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넘어 암호자산 봐야 커스터디 잠재력 보여"
"암호화폐 넘어 암호자산 봐야 커스터디 잠재력 보여"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7.0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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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일 아톰릭스랩 파트너 "실물 자산의 디지털화 이끄는 금융 인프라 될 것"

 

기관투자자들의 가세로 암호화폐를 보관 서비스(커스터디)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격전지 중 하나로 부상했다. 피델리티 같은 대형 자산관리 서비스 업체는 물론이고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도 커스터디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빗고 같은 지갑 전문 업체들도 커스터디 경쟁 레이스에 본격 가세했다.

커스터디(Custody)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기존 금융 시장에선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안전한 자산 보관뿐만 아니라 결제, 대여, 세금, 배당, 회계 등 자산 보유 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가 서비스를 포함한다. 금융산업의 경우 고객 자산을 위탁 운용하는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의무적으로 고객 자산을 제3의 커스터디 사업자에게 수탁해야 하며 커스터디 사업자는 정부로부터 허가를 취득해야 한다. 

암호화폐 커스터디의 역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로서 커스터디가 갖는 존재감도 커졌다.

하지만 한국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정부 차원에서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데다 미국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의 활동도 별로 없다보니 커스터디는 한국 블록체인 판에서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비즈니스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좀 달라지는 모습.

국내서도 커스터디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한 움직임이 몇몇 기업들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톰릭스랩도 이들 회사 중 하나. 아톰릭스랩은 최근 KB국민은행과 암호화폐를 포함해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고 하드웨어 지갑 회사인 아이오트러스트와는 다자간 보안 컴퓨팅(Secure MPC) 기술을 활용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아톰릭스랩, 디지털 자산 관리 기술 협력
양사는 앞으로 디지털 자산 보호 기술 및 스마트 컨트랙트 적용 방안에 대해 공동 연구하고 디지털 자산 관련 신규 사업도 발굴하게 된다. 아톰릭스랩 보유한 기술과 국민은행이 운영하는 내부통제 인프라 및 정보보호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아톰릭스랩-아이오트러스트, 차세대 하드웨어월렛 개발 추진
두 회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 하드웨어 월렛과는 다른 체계의 보안 장치를 개발, 다자간 보안 컴퓨팅의 보안성과 사용성을 크게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아톰릭스랩은 개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웨어 기반 커스터디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B2B와 B2C,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커스터디 비즈니스 모델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암호자산은 현재 있는 자산의 미래, 성장성 무궁무진

아톰릭스랩은 커스터디에 대해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서비스로만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암호화폐를 넘어 기존에 있던 자산이 암호자산화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커스터디의 판은 매우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배경일 아톰릭스랩 파트너

배경일 아톰릭스랩 파트너는 커스터디에 대해 "암호화폐를 넘어 곡물, 석유 등을 디지털 자산화 한 암호자산까지 아우르는 금융 인프라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기존 등기 제도와 맞물려 돌아가기까지 시간은 좀 걸릴 수 있겠지만, 암호자산이 가진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암호자산은 실제 세계와 별개가 아니라 현재 있는 자산의 미래인 만큼, 커스터디를 암호화폐 보관 서비스로만 보는 것은 그 역할을 크게 축소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천연자원이나 원자재, 곡물 등 현실 세계의 자산 중 많은 부분은 이미 거래가 가능하도록 증권화된 경우가 많다. 이들 자산을 암호자산화 한다고 해서 달라진 것을 체감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배경일 파트너는 "암호자산화는 증권화 되지 않은 자산 시장을 새로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증권화된 자산 시장의 비효율성과 투명성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 실물 재산을 담보로 활용하는 동산 담보 대출을 사례로 들었다.

예를 들면, 고등어 잡이 배 소유주는 잡은 고등어를 박스에 포장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고등어 박스를 보관하는 창고는 이를 기반으로 증권을 발행하는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프로세스는 투명성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증권을 조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산 담보 대출 시장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배경일 파트너의 생각이다. 배경일 파트너는 "블록체인에서 거래가 발생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다면 조작 가능성이나 투명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투명성 측면에서만 블록체인이 강점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자산을 분배하는 것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활용하면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배경일 파트너는 "스테이블 코인과 스마트 컨트랙트 활용하면 자본을 분배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금융 회사 입장에서 이 비용을 1~2%만 줄여도 엄청난 것이다"고 강조했다. 

커스터디 서비스는 암호화폐 및 암호자산 시장에서 금융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커스터디 서비스가 안전한 자산 보관 업무 뿐만 아니라 결제, 대여, 세금, 배당, 회계 등 자산 보유 시 발생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은행 역할 중 상당 부분이 커스터디 서비스에 녹아들어 있다. 

암호화폐를 넘어 암호자산 시장까지 활성화된다고 감안하면 기존 금융회사들로서도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먼 얘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먹을 떡이 커지면 기존 금융 강자들도 뛰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배경일 파트너는 "대형 은행이 증권예탁원이나 등기소 같은 인프라를 맡고 그 위에 스타트업이나 물류 회사들이 참여해 파이낸싱, 트레이딩 플랫폼 등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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