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민의 블록비즈] 블록체인도 게임으로 뜰 수 있을까?
[유성민의 블록비즈] 블록체인도 게임으로 뜰 수 있을까?
  • 유성민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외래교수
  • 승인 2019.07.04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㉑게임 산업] 사람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어

지난달 27일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선보였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이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의 서비스 안전성을 보증하기 위해 3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했고 바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참여 기업도 대거 확보한 상태이다. LG전자, 셀트리온, 유니온뱅크 등 20여개 이상 기업이 클레이튼 생태계 참여 기업으로 등록돼 있다. 그라운드X는 34개 서비스를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페이스북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브라’ 백서를 공개한 바 있다. 카카오와 페이스북은 SNS를 주력사업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사람은 클레이튼을 국내형 리브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클레이튼은 리브라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우선 목적이 다르다.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유통을 목적으로 리브라를 개발한 듯 보인다. 이에 따라, 리브라에서 도드라진 전략은 페이스북과 왓츠앱의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두 플랫폼 모두 26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클레이튼에서는 서비스 다양화가 주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콘텐트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출시 예정인 서비스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힌트체인(음식 리뷰시에 토큰 제공), 앙튜브(동영상 업로드 시에 토큰 제공), 피블(이미지 콘텐트 공유 SNS)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나 게임 분야에서도 클레이튼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클레이튼은 8개의 게임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인데, 이는 전체 서비스의 4분에 1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클레이스나이츠, 마블클래스, 액시 인피니티, 귀혼, 프린세스메이커, 크립토피싱, 히어로 오브 크립토월드, 크립토 스워드&매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참여 기업에서도 게임 콘텐츠가 많다. 넷마블, 위메이드, 카카오게임, 펍지, 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 개발사가 참여해 있다. 

그라운드X의 이러한 전략은 과거 카카오게임 출시 당시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카카오는 수익 창출 전략으로 게임 산업에 진출한 바 있다. 그라운드X 또한 클레이튼의 사업 추진 전략으로 게임 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그라운드X의 이러한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좀 더 직설적으로 게임 산업에 블록체인이 진출할 영역이 있을까?

 

게임 산업에서 블록체인의 활용 가치가 높을까? (그림출처: Pexels)
게임 산업에서 블록체인의 활용 가치가 높을까? (그림출처: Pexels)

 

게임 산업에서 블록체인이 활용되는 이유?

 

클레이튼의 게임 출시는 필자가 과거에 블록체인을 처음 공부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블록체인을 대학원 과정에서 처음으로 접했는데, 당시 기말 과제가 조별로 블록체인 사업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때는 하이퍼렛저라는 플랫폼도 존재하지 않았다. IBM은 블록체인 실효성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시도하는 시기였고, 국내 소수 블록체인 전문가도 블록체인 개념을 공부하는 시절이었다. 당시만 해도 “블록체인이 게임 산업에 진출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니, 게임 산업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이렇게 생각한 배경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친밀성’이다. 이는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요즘 출판 기업은 교육용 게임 콘텐트를 제작해서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아이가 교육을 재밌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게임은 재미를 제공해 사람에게 친밀성을 제공하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을 블록체인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일반인이 블록체인 게임을 통해 이러한 개념을 쉽게 배울 수 있다. 실제로, 클레이튼은 블록체인 대중화를 주요 목표로 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 대중화 전략으로 게임 콘텐츠에 집중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게임의 친밀성이란 장점 활용은 블록체인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다른 유망 기술에서도 게임과 연관지어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알파고다. 알파고는 바둑, 스타크래프트 등의 게임에 접목해 인공지능(AI) 발전을 알렸고, 이는 AI 시대를 열게 했다.

 

증강현실(AR)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살펴볼 수 있다. 포켓몬고는 많은 사람을 열광시켰는데, 덕분에 AR이 주목받았다. 5G 통신 혹은 클라우드 산업에서도 해당 유망 기술을 사용하면 저사양 기기에도 고화질 게임을 즐길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둘째는 ‘적용 용이성’이다. 필자가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관한 이유는 두 산업 모두 가상공간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오라클 문제가 없어 블록체인의 특성을 마구 펴칠 수 있다.

 

셋째는 ‘신뢰성’이다.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을 창시한 배경을 살펴보자. 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에 빠져 있는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개발사인 블리자드가 비탈릭의 게임 캐릭터를 일방적으로 삭제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를 계기로 비탈릭은 중앙 집권 시스템에 큰 회의감을 가졌는데, 그가 이더리움을 출시하게 된 배경이 됐다.

 

그의 목적은 탈 중앙화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중앙에서도 함부로 조작할 수 없는 시스템을 꿈꿨을 것이다. 다시 말해, 신뢰성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이 이더리움에 들어있다. 다시 말해, 게임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WoW와 같은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비탈릭의 목적 자체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홍콩 중문대학교는 ‘블록체인 게임 연구(Blockchain Games: A Survey)’ 논문을 통해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게임의 세 가지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규칙 투명성이다. 게임 규칙 투명성을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자산 소유권에도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다. 자산은 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되며 이는 그 주소를 가진 사용자의 것이다. 게임이 삭제되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마지막은 자산 재사용성이다. 게임 돈은 블록체인 플랫폼에 토큰으로 환전하여 저장될 수 있다. 이는 다른 게임에도 해당 돈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포켓몬고는 AR을 주목받게 했다 (그림출처: Max Pixel).
포켓몬고는 AR을 주목받게 했다 (그림출처: Max Pixel).

주객전도가 되서는 안 돼

 

게임 산업에 블록체인 적용했을 때의 이점을 살펴보았다. 블록체인과 게임 산업에 서로 이득을 줄 수 있다. 게임은 사용자에게 안전한 자산을 보증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일반인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주객전도가 돼서는 안 된다.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 이러한 목적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블록체인을 적용해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사용자는 방문하지 않는다. 무조건 게임의 목적인 재미를 우선해야 한다. 

이같은 경고를 하는 이유는 재미 없는 블록체인 게임, 블록체인만 앞세워 사용자에게 외면 받는 게임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소개한 홍콩 중문대학교의 논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라도 재미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 한 것보다 못하다. 포켓몬고 역시 재미있고 신기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AR은 게임의 일부 기능으로 동작했을 뿐이다. 결국, 블록체인 또한 게임의 일부 기능으로 활용돼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