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수...정부 방치 속 개ㆍ폐업 반복
아무도 모르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수...정부 방치 속 개ㆍ폐업 반복
  • 정유림 기자
  • 승인 2019.08.01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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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FIUㆍ과기정통부ㆍKISA 모두 몰라
신고제 도입 전까지 거래소 현항 파악 어려워
특금법 등 관련 법 개정안 통과 여부도 미지수

사기ㆍ해킹 등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 현황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신고, 등록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언제 통과될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1일 더비체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각각 파악하고 있는 거래소 현황을 요청한 결과, 3개 기관 모두 암호화폐 거래소 수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 FIU는 암호화폐 규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과기정통부는 블록체인 진흥 주관 부처이고, KISA는 암호화폐 거래소 보안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위 FIU는 정보공개청구 답변에서 “우리 원에서는 공식적으로 가상통화 거래소의 숫자 등 현황에 대해서 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FIU 관계자는 “거래소들로부터 공식적으로 등록을 받았으면 정확한 숫자 파악이 가능했겠지만 현재는 FIU에서도 따로 통계를 내지는 않고 있어 관련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는 각각 “가상통화(암호화폐) 취급업소(거래소) 보안점검은 해당 업소의 자발적 동의를 받아 진행하는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향후 점검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며, 또한 거래소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어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매년 거래소를 대상으로 보안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보안점검 전에 해외사이트 등을 토대로 거래가 활성화돼 있는 거래소들을 선별한 다음, 거래소들에 자율적으로 신청을 받아 점검을 실시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KISA 관계자는 “보안점검은 거래소를 대상으로 보안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보안과 관련한 문제기 때문에 KISA에서 점검 전 파악한 거래소 수는 비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와 KISA의 답변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두 기관도 자발적으로 거래소들의 신청을 받아 정보를 파악하고 있을 뿐 전체적인 거래소 수는 파악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개업과 폐업이 수시로 이뤄지는 거래소들의 특성 탓이 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영업 중인 거래소들과 설립을 앞둔 거래소들을 합하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수는 대략 150에서 200개 사이로 추정된다. 여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규모가 작은 곳들도 있고 거래소가 개업, 폐업하는 속도도 매우 빠르기 때문에 현황이 파악이 쉽지 않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렇게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된 부작용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을 당해 국내에서만 매년 수백 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탈취당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레일이 해킹을 당해 40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가 유출됐다. 빗썸 지난해 역시 19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당했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를 개설한 후 자금을 모으고 폐업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23일 법무부가 내놓은 암호화폐 관련 범죄 집중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2년 간 암호화폐 관련 범죄로 인한 피해규모는 약 2조6985억 원이다. 여기에는 투자를 빙자한 사기, 다단계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 관련 범죄도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련 법규가 마련되면 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FIU는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관련 새 지침을 발표한 후 거래소 신고 및 등록과 관련한 업무를 맡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FATF 지침을 반영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하지만 특금법 개정안 논의는 최근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올해 안에 통과가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개정안 논의가 사실상 진전이 없는 상태"라면서 "심의를 위한 국회 정무회의 소집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제쯤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여전히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유림 기자 2yclev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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