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카카오 블록체인, 카카오톡 파워 얼마나 활용할까?
[심층분석] 카카오 블록체인, 카카오톡 파워 얼마나 활용할까?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6.28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카오톡에 클레이튼 지갑 탑재 여부 주목
카카오톡 지원 없이 글로벌 디앱 플랫폼 될지는 미지수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을 통해 대규모 서비스를 돌릴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27일 메인넷이 공개된 카카오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클레이튼은 대중적인 서비스를 수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대규모 서비스를 돌릴 수 있는 성능을 갖춘 서비스 중심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이 되겠다는게 그라운드X가 클레이튼을 통해 내건 비전이다.

그라운드X에 따르면 클레이튼은 네트워크 지연시간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게 사용자 경험의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라운드X는 지난 3개월간 테스트넷을 운영하며 파트너들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완성도를 높였고, 일반 웹서비스 사용과 유사한 속도를 체감할 수 있도록 블록 생성과 확정 시간을 1초로 단축시켰다고 강조했다. 

클레이튼 기본 아키텍처

블록 생성을 위한 합의가 필요한 작업은 책임감이 강한 서비스 사업자 중심의 합의 노드(Consensus Node)에서 처리하고, 합의에 대한 요청과 결과 확인은 일반에 공개된 레인저 노드(Ranger Node)도 가능하게 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클레이튼 파트너로 참여하는 기업들에 따르면 클레이튼은 속도 외에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과 비교해 사용자들이 간편하게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톡 아이디로도 가입이 가능한 만큼, 사용자 입장에선 스마트폰이나 웹에서 쓸 수 있는 기존 서비스들과 크게 차이가 없다.

실제로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을 준비하면서 서비스 가입에 따른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거래 수수료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사용자가 직접 내는게 아니라 플랫폼과 서비스 업체간 분담하는 방식으로 한 것도 사용성을 고려한 조치다.

EOS 기반 블록체인 게임을 제공하다 이번에 클레이튼으로 플랫폼을 확장한 비스킷의 이제빈 대표는 "EOS 기반 게임의 경우 사용자가 서비스를 쓰려면 EOS 코인을 사서 계정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100명중 실제로 가입하는 사람들은 1~2명에 불과했는데, 클레이튼은 기존 서비스들처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이들이 클레이튼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암호화폐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비스킷은 그라운드X와의 협력을 통해 그동안 'EOS 나이츠'라는 이름으로 제공해온 모바일 RPG 게임을 클레이튼용으로도 제공한다. '클레이튼 나이츠'는 마을에 쳐들어오는 고블린을 클레오(기사), 안나(마법사), 루크(궁수)가 물리치는 이야기이다. 전투와 더불어 마을 건설, 던전 플레이 등을 즐길 수 있고, 전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나무, 철, 호랑이 뼈 등 70여 개의 재료를 조합해 칼, 활, 갑옷, 반지 등 200개 이상의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기존 모바일 게임들과 달리 게임에서 얻는 아이템과 재화는 이용자들이 소유하고 다른 블록체인 게임과도 연동해 쓸 수 있다는 점도 클레이튼 나이츠의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클레이튼 나이츠
클레이튼 나이츠 게임 화면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과 관련해 현재까지 34개 디앱 파트너와 9개 ‘클레이 비앱(BApp, Blockchain App) 파트너’를 확보했다. 디앱 파트너들은 자체 토큰이 아닌 클레이를 보상 및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파트너들로, 이용자들은 다양한 비앱에서 클레이를 획득, 자유롭게 교차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클레이튼과 관련해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서비스 파트너들이 5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한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의 지원 사격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클레이튼에 서비스 파트너로 참여한 기업들은 대부분 카카오톡 사용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클레이튼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속에 합류를 결정했다.

현재 그라운드X는 이 부분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하는 것 등 생태계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다.

카카오톡에 클레이튼 지갑을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라와 있다. 게임별 서비스처럼 사용자가 옵트인 방식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게임별처럼 사용자가 암호화폐 지갑을 카카오톡 안에서 쓰겠다고 하면 전용 탭으로 제공하는 것. 회사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비스 사용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고려하면 그라운드X가 사용자들이 프라이빗키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만을 고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라인과 마찬가지로 플랫폼 업체가 대신 관리하거나 아니면 제3의 방식을 들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라운드X와 사용자가 멀티시그 방식으로 프라이빗키를 그라운드X 서버와 사용자 기기에 분산 저장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멀티시그 지갑은 프라이빗 키 3개를 사용자와 서비스 업체가 나눠서 관리한다. 

통상 사용자가 하나를, 다른 2개는 지갑업체가 보유한다. 멀티시그 지갑에서 암호화폐에 접근하려면 프라이빗 3개 중 2개가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가 프라이빗키 분실로 암호화폐를 잃어버릴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

클레이튼에선 암호화폐 지갑도 사용자가 처음부터 만들지 않아도 된다. 디앱의 경우 사용자는 지갑을 쓰지 않아도 클레이튼 네이티브 코인인 클레이를 보상 받을 수 있다. 지갑은 받은 암호화폐를 나중에 활용하려 할때 이용하면 된다. 

카카오라는 상징성과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 파워를 고려했을 때 클레이튼은 한국 블록체인 시장에사 상당한 중량감을 가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힌트체인 등 이더리움 ERC-20 기반으로 토큰을 발행한 여러 업체가 클레이튼으로 배를 갈아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클레이튼이 한국을 넘어 이더리움이나 EOS처럼 글로벌을 무대로 하는 디앱 플랫폼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이 글로벌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카카오톡의 존재감이 없는 해외에서 이더리움 등 기존 플랫폼을 위협하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란 시선이 현재로선 많아 보인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