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자들도 금융회사들처럼 규제해야 한다고?
비트코인 채굴자들도 금융회사들처럼 규제해야 한다고?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09.09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트메인은 비트코인 ASIC 설계, 채굴기 생산, 채굴 클라우드 서비스 등 비트코인 채굴 공급 체인의 여러 단계에서 수익을 낸다.
암호화폐 채굴자들도 금융 회사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암호화폐거래소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채굴자(Miner)들도 금융 기관으로 보고, 금융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지금은 비현실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적어도 미국에선 그렇다.

최근 한 업계 관계자가 미국 의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부가 은행비밀보호법(Bank Secrecy Act: BSA)을 암호화폐 기업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MIT테크놀리지리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의 불법금융 전문컨설팅 기업인 FIN(Financial Integrity Network)의 데이비드 머레이 부사장은 상원 소위원회에 출석, "암호화폐는 빠르고 취소할 수 없으며 익명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어 불법 금융에 취약하다"며 "불법 거래자의 암호화폐 사용을 막기 위해 정부가 BSA의 규제를 받는 금융기관의 정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SA는 제정된지 20여 년된 법으로 미국 금융기관들이 자금세탁을 추적하는 법 집행기관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은 5000달러 이상이거나 의심 거래자들의 정보를 수집, 미국 재무부에 제출하게 돼 있다.

이같은 규정을 암호화폐 분야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머레이 부사장의 주장이다.

그동안 BSA 규제 아래 불법 금융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들은 통상 은행과 다른 금융 중개업체에 집중됐다. 이를 암호화폐로 확장할 경우 어디까지가 규제 대상이어야 할까? 암호화폐거래소나 암호화폐 위탁관리(커스터디) 회사들은 이미 BSA 규제 아래 들어간 상황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머레이가 BSA 우산 아래 들어와야 한다고 주장한 업종엔 암호화폐거래 검증자(validators)들도 포함됐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들은 거래를 검증하는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노드들의 네트워크, 채굴자에 기반하고 있다. 채굴자들은 이같은 활동에 대해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는다. 머레이는 이들 채굴자들도 통화 서비스 회사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고 미국 의회에 제안한 것이다.

그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암호화폐 업계에선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는 지적이 많다.

코인센터의 피터 반 발켄버그 연구이사는 "채굴자의 규제하는 것은 적어도 미국에선 채굴자들을 생존할 수 없게 할 뿐더러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익명성을 고려하면 모든 채굴자들을 확인하고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어려운 일이고 결국 채굴자들은 미국을 떠나 규제가 덜한 다른 나라들로 옮길 수 있다는 것.

발켄버그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은행처럼 고객들을 기록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진정한 고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채굴자들은 누가 거래를 블록체인에 요구했는지 알 수 없다. 그들은 그저 보상을 바라고 프로토콜을 돌릴 뿐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채굴자 대신 암호화폐거래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암호화폐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개별 사용자들을 상대로 BSA를 적용하려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