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여정 앞둔 '이더리움 2.0'...관전 포인트는?
머나먼 여정 앞둔 '이더리움 2.0'...관전 포인트는?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10.29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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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1.0과의 공존 방식 놓고 다양한 의견 제기
샤딩 도입에 따른 디앱 개발 패러다임 변화도 관심집중
비탈릭 부테린이 최근 열린 디코노미2019 행사에서 이더리움2.0을 통해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세계 랭킹 2위 암호화폐이자 글로벌 넘버원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인 이더리움이 내년 초를 시작으로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기반으로의 전환이라는 역대급 변신을 시도한다. 이더리움 2.0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보안과 탈중앙성을 유지하면서도 확장성을 강화해 블록체인을 보다 대중적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글로벌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더리움 진영의 전략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공개될 페이즈(Phase) 제로에서 이더리움 2.0은 거래 검증 방식이 PoW에서 PoS로 바뀐다. PoS는 비트코인 같은 PoW 기반 블록체인보다 확장성이 높고 과도한 에너지를 쓴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변화의 규모를 봤을 때 이더리움 1.0에서 2.0으로의 전환은 하루 아침에 뚝딱 이뤄지는 성격의 일이 아니다. 전환 프로젝트는 몇 년에 걸쳐 여러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역대급 변신인 만큼, 이더리움 2.0은 구체적인 방향과 내용을 둘러싼 쟁점이 많고, 불확실성 또한 큰 것이 사실이다. 불안감을 느낀 몇몇 이더리움 기반 프로젝트들이 딴 살림을 차리겠다고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가운데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최근 몇 차례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이더리움 2.0을 둘러싼 이슈들에 대한 생각을 쏟아내 눈길을 끈다. 

코인데스크는 부테린의 블로그와 다른 이더리움 개발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이더리움2.0에 대한 관전포인트를 정리했다. 이더리움1.0과 2.0간의 공존, 샤딩기술 도입 이후 디앱 개발의 변화 등이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이더리움1.0과 2.0의 공존 기간이 성공 가른다

 

내년 초 이더리움2.0이 나온다고 해서, 지금의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니다. 두 네트워크가 완전히 합쳐지기까지는 몇 년이 소요될 것이란 게 이더리움 진영의 입장이다. 

그런 만큼, 당분간은 현재 버전인 이더리움1.0과 이더리움2.0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1.0과 2.0은 같은 이더리움이지만 실제로는 별개의 블록체인에 가깝다. 두 버전의 이더리움 사이에서 토큰 전송이 가능할지 여부도 현재로선 확정되지 않았다. 이더리움 1.0과 2.0을 이어주는 다리(브릿지)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게 일부 이더리움 개발자들의 판단이다.

이더리움 2.0 개발자로 프라이스매틱랩스의 팀 리더인 프레스톤 밴 룬은 "이더리움 1.0과 2.0 사이에 양방향 브릿지를 만드는 일은 두 체인 모두에게 보안 리스크를 안겨준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기반 기업인 컨센시스의 블록체인 프로토콜 엔지니어인 벤 에드깅스톤도 "이더리움 2.0은 출시 후 처음 몇달 동안은 제한된 거래 검증인(validators)들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1.0보다는 보안 수준이 낮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잠재적인 공격 요인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누군가 이더리움 2.0에 공격을 시도한 뒤, 이더리움 1.0에 가짜 이더리움을 진짜인 것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두 체인간 연결에 대한 현실적인 논의는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부테린도 최근 블로그 포스팅에서 브릿지와 관련해 가능할 만한 2가지 방식을 제안했다. 

 

 

그의 제안은 모두 이더리움 2.0 쪽에 문제가 생기면 이더리움 1.0에서 긴급 개선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부테린은 인간이 개입해 이더리움 1.0에서의 토큰 전송을 뒤집는 '투표 기간(voting periods)'을 제안했다. 부테린 외에 대니 라이언 같은 이더리움 2.0 개발자도 이와 유사한 솔루션을 이더리움 1.0과 2.0을 안전하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제안했다고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내년 1분기 공개되는 이더리움 페이즈0은 PoS 기반 비콘체인이 핵심이다. 비콘체인은 향후 로드맵인 페이즈 1(Phase One)에서 공개될 샤드(Shard) 체인에서 확인된 거래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중앙 통제센터의 역할을 한다.  

