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될듯 안되는 까닭은?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될듯 안되는 까닭은?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8.30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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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SW 배포 모델 바꿀 잠재력 크지만 ROI 분석 어려워
상호 운용성 확보 및 규제 불확실성도 걸림돌
파트너들과의 효과적인 협업도 풀어야할 숙제

퍼블릭 블록체인과 마찬가지로 기업용 시장에서 킬러앱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일부 영역에선 파일럿과 개념 검증(PoC)을 넘어 실전에 투입되는 프로젝트들도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블록체인 투자의 타당성을 확보하기가 아직은 만만치 않다는 얘기가 쏟아진다. 상호 운용성, 대역폭, 규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컴퓨터월드가 시장조사 업체 IDC의  제임스 웨스터 연구이사와 스테이시 수후(soohoo) 연구매니저가 진행한 웹세미나를 인용해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을 둘러싼 불확실성, 특히 규제 및 거버넌스와 관련한 이슈들을 정리했다.

웨스터는 "블록체인의 파괴적인 잠재력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배포 방식을 완전히 바꾼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예상된다"면서 "블록체인은 발전하고 있는데 어떻게 발전할 지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모르는게 많다"고 말했다. 수후는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배포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함에 따라 당초의 시도가 깊은 생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엔터프라이즈 SW 유통 흔들 잠재력 있지만...

IDC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고객의 구매와 기업의 데이터 추적 및 교환 방식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 비즈니스 파트너들 사이에서 소프트웨어가 배포되는 방식도 뒤흔들 수 있다.

현재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은 라이선스 또는 서비스 모델까지 제공한다. 이는 각각의 회사들이 데이터베이스가 제공하는 기능들을 실행하고 데이터베이스 위에서 소프트웨어를 소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은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올리고 조작하고 바꾸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웨스터는 파트너 사이면서, 각기 다른 ERP를 쓰는 기업 A와 B를 예로 들었다. A가 자사 제품을 파트너사인 B로 보냈다고 하자. A와 다른 ERP 시스템을 운영 중인 B는 A에서 받은 제품 데이터를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웨스터는 "A와 B는 같은 데이터를 다른 데이터베이스에 두고 있는 데 실제로는 같은 업체가 공급한 ERP솔루션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두 회사는 각자의 시스템을 사용해 같은 데이터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매우 비효율적일 뿐더러 이미 수없이 검증한 정보들을 입력하고 검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을 적용할 경우 이같은 프로세스가 달라질 수 있다.  웨스터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두 회사와 가치 체인 상의 모든 멤버들이 자신들의 블록체인 서버 노드를 업데이트하면 기업들은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시스템을 보는 매우 다른 방식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각의 트랜잭션이나 상태 변화는 각 노드에 자동으로 복제된다. 로딩이나 데이터 교환 과정에서 ERP 솔루션의 많은 기능이 불필요해진다"고 지적하며 "필요한 것은 블록체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볼 수 있는 브라우저 같은 애플리케이션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고나 외상 미지급 또는 미수금을 추적하는 다른 많은 기업용 소프트웨어들도 같은 이슈를 갖고 있다"면서 "블록체인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의 딜리버리 모델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 만큼 효과 거두려면 갈길 멀어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선 블록체인을 적용을 시도하는 기업에게 걸림돌들이 수두룩하다.

수후는 기업들은 우선 규제 우려, 다른 조직은 물론 내부 시스템과의 상호 운용성 확보하는 이슈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다. 블록체인으로 언제쯤 혜택을 볼 수 있을지도 구체화하기 어렵다. 그는 "프로젝트에 대해 철저하게 생각했더라도 적절한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찾고 블록체인이 기존 시스템들과 유연하게 통합된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기업들이 이제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 맞물려 돌아가도록 고안된 미들웨어가 아니다. 하지만 ERP 시스템에서 분산 원장으로 데이터 흐름을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들은 이미 나와 있다.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나 GS1 같은 데이터 공유 표준이 레거시 시스템들과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는 데 사용돼 왔다고 컴퓨터월드는 전했다. 월마트 등 대형 유통 회사들이 식품 유통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사용하는 IBM푸드(Food) 공급망의 경우 GS1 표준을 통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간 데이터 파악과 전송을 자동화한다.

 

그럼에도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다. 공급망 블록체인의 경우 네트워크를 어떻게 돌리고 분산 원장의 혜택과 비용을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어떻게 분배할지가 뜨거운 감자다.

컨설팅 기업 SPR의 케빈 맥마흔 이머징 테크놀로지 담당 디렉터는 "블록체인을 어떻게 구현하는 지와 상관없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출시하는 데 따른 비용과 품의 대부분은 파트너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비즈니스 합의 및 거버넌스 룰에 대해 의견 일치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버넌스 모델을 구성하고 노력, 시간 및 에너지를 투입해 컨소시엄을 구축하며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하는 것은 우리 고객들에게는 항상 놀라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수후도 "사람들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고 거들었다.

블록체인과 관련해 투자 대비 효과(ROI)를 찾는 것 또한 걸림돌로 꼽힌다. 블록체인은 확실한 가치를 전달하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만큼, 명확한 효과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같은 속성은 기업 실무자들이 경영진들에게 지갑을 열어달라고 설득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부상했다. 

웨스터는 "기업들은 통상 기술 투자를 검토하고 효율성 개선 및 잠재 매출을 계산하는 데 이는 간단한 계산"이라며 "네트워크의 참가자까지 투자를 확대하면 비용과 참가자들에게 발생하는 혜택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은 본질적으로 멤버와 확장을 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지만 기회의 크기를 그전에 적당히 조정할 수 없는 것도 성과를 내기 어려운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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