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만 갖추면 거래소에 가상 실명 계좌 발급해야"
"자격만 갖추면 거래소에 가상 실명 계좌 발급해야"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8.07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일 김병욱 의원 주최 특금법 개정안 방향 논의
6일 국회에선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 주최로 '가상 자산 거래 투명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inancial Action Task Force: FATF)가 6월 암호화폐 거래 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글로벌 권고안을 내놓음에 따라 각국 정부의 행보가 빨라졌다. 암호화폐 거래 관련 규제 마련에 소극적이었던 한국 정부도 글로벌 가이드라인인 FATF 새 지침에 맞춰 국내 법제도를 정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제윤경, 전재수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암호화폐거래 부분까지 담아 발의한 4건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중 김병욱 의원이 3월 발의한 개정안을 설명하는 '가상 자산 거래 투명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가 6일 열렸다.

 

"거래소간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정안 구체화 필요"

이날 공청회에는 김병욱 의원 외에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이태훈 기획행정실장과 블록체인법학회 한서희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이성미 자금세탁방지센터장,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 등이 패널로 참석 가운데, FATF 새 지침과 특금법 개정안에 맞춰 암호화폐 거래소를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현재 발의돼 있는 특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암호화폐거래소들은 영업을 하기 위해선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이중 김병욱 의원의 개정안은 신고 조건으로 가상 실명 계좌와 정보보호 관리 체계 인증을 요구하고 있고, 김수민 의원법은 가상 실명 계좌가 없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가상 실명 계좌를 이용할 수 있는 거래소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4곳 뿐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기준은 사실상 거래소에 대한 차별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이 부분이 도마위에 올랐다.

한서희 변호사는 "FATF 지침의 등장으로 암호화폐거래소 신고제 도입은 명확해졌다. 그런만큼 신고 요건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상 실명 계좌는 4대 거래소만 이용할 수 있고, 중소형 거래소의 경우 은행으로부터 가상 실명 계좌를 받기가 어렵다보니 벌집 계좌로 서비스를 운영해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실명 가상 계좌를 신고 요건으로 할 경우 차별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한 변호사 설명이다. 그는 "신고 요건으로 가상 실명 계좌를 요구하고 있지만 가상 실명 계좌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빠져 있다. 가상 실명 계좌 발급은 은행의 영역이지만 명확하게 부여하지 않으면 개정안은 일부 거래소에만 특혜가 될 수 있다"면서 "개정안은 신고 요건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 요건을 충족하면 의무적으로 실명 계좌를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욱 FIU 실장은 특금법 개정안에 대해 "간접 규제에서 직접 규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개정안 통과전에도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정재욱 변호사는 "현재 4대 거래소를 제외한 거래소들은 가상 계좌를 발급받지 못해 법인 계좌를 여러명이 쓴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가 들어가는 순간, 계좌가 묶여 버린다. 이 경우 이용자 자산이 모두 묶일 수 있다"면서 "법제화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자 보호일 것인 만큼, 이용자 보호를 위한 보험 가입 등을 개정안 통과전에 선행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빗썸의 이성미 자금세탁방지센터장은 "일본, 미국, 영국은 FATF 지침이 나온 이후 정부 차원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에 거래소가 많은 것은 규제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개정안이 시장의 건전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