페이즈1은 미니 블록체인 격인 샤드 체인을 비콘체인과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페이즈1에 이은 페이즈2 (Phase Two) 단계에서 이더리움 진영은 샤드 체인에서 돌아가는 다양한 유형의 디앱들을 위한 실행 환경을 내놓는다.

이후 현재의 이더리움 메인넷이 이더리움 2.0과 완전히 통합되면서 이더리움 2.0은 완전한 인프라로 탈바꿈하게 된다.

컨센시스의 에드깅스톤은 "페이스 2로 넘어가기까지 3~4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더리움1.0과 이더리움2.0은 각각 함께 돌아갈 수 있다.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현재 이더리움 메인넷에 있는 자산의 보안"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연구자인 미하일로 비제릭도 성급한 전환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더리움2.0 같은 복잡한 시스템은 개발자들이 신뢰성을 확신할 때까지 현재의 이더리움 메인넷을 대체해서는 안된다"면서 "안전하지 않다면 이더리움2.0을 선보이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부테린은 이더리움1.0에서 이더리움 2.0으로의 전환에 대해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블로그 포스트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나 사용자들에게 변화에 따르는 혼란은 제한적일 것이고 기존 애플리케이션들은 변화 없이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앱 개발자들에게 미칠 파장 관심집중

코인데스크는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접근해 호출하는 디앱 개발자 입장에서 이더리움 2.0은 비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더리움2.0에선 데이터 호출에 따른 가스비가 이더리움 1.0 보다 높다.

이와 관련해 부테린은 블로그를 통해 "선제적으로 위트니스(witness) 크기가 큰 앱을 만들지 않으면 가스비 변화의 혼란을 대부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더리움 2.0에서는 지금의 이더리움처럼 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할 수 없다. 개발자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간 거래를 실행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현재 이더리움에서 이 기능이 가능한 것은 단일 블록체인 플랫폼을 여러 디앱들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더리움 2.0에선 트랜잭션이 다양한 샤드 체인으로 분산된다. 이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트랜잭션이 실행되는 방식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이더리움 2.0에서 한 샤드 체인은 다른 샤드 체인의 전체 상태를 실시간으로는 알 수가 없다.

컨센시스의 에드깅스톤은 "샤드1에서 거래를 실행하고 샤드2에 있는 무언가와 거래하고 싶다면, 샤드2가 샤드1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전에, 전체 블록에 가져오게 된다"면서 "이것은 디앱 프로그래밍에 복잡성 계층을 가져오지만, 전통적인 컴퓨터 과학 세계에선 어색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비제릭은 "비대칭 커뮤니케이션은 컴퓨터 시스템과 네트워크에선 산업 표준이다. 코드에서 발생 가능한 공격 경로 또는 결함을 쉽게 추론하고, 그릴 수 있게 한다"면서 "(하지만) 디앱 개발자들이 적응하려면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에 필요한 러닝 커브(learning curve)를 개발자들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트랜잭션이 여러 샤드 체인에 흩어져 실행되는 이더리움 2.0의 특징은 일부 이더리움 개발자 커뮤니티에선 우려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부상했다. 디앱의 결합성(composability)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암호화폐의 가치, '결합성'은 무엇?
이종 산업간 융합이 쉽게 가능하다는 점도 결합성의 대표적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린다 시에는 "결합성을 통해 다양한 산업들을 가로지를 수 있다. 완전히 떨어져 있다고 여겨지는 영역도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인 카이버네트워크의 CEO 로이 루는 "이더리움 2.0과 관련한 중요한 걱정은 결합성의 파괴와 디앱 및 사용자들의 파편화다. 이와 관련한 쉬운 솔루션은 없다. 모든 프로젝트들이 변화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립토키티 개발사인 대퍼랩스의 디터 셜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여러 개의 샤드를 요구하는 대규모 디앱들을 관리가 어려워질 것이다. 샤드 체인들간에 토큰을 옮기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트립토키티의 경우 단지 토큰 이상이다. 샤딩은 어떤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대퍼랩스는 최근 이더리움에서 나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플로우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크립토키티 개발사는 왜 샤딩과 사이드체인을 멀리할까?
이더리움을 포함한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확장성 강화를 위해 사용하는 샤딩이나 사이드체인 기술의 경우, 결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적당한 솔루션이 되지 못한다는 게 대퍼랩스의 결론이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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