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암호화폐 거래소 FIU 등록 의무화 추진한다
정부, 암호화폐 거래소 FIU 등록 의무화 추진한다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6.25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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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F 국제 규제 기준 채택 후 대응 관심 집중
이미 FIU 등록 후 금감원 검사 방안 추진 중
정보보호, 내부통제 등 거래소 의무 강화
불이행시 금융회사와 거래 중지 등 강력 제재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국제 규제 기준을 채택하면서 한국 정부의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등록을 하면 금융감독원이 검사를 하도록 하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융회사들과 거래를 금지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법무부, 외교부,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 제30기 제3차 FATF 총회에 참석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FIU는 이번 총회에서 가상자산 취급업소(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인·허가 또는 신고·등록의무,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금지를 위한 효과적 규제, 감독체계 구축 및 예방적 감독의무 등이 부여됐다고 설명했다. 총회에서는 암호화폐 관련 주석서 및 지침서를 확정하고 공개성명서를 채택했다.

FIU는 이미 FATF의 권고기준 및 주석서의 주요 내용을 반영한 대응 방안인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FIU의 설명처럼 이미 한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은 FIU가 올해 2월 공개한 '국가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위험평가 보고서'에 담겨있다.

FIU는 보고서에서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조달 방지를 위한 암호화폐 관련 대책으로 암호화폐 거래소의 고객확인 의무, 주요 의심거래 유형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을 꼽았다. 정부는 2018년 1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한 후 7월 개정했다. 가이드라인 유효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기간을 1년 연장하기 위해 올해 6월 4일부터 6월 14일까지 행정지도 예고를 한 바 있다.

FIU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은행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거래소와 거래 은행과 동일한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만 해당 계좌를 통해 입출금을 할 수 있도록 실명확인 조치도 했다고 설명했다.

출처: 국가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위험평가 보고서

특히 FIU는 암호화폐 규제를 위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의 필요성에 대한 ‘국가적 합의(consensus)’가 있었다며 개정안을 소개했다. 즉 개정안 내용이 정부의 뜻이라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정안 통과 시 국내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는 FIU에 의무적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그리고 FIU는 신고 받은 목록을 공개할 방침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감독은 FIU가 수행하며 검사는 금감원에 위탁할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의무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운영상 문제가 없는지 여부를 위탁받은 금감원이 검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소에는 금융회사와 동일한 고객확인, 의심거래보고, 고액현금거래보고 등의 의무가 부과된다. 여기에 암호화폐 거래소 특성에 맞도록 강화된 내부통제 의무가 부과되며 정보보호 의무 역시도 지켜야 한다. 또 예치금 분리보관, 암호키 분산보관 등 의무도 주어진다.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제재 방안도 마련돼 있다. 거래소가 FIU에 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영업중지 등 시정명령이 이뤄지며 임직원 제재 및 금전제재가 이뤄진다. 신고의무를 위반한 거래소에 대해 금융회사들은 거래를 반드시 거절해야 한다. 정보인증을 획득하지 않거나 예치금을 분리보관하지 않는 경우에도 금융회사들이 거래를 거절할 수 있다.

출처: 금융위원회

여기서 금융회사는 은행 뿐 아니라 증권사, 금융투자사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한 증권사가 암호화폐 거래소와 거래해 증권계좌를 개설해줄 수 있는지 금융위에 법령 해석을 요청했다.

이에 금융위는 올해 1월 9일 답변했다. 금융위는 증권사도 기존 은행권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며 은행권의 수준에 준하는 실명확인, 내부통제, 자금세탁방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행에 적용된 기준이 증권사, 금융투자사 등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즉 암호화폐 거래소가 의무를 위반하게 되면 모든 금융사들과 거래가 단절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방안을 거래소에 대한 통제와 규제의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이 시행되기 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가 파행 운영되면서 개정안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위가 지적한 특정금융정보법(제윤경 의원 대표발의)은 지난해 11월 이후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FATF가 각국의 암호화폐 관련 새로운 국제기준 이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2020년 6월 총회에서 이행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힌 만큼 정부가 올해 안에 법안 처리를 해야 한다고 국회에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보고서에서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암호화폐가 범죄에 악용되는 것은 물론 테러, 핵확산 등에 이용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암호화폐 거래는 인터넷 공간에서 IP 추적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추적이 가능하나 실질적으로는 추적이 불가능해 익명성이 보장된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범죄자들은 가상통화로 범죄수익을 조성하거나 자금세탁 목적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범죄자들이 암호화폐공개(ICO)를 가장해 유사수신행위를 통한 범죄수익 조성 목적으로 악용하는 것이 가능하며 특히 국제적 해킹에 의해 대규모 자금이 탈취된 사례가 있고 이 자금들은 범죄 집단과 적대 세력에 의해 테러 또는 핵확산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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