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디지털 화폐 주도 막으려면 리브라가 꼭 있어야 한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 주도 막으려면 리브라가 꼭 있어야 한다"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10.24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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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하원 청문회서 리브라 필요성 강조
규제 당국 승인 없이 출시 안하겠다는 당초 입장도 확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리브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이 몇달 안에 디지털 화폐를 내놓을 것이다. 이것은 중국 정부가 전 세계에서 경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이 우선 경쟁자다. 중국은 디지털 화폐를 만들어 세계로 뿌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주도로 개발 중인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에 대해 금융 서비스 혁신과 함께 중국이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리스크 관점에서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 서비스 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전날 사전 발언에서처럼 리브라를 허가해 주지 않으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프레임으로 의원들을 설득하려 시도했다. 우려가 있다고 해도 리브라에 대해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중국이 이 분야에서 우위를 잡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회사들이 주요 경쟁자들이 될 것이다. 이들은 암호화폐를 개발해 전 세계로 수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암호화폐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면, 재재 및  금융시스템을 통해 지정학적으로 영향을 행사하는 미국의 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포춘에 따르면 그의 주장은 일부 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다른 의원들은 페이스북 리브라에 대해 미국 달러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저커버그 CEO는  수십억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리브라의 목표를 옹호하며, 일부 의원들의 보류 요구에도 의회가 좀더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때까지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규제 당국 승인 없이는 전 세계 어디에도 리브라를 내놓지는 않겠지만 준비 작업은 일단 계속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페이스북은 6월 리브라 백서를 공개한 이후 글로벌 온오프라인 환경에서 지금보다 편리한 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강조해 왔다.

저커버그는 이번 청문회에서 리브라의 비전을 강조하면서도 목표를 이루는데 리스크가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그는 "리브라가 돌아갈 수 있을지 현재로선 잘 모르겠다. 미국 규제 당국이 승인하지 않으면 전세계 어디서든 리브라를 선보이는데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리브라 계획을 공개한 이후  미국 의회와 규제 당국은 금융 안정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유럽연합 관리자들은 리브라 출시를 막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판적인 분위기는 이번 청문회에도 계속 이어졌다. 많은 민주당과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리브라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혁신을 시도하기 위한 페이스북의 행보를 칭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하원 금융 서비스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의 맥신 워터스 의원은 "페이스북의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봤는데,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기전에, 많은 기존의 결함과 실패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이것은 모두에게 혜택일 수도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페이스북과 리브라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도 "역사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준게 있다면, 그것은 미국의 혁신 측면에 있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청문회에선 페이스북 자체의 신뢰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들도 제기됐다. 공화당의 나디아 벨라즈퀘즈 의원은 페이스북이 왓츠앱 인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유럽 연합에 벌금을 낸 것을 지적하며 저커버그를 상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느냐?"는 공세적인 질문을 던졌다. 저커버그는 발라즈퀘즈 의원의 묘사엔 동의하지 않지만, 페이스북이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발레즈퀘즈 의원의 공세는 계속됐다. 그는 저커버그에게  의회가 새로운 규제 프레임워크를 내놓을때까지 기다릴수 있는지 물었고 이에 대해 저커버그는 "의회는 이미 페이스북과 협력하고 있는 규제 당국의 관리감독하고 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규제 당국이 어디인지는 확실치 않다. 캐롤린 말로니 공화당 의원은 저커버그에게 페이스북이 연방예금보험공사(the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나 연방주택금융청(FHFA: Federal Housing Finance Agency) 같은 기관들의 승인을 받을 것인지 물었고 저커버그는 "우리가 하는 일에 관할권을 갖고 있는 모든 규제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 이들 기관들의 승인을 얻을 것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와 관련해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을 통해 여러 기업들이 공동으로 관리할 것임을 강조해 왔다. 페이스북도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멤버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6월 페이스북이 리브라 백서를 공개할 당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 초기 멤버로 페이스북을 포함해 28개 회사가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비자,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금융 결제 관련 7개 회사가 중간에 발을 빼면서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에는 현재 21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앤 와그너 공화당 의원은 미국 대형 금융 회사들이 왜 이탈했는지 물었는데, 저커버그는 "리브라는 위험한 프로젝트다. 많은 감시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와그너 의원은 "그렇다. 리브라는 위험한 프로젝트다"라고 꼬집었다.

저커버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리브라를 통화 바스켓이 아니라 법정 화폐인 달러와 일대일로 고정시키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에 고정하는 방식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스티브 스티버스 의원은 저커버그에게 통화 계획을 포기할 것을 촉구하며 "통화 바스켓보다는 디지털 달러로 디자인하면, 자급세탁방지법을 따르기가 쉬울 것이다"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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