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발등의 불'...내년 2월까지 암호화폐 법제화 못하면 불이익 우려
금융위 '발등의 불'...내년 2월까지 암호화폐 법제화 못하면 불이익 우려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10.31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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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황, 업계 의견 엇갈려 특금법 개정안 통과 미지수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국회에 다급함 호소
FATF의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지침

그동안 암호화폐 법제화에 손을 놓고 있던 금융위원회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내년 2월까지 암호화폐 규제에 관한 법 개정을 하지 못할 경우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에 조속한 관련 법 개정을 요청하고 있지만, 국회 상황은 물론 법 개정을 둘러싸고 업계 의견까지 엇갈리고 있어 그때까지 법 개정이 이뤄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31일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 출석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암호화폐 규제 방안을 담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정무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손 부위원장은 “FATF 상호평가가 7월에 진행됐다. 조사할 때는 FATF (가상자산)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 이어서 그 부분은 자세히 안 봤다. 지금 평가가 진행 중인 일본에서는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지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저희 (평가) 결과가 2월에서 4월 사이에 나올텐데 이 입법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저희가 또 평가를 받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상당히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기구인 FATF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세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올해 6월 암호화폐 관련 가이드라인을 채택하고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에 이를 반영할 것을 요청했다.

FATF의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특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이같은 상황을 국회에 호소했으며 FATF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특금법 개정안이 의원 입법 형태로 발의돼 국회에 상정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손 부위원장이 우려하는 것은 올해 7월부터 진행한 FATF 상호평가가 2020년 2월까지 결과가 나오고 완료되기 때문이다. 완료가 되기 전에 FATF는 추가로 암호화폐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는지 또 법 개정을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할 여지가 있다.

전문가들은 완료 후에도 상호평가 후속 점검으로 이를 확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에 대한 상호평가가 아니더라도 FATF는 내년 6월 각국의 입법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FATF 상호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국가 신용등급 하락, 국제 환거래 불이익, 회원자격 박탈 등을 당할 수도 있다. 이에 금융위가 다급해진 것이다.

금융위는 법 개정과 함께 ‘가상자산 관련 FATF 국제기준 이행방안 연구’도 진행한다. 11월초 사업자를 선정해 내년 1월까지 연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 연구는 특금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하위법령 개정 및 고시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 이 연구를 통해 암호화폐 송금 시 정보제공과 관련한 국제기준의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FATF 국제기준으로 볼 때 자금세탁방지 의무 부과대상 사업자의 범위를 정할 계획이다. 특금법 개정 후 빠른 시일 내로 하위법령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그만큼 금융위가 급하게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초까지 FATF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특금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청하고 있다. 

 

특금법 개정 여부 여전히 불투명

암호화폐 관련 규제 방안을 담은 특금법 개정안은 지난해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이 발의했다. 또 올해 3월에는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특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병욱 의원안에 금융위의 최근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 회의에서 손 부위원장은 “김병욱 의원 개정안대로 정리가 됐으면 하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금법 개정안은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정의, 자금세탁 방지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관련 안전장치 마련, 암호화폐 거래소(취급업소)에 대한 인허가 및 등록제도 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김병욱 의원안은 거래자 실명확인과 암호화폐 거래소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화 등 내용이 추가 됐다. 추가된 내용은 금융위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2월까지 특금법 개정이 이뤄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의원들은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부 내용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제1소위원회 회의에서 유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특금법 관련해서 굉장히 시급성을 정부 측에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내년 2월 정도에 국제적 평가를 받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및 대테러 자금들에 대한 방지 목적이기 때문에 시급성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해보자”고 지적했다.

반면 김종석 의원(자유한국당)은 특금법 개정안의 실명 거래 부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실명으로 거래한다는 것이 모범 사례라고 그러는데 그것 때문에 아예 거래가 말라 버렸잖다. (암호화폐) 시장을 죽여 놓고서는 모범 사례라고 그러는 것은 이해가 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 역시 “지금 우리 법 체계에서 이런 암호화폐를 제도권 금융에서 다루고 있지 않았는데 어떤 특정 일부분만 가지고 또 외국 협약의 내용을 준수한다는 식으로 해서 넣다 보니까 조금 우려되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24일 의원들은 특금법 개정안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논의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업계도 특금법 개정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28일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특금법 개정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협회는 앞으로도 법 개정에 대해 계속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업계의 의견을 얼마나 수용할지,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개정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진규 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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