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잘 날 없는 리브라...이번엔 어소시에이션 독립성 논란
바람잘 날 없는 리브라...이번엔 어소시에이션 독립성 논란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10.08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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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 회원사 중 15개가 페이스북과 직간접적 인연 공유"
이해관계 공유로 인한 독립성 훼손 가능성 의문 제기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28개 초기 설립 회원사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초기 설립 회원사들. 당초 28개였다가 최근 페이팔이 이탈하면서 27개가 회원사로 올라와 있다.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에 대한 견제구가 각국 정부로부터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리브라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는 별도 기구인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가 나왔다. 

페이스북은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을 통해 리브라가 독립적으로 관리될 거라 하지만,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페이스북과 직간접적인 연결고리를 갖는 다수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어, 서로가 이해관계를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를 공개하면서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통제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리브라와 관련한 주요 의사 결정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참여하는 회원사들의 투표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이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현재 27개 후원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리브라 공개 시점에는 1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페이스북은 내다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서 다른 회원사들과 마찬가지로 1표밖에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리브라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왔다.페이스북에서 리브라 개발을 주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 부사장도 지난 7월 상원 금융 위원회에 출석해 "특정 조직이 리브라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독립적인 회원제 기반 조직으로 페이스북이 조직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주장대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겉에서 보면 여러 기업들의 의사 결정권을 나눠갖는 분산된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페이스북과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회사들이 대거 포진해,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은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IT미디어인 와이어드가 27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설립 멤버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5개가 페이스북과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페이스북 임원 출신이 있거나 페이스북 이사회 멤버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거나 투자사가 같은 회사들이 15개라는 설명이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참여하는 벤처투자회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는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중 하나였고 이 회사 공동 창업자인 마크 안드레센은 페이스북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안드레센 호로위츠는 페이스북 외에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참여하는 다른 4개 회사의 투자사이기도 하다.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이자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피터 틸 역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참여하는 2개 회사에 투자했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회원사인 브레이크스루 이니셔티브와 인연을 맺고 있다. 우주 생명체 탐구를 목적으로 하는 이 연구재단은 저커버그와 유리 밀러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 재단에 출자한 러시아 출신 벤처 투자가인 유리 밀너는 DST글로벌을 이끌고 있으며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DST글로벌은 페이스북 외에 다른 4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회원사에도 투자했다. 또 DST글로벌 일부 지분은 페이유를 소유한 나스퍼스가 갖고 있고, 페이유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유리 밀너와 브레이크스루 대변인은 리브라에 대한 이해관계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브레이크스루는 기초 과학 분야에서 현재와 미래 자선 사업을 지원하는 투자 수단이라는 선에서 언급을 마쳤다.

안드레센 호로위츠도 이해관계의 충돌을 어떻게 관리할 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피터 틸이 이끄는 파운더스펀드 대변인은 리브라 어소시에이션과는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참여하는 다수 회사들이 페이스북과 많이 연결돼 있다는 것은 잠재적으로 이해관계의 충돌 가능성, 그리고 리브라를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페이스북의 주장에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고 와이어드는 지적한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브리스톨대학 경영학과 교수인 다이엘 티스처는 "리브라는 단체라기 보다는 생각이 비슷하고 권력과 이익에 관심이 있는 상호 연결된 엘리트들이 운영하는 클럽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하버드대학 버크만센터의 프리마베라 데 필리피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특정 회사가 리브라 시스템의 경영에 책임을 지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공모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다양한 회원사들은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조율된 방식으로 행동할 유혹을 받기 쉽다"고 지적했다.

리브라의 현재 구조는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 참여하는 회사들만 거래를 검증할 수 있는 퍼미션드(permissioned: 허가형) 방식이다. 페이스북은 향후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 무허가형)으로 옮길 것이라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여기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와이어드는 전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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