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블록체인은 프라이빗이란 등식에서 벗어나야"
"기업용 블록체인은 프라이빗이란 등식에서 벗어나야"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7.12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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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울퍼트 웹3스튜디오 리드 지적

기업용 환경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쓰는 장면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기업 시스템이라면 퍼블릭 보다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투입하는 것이 더 믿을만하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업용이라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는 공식은 정답이 아닐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 기업이자 액셀러레이터인 컨센시스 산하 웹3스튜디오의 존 울퍼트 리드도 프라이빗 퍼스트 중심의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전략에 대해 지속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쪽이다.

존 울퍼트 웹3스튜디오 리드.
존 울퍼트 웹3스튜디오 리드.

그는 최근 코인데스크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퍼블릭 블록체인은 기밀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운영에 적합하지 않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안전하다는 인식에 의문을 던졌다. 기업에서 퍼블릭 블록체인은 쓰기 어렵다는 논리는 잘못됐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안전하다는 인식 역시 위험하다는 것.

울퍼트 리드는 웹3스튜디오에 합류하기 전 IBM 블록체인 사업 부문에서 글로벌 제품담당 임원을 역임했고 IBM이 주도하는 오픈소스 기반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하이퍼렛저 공동 창업자로도 활동했다. 기업용 블록체인과 관련해 프라이빗과 퍼블릭을 넘나들며 경력을 쌓았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유기적 확장 역량 의문

그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합의 메커니즘 환경에서 데이터를 훼손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회사들이 저장된 기록을 변경할 공통 목표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데이터 침해 관점에서 보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안전하다는 인식은 더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참여 기업들은 다른 회사가 통제하는 똑같은 데이터를 많이 보호해야 하는데, 이것은 해커의 꿈"이라며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겉보기에만 안전한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선 네트워크 운영자간의 모든 거래나 합의 내용을 다 알 수 없다. 긴밀하게 연결된 파트너 사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감추고 싶은 것은 감출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하이퍼렛저 패브릭과 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은 허가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정보를 구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블록체인과 어울리는 방식의 디자인은 아니라는 게 울퍼트의 입장이다. 그는 "이같은 시도로 인해 결과적으로 복잡성이 크게 증가하는데, 복잡성은 보안의 적"이라고 강조했다.

울퍼트는 자동차 산업에서 부품 오류로 충돌 사고가 발생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충돌사고를 야기한 부품은 오작동을 일으킨 장비, A를 통해 제작됐다. A로 모두 50개의 부품을 제작됐는데, 이중 20개는 사고 차량을 생산한 완성차 업체로, 나머지는 또 다른 자동차사에 전달됐다. 사고 조사 담당자가 바로 기계 데이터에 접근해 부품과 관련된 정보를 보고, 불량 부품 50개가 설치된 차량을 추적할 수 있을까. 

울퍼트는 "부품 제조사들은 내부 자료를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거나 통제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두지는 않을 것이다. 한 완성차 업체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부품 업체에게 오픈해도 다른 완성차 업체는 그것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모든 사람들이 신뢰하는 제3자가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이렇게 많은 힘을 갖는 제3자가 하나 이상 생기면, 비호환적인 파편화가 일어나고 표준화를 파괴한다"고 덧붙였다.

 

퍼블릭 블록체인 통한 기밀 보호 잠재력 주목해야

바람직한 것은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규칙에 따라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비용부담이 커진다. 울퍼트는 "미들웨어에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고, 한 회사나 부서가 다른 회사나 부서에 연결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시스템 통합 업체들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쓰면 되는 것 아니냐고?

울퍼트는 어니스트앤영의 글로벌 블록체인 리더인 폴 브로디의 말을 인용,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쓰는 것은 실제 비즈니스에선 나쁜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기업간 컨소시엄 블록체인 관점의 접근할 경우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확장할 수 없다는 것.

울퍼트는 "브로디의 주장은 합리적이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수십년간 우리가 겪었던 사일로화 된 혼돈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대안으로 내세우는 것은 이더리움 메인넷을 바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비즈니스 통합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슬랙의 워크그룹이나 채널처럼 쉽게 만들고 결합하고 재결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니스트앤영 , 체인링크, 엔터프라이즈 이더리움 얼라이언스 산하 트러스티드 컴퓨트 워킹그룹 등이 이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어니스트앤영이 개발한 나이트폴(Nightfall) 프로젝트는 시스템 통합과 컴플라이언스를 위한 암호 증명을 위해 이더리움 메인넷을 사용한다"면서 "어느 회사가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어니스트앤영보다 프라이빗하고 기밀 정보를 관리하는 데 신중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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