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라져도 이용자만 있으면 영원한 게임 만든다"
"회사 사라져도 이용자만 있으면 영원한 게임 만든다"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9.0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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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준 대표 "사용자가 주도하는 게임 환경 확산 목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차별화 포인트를 내걸고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게임하면 토큰을 주는 곳부터 게임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을 사용자가 갖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을 '다름의 명분'으로 내건 회사들도 있다. e스포츠 개념을 적용한 모델도 등장했다.

플라네타리움은 게임 개발사가 아닌 사용자가 주도하는 게임 환경 확산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사용자가 모딩(Modding: 게이머가 게임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쉽게 할 수 있고, 수정을 통해 새로운 게임을 직접 운영하는 것도 지원한다는 목표다. 

서기준 플라네타리움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은 토큰 제공과 아이템 소유를 넘어설 필요가 있다"면서 "사용자 중심의 게임 환경을 구현해 기존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판을 짜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플라네타리움 서기준 대표와 남유정 COO
플라네타리움 서기준 대표와 남유정 COO

모딩은 블록체인이 아닌 기존 IT환경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는 이미 블록체인 없이도 여러 버전의 환경을 구현했고 베스트셀러 게임 반열에도 올라섰다. 그런만큼 "왜 블록체인이어야 하느냐?"고 묻지 않을 수 있다.

서기준 대표는 "마인크래프트도 사용자들에게 자유가 많이 주어진 게임이지만, 그 이상의 길이 필요하다"면서 사용자 중심적인 게임 환경 구현에 블록체인이 매력적인 플랫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주도하는 게임 환경엔 블록체인을 투입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은 초창기 한 서버에서 여러 명이 게임을 한다는 것을 내세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은 게이머가 참여할 수 있는 폭이 제한적이다.

좋아하는 게임이라도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사용자가 이걸 바꾸기는 어렵다. 서기준 대표는 "애착이 있는 게이머들이 단순한 사용자에 머물지 않고 게임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 플라네타리움의 목표"라며 "게임 회사가 없어져도 사용자들의 참여 속에 게임은 계속 운영되는 시나리오를 현실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플라네타리움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메인넷 '립플래닛'을 통해 개발자들이 서버를 구축할 필요 없이 게이머 PC들을 노드로 활용하는P2P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플라네타리움 메인넷은 작업증명(PoW) 합의 메커니즘에 기반하며, 씨샵과 닷넷 프로그래밍 언어 기반 라이브러리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유명 게임엔진인 유니티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게임 개발자들이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로 제공되지만 게임 회사가 원할 경우 플랫폼을 수정할 수 있는 엔진도 이용할 수 있다.

개발자 관점에서 이같은 인프라는 서버를 직접 구축할 필요가 없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플라네타리움 측의 설명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존 게임과는 다른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플라네타리움 남유정 COO는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프로젝트들을 운영하면서 토큰 이코노미 등의 모델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P2P는 서버와 클라이언트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닌 만큼, 익숙해지면 기존보다 게임 개발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스마트 컨트랙트를 안 써도 되기 때문에, 기존 게임 개발자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사용자 측면에서 보면 립플래닛 기반 게임은 게이머가 플레이를 하는 한 게임이 반영구적으로 돌아가는 인프라로서의 잠재력이 있다.

게임 개발사가 코인을 발행했을 경우 사용자는 노드 운영과 참여에 따른 보상으로 코인을 받을 수도 있다. 남유정 COO는 "사용자 입장에서 립플래닛 기반 게임은 기존 게임과 유사한 느낌일 것이다"면서 "인프라가 P2P인 만큼, 게임 회사가 사라져도 이 게임이 사용자들의 참여에 기반하고 있다면 지속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분산 인프라인 P2P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서버 기반 클라우드 컴퓨팅 대비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기준 대표는 "지금은 성능으로 AWS와 경쟁할 생각은 없다. 성능은 조금씩 개선되어 갈 것이다. 모바일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도 PC게임 하던 사람들인 레이턴시(지연) 등을 우려했고, 이게 풀리는데 4년 정도 걸렸다"면서 "성능 보다는 게이머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실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느냐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의 키워드는 '참여'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나인 크로니클 게임 화면.
나인크로니클 게임 화면.

플라네타리움은 립플래닛 생태계 확산을 위해 블록체인 RPG인 ‘나인 크로니클(Nine Chronicles)도 직접 개발해 올해 안에 선보인다. 나인 크로니클은 다른 개발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레퍼런스 게임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나인 크로니클’은 2D 횡스크롤 RPG 장르로, 고해상도 일러스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 그래픽이 시각적 만족감을 전달한다.  원하는 스킬을 부여한 다양한 장비를 제작할 수 있어 유저만의 전략적인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서기준 플라네타리움 대표는 “올 하반기 게임 사전 등록과 CBT를 진행한 후 글로벌 런칭할 계획"이라며 “블록체인을 몰라도 쉽게 게임을 시작하고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인크로니클은 오픈소스로 제공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패치에 참여할 수 있고, 원하면 나인크로니클에 새로운 가치를 추가해 별도의 게임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서기준 대표는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캐시가 갈라져 나온 것은 게임에선 좋은 개념이라고 본다"면서 "커뮤니티가 분리돼 경쟁 구도로 가는 것은 전체 생태계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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