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도 윤리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도 윤리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10.11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핵 등 기술이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들 분야에선 기술의 윤리(ethics)가 중량감 있는 키워드로 통한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경우 아직 윤리를 말하는 이들은 많지 않지만 이제 블록체인 생태계도 윤리적인 측면을 고민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최근 MIT 디지털 커런시 이니셔티브 주최의 크립토 경제 시스템 서밋에서 나온 블록체인 윤리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실었다. MIT 디지털 커런시 이니셔티브의 라이스 린드마크는 '어떻게 하면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란 화두를 던지며 "블록체인에서 윤리가 하위 분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틈새에서만 관심을 받는 기술이다. 암호화폐는 기존 글로벌 투자 시장과 비교하면 규모가 매우 작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다.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는 투기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바뀔 수 있다. 글로벌 자산관리 회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나,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인 ICE 같은 대형 금융사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을 끌어안기 시작했고 페이스북은 독자적으로 글로벌 디지털 화폐를 내놓고 싶어한다. 중앙은행들도 조만간 디지털 화폐 판에 뛰어들 수 있다.

그런만큼 다른 기술들처럼 블록체인 윤리도 이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피고 잠재적인 결과는 어떨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게 린드마크의 설명이다.

그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DAO) 등 몇 가지 상황을 예로 들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의 DAO를 예로 들며 "뭔가 잘못됐을 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비트코인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공유되는 소프트웨어 규정은 어떤 행동들이 허가될지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인가? 한 사용자가 룰을 깨지 않고 프로토콜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한다면 이것은 비윤리적인 것인가?" 등의 생각해 볼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어 "페이스북이 제안하는 글로벌 디지털 화폐가 돈의 속성을 바꿀 것인지, 정치와 권력의 역학 관계를 어떻게 바꿀지" 물으며 윤리와 블록체인을 묶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칼리지 더블린대학의 큐인 듀퐁 교수는 같은 행사에서 "바이오나 나노 기술처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도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종류의 윤리적인 리스크를 던지고 있다"면서 "블록체인 분야는 윤리적인 연구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표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안 취약점을 조사하고 공개하는 등의 암호화폐 네트워크 연구는 다른 사람들의 돈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만큼, 저마다 따로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전통적인 컴퓨터 보안 연구도 유사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에서 이같은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단지, 소셜 네트워크나 다른 시스템에 침투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 어떻게 침입하는지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