사례로 들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번거로움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송금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기존에 나와 있는 유사 서비스에 비해 얼마나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줄 지도 의문이다. 페이팔은 "페이팔이나 벤모 등 많은 다른 대안들이 있다"면서 리브라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던졌다.

"기술 아닌 사회 경제적 관점에서 금융 접근성 봐야"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를 공개하면서 은행 등에 접근할 수 없는(unbanked) 전 세계 17억명에 가까운 성인들에게 금융 서비스에 제공할 수 있는 채널이 되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이와 관련해 포춘은 은행 계좌가 없는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도 없다고 꼬집었다. 스마트폰이 있다고 해도 이들에겐 데이터 요금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춘은 남아프리카 테크산업 분석가인 토비 샤프샤크가 데일리 메버릭에 했던 발언을 인용해 "사용하기 어렵고 현금을 넣고 빼는 것이 간단치 않으면 이미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고 전했다.

일부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금융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들을 상대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보다폰의 자회사로 케냐에서 활동하는 사파리콤의 엠페사(M-Pesa)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십여 년전 출시된 엠페사는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이 기본적인 사양의 휴대폰으로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엠페사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신원을 검증하는 휴대폰 SIM 카드를 통해 키오스크에서 예금을 하고 돈을 인출할 수 있다. 

엠페사는 저렴하고 편리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10여년 이상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포춘은 전했다.

엠페사 사용자들은 휴대폰을 사용해  적은 수수료를 내고 다른 곳에 있는 누군가에게 송금도 가능하다. 해외에서도 엠페사 사용자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브라로 해외 송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메시지가 먹혀들지는 의문이라는 것. 엠페사는 케냐 외에 인도나 남아프리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동유럽 지역까지 파고들었다. 

이 가운데 엠페사의 모회사인 보다폰이 페이스북이 리브라 확산을 위해 결성한 컨소시엄인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설립 멤버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보다폰이 리브라와 엠페사를 연결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리브라 진영에 합류했는지는 현재로선 확실치 않다.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잠재 이용자인지도 생각해볼 대목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리브라 관련 내용을 다루면서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충분한 돈이 없다"면서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경제적인 이슈"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과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리브라 네트워크를 개발하면서 규제 당국과 협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소비자를 보호하면서 기술 혁신이 이뤄지는 규제 환경을 강조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의도대로 리브라가 규제의 틀 안에서 시장에 출시될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미국과 유럽 양쪽에선 벌써부터 정치인과 규제 당국자들이 리브라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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