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암호화폐 과세 지침 속속 가닥...국내는?
해외 암호화폐 과세 지침 속속 가닥...국내는?
  • 정유림 기자
  • 승인 2019.11.07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국 국세청 "암호화폐는 통화나 화폐 아냐"
미국, 일본 등도 자산으로 분류 후 과세 추진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 등 국제기구 해석 영향↑
국내는 암호화폐 인정 안하며 과세 지침도 마련 안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분류해 과세 지침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반면 국내는 과세 추진이 암호화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침 마련을 미루고 있어 대조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국 등 주요 국가 금융당국에서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분류한 후 이를 반영한 과세 지침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영국 국세청(HMRC)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암호화폐 세금 지침을 발표했다. HMRC는 앞서 지난해 개인 납세자를 대상으로 과세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HMRC는 이번 지침을 통해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기업으로부터 소득세와 법인세, 양도소득세, 인지세 등을 어떻게 부과할 것인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HMRC는 특히 이번 지침을 발표하며 암호화폐를 통화나 화폐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앞서 암호화폐 과세 지침을 비교적 선제적으로 마련해 온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서는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분류해 왔다. 또 미국 국세청(IRS)도 암호화폐를 가상화폐의 한 종류로 보고 자산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역시 기업은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분류하고 회계보고서에 이를 반영한 내용을 토대로 과세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9월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가 암호화폐를 화폐나 금융자산으로 분류할 수 없고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같은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도 지난 6월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을 펴내 가상자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암호화폐가 자산이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다.

다만, 하드포크나 에어드롭 등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더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IRS는 지난 10월 암호화폐 과세 공식 지침을 발표했지만 하드포크나 에어드랍 등으로 얻은 암호화폐의 과세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지침을 내놓은 HMRC도 에어드롭한 암호화폐 과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우리나라 금융당국도 암호화폐 과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꾸준히 언급해 왔다. 지난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현준 국세청장은 암호화폐 과세 인프라 구축을 위해 거래소들로부터 관련 정보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과세 추진이 암호화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다고 보고 시장에 혼란을 줄 것을 우려하며 실제 세금 추징은 계속 미뤄왔다. 이에 현재로서는 과세 지침을 마련하고 실제 추징하기까지 앞으로도 시간이 더 소요될 거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가별로 세법이 달라 구체적인 과세 적용 범위는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큰 흐름은 앞으로도 비슷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에도 무형자산 등 종류가 여럿인데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설계한 토큰 생태계와 적용된 기술 등 경우의 수가 많아 과세 범위가 세분화돼 적용될 것”이라며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보고 과세 방안을 마련한 건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회계 처리 등에 이를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림 기자 2yclever@thebchain.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