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표권을 확보하라'...글로벌 블록체인 전쟁터 된 한국
'한국 상표권을 확보하라'...글로벌 블록체인 전쟁터 된 한국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7.23 0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 LIBRA, CALIBRA 한국 특허청에 상표출원
나이키, 텔레그램 등도 자사 암호화폐 상표출원 신청
페이스북이 발행하는 리브라의 구조  출처: 금융위원회
페이스북이 발행하는 리브라의 구조 출처: 금융위원회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한국 상표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국내 특허청에 리브라 상표등록을 신청한 가운데 텔레그램, 나이키 등도 국내에 암호화폐 관련 상표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까지 한국에서 암호화폐 사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3일 특허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김앤장을 통해 영문 상표 LIBRA(리브라)를 지난 12일 한국에 상표출원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을 위해 결성한 단체다. 이 단체는 LIBRA 상표를 암호화폐 지갑, 암호화폐용 소프트웨어, 금융거래 소프트웨어, 블록체인 플랫폼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제이엘브이(JLV)가 영문 CALIBRA(칼리브라)에 대해 암호화폐 지갑, 암호화폐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 활용하겠다며 한국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했다. 페이스북은 JLV를 만들어 리브라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CALIBRA는 리브라의 디지털 지갑의 이름이자, 지갑 개발회사의 명칭이기도 하다. 두 경우 모두 미국 본사가 한국 대리인을 통해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리브라 뿐 아니라 다른 해외 기업들이 암호화폐 관련 상표를 한국에 등록하고 있다.

나이키가 특허청에 신청한 CRYPTOKICKS 상표출원 정보  출처: 특허정보넷

나이키는 올해 4월 CRYPTOKICKS(크립토킥스)로 한국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했다. CRYPTOKICKS는 암호화폐 지갑,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신발 및 의류 관련 온라인 시장 운영업, 암호화폐 거래업, 금융거래업, 디지털통화 환전업, 지불처리업, 컴퓨터게임 제공업 등의 상표로 신청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나이키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나이키가 운동을 했을 때 코인으로 보상하거나 나이키 제품을 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텔레그램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법인을 통해 올해 5월 한국 특허청에 GRM(그램)으로 상표출원을 했다. 텔레그램은 GRM을 암호화폐, 전자이체업, 전자적으로 저장된 토큰 등의 상표로 사용한다고 신청했다. 일각에서는 텔레그램의 코인이 GRAM으로 알려졌는데 텔레그램이 한국에 신청한 것은 GRM이다.

이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 상표등록을 추진하는 것은 향후 한국에서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진행하거나 또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에서는 암호화폐 사업을 부정하고 무시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페이스북, 나이키, 텔레그램 등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 상표권 분쟁...명칭 사용 못할 수도

또 기업들은 사업, 서비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상표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상표권 확보가 늦거나 잘 안될 경우 분쟁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리브라로 상표등록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블록체인 업체 루카(LUKKA)는 과거 회사명으로 리브라 서비스를 사용했다. 2018년 11월 이 회사는 도형과 결합된 LIBRA 상표로 한국 특허청에 상표출원했다. 도형과 결합된 형태이기는 하지만 LIBRA 상표는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플랫폼 상표로 신청됐다.

또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한 개인이 한글 리브라 상표에 대해 2018년 6월 상표출원해 2019년 6월 등록에 성공했다. 한글 리브라 상표는 광고, 마케팅서비스, 인터넷 종합쇼핑몰, 홍보업 등의 상표로 등록됐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광고, 쇼핑 등 부문에서는 한글 리브라를 사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국 특허청에 자신들의 상표 우선권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이 원하는 대로 LIBRA 상표를 국내에서 등록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상표등록은 상표출원(신청), 공고, 등록으로 진행된다. 특허청에서 상표출원 후 심사를 통해 반려하기도 한다. 등록할 수 있다고 결정한 경우 공고가 되는데 이 때 이의가 제기될 수도 있다. 최종 등록까지 1~2년이 소요된다.

 

출처: 특허정보넷
텔레그램이 특허청에 신청한 GRM 상표출원 정보  출처: 특허정보넷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도 상표등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브랜드, 서비스명 등을 발표하기 전에 미리 신청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삼성 크립토 월렛 등으로 상표출원을 했다. 또 LG전자 역시 지난 7월 2일 한국 특허청에 영어상표로 ‘ThinQ Wallet’에 대해 상표등록을 출원했다. 두 회사 모두 공식 발표 전에 국내외 상표출원을 했다.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회사 사칭이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표권 확보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UPBIT)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지난 6월 45개 분야를 대상으로 'UPBIT' 브랜드에 대한 상표출원을 신청했다. 다른 업체나 개인이 UPBIT라는 브랜드를 다른 서비스나 상품에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행보다.

앞으로 블록체인 업계에서 상표권 확보와 분쟁, 경쟁 등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