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도 증권"...디파이 규제 서막?
"스테이블코인도 증권"...디파이 규제 서막?
  • 정유림 기자
  • 승인 2019.11.1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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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CO "리브라 같은 스테이블코인도 증권법 대상"
다수 디파이와 연동된 메이커다오 다이도 포함 여부 관심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형 암호화폐 프로젝트인 리브라가 증권법 규제 대상이라는 각국 규제기관들의 유권 해석이 나오면서 스테이블코인과 연동된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들도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설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ecurities Commissions)는 최근 리브라처럼 실제 화폐들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도 증권법 규제 대상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스테이블코인의 잠재적인 혜택과 리스크를 고려해 사례별로 특정 증권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의회에는 지난 10월 22일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제출됐다. 법안을 주도한 실비아 가르시아 의원 등은 1933년 증권법을 근거로 페이스북 리브라 등 스테이블코인이 투자계약증권과 유사해 증권으로 분류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분위기만 놓고보면 스테이블코인도 어떤식으로든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증권법의 규제를 받을 경우 스테이블코인과 연동된 디파이 프로젝트들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서클과 코인베이스 주도로 설립된 센트레가 발행한 달러 고정 스테이블코인인 USDC나 암호화폐 담보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메이커다오의 다이(DAI) 같은 경우 많은 디파이 프로젝트들과 섞여서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증권법 규제를 받을지, 받는다면 어떤 식으로 규제될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종류도 많고 나라마다 증권법도 다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무법인 한별의 권단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과 교환 가능한 자산이 법정 통화라면 투자성이 없기 때문에 기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투자성이란 원금을 손실할 가능성이나 원금 이상의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을 말하는데 법정화폐에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안정성으로 인해 이같은 변동성이 적다는 것이다.

법정 화폐가 아닌 자산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권 변호사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다른 암호화폐나 금 같은 실물자산에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있어 증권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커다오 다이의 경우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다. IOSCO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장을 밝히면서 다이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이도 증권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은 이전부터 제기돼왔던 터라 IOSCO가 언급하지 않았다고 다이는 증권법에서 열외라는 식으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이가 증권법 규제 대상이 되면 다이와 연동된 디파이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메이커다오는 특정 주체가 아니라 개인들이 암호화폐를 담보로 잡고 개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이커다오 플랫폼에서 CDP(Collateralized Debt Position)를 개설하면 누구나 다이를 발행할 수 있다.

CDP는 암호화폐를 담보로 건 사용자들에게 다이를 제공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다. 담보로 잡힌 자산들은 대출된 다이가 상환될 때까지 에스크로를 통해 보관된다. 통상 담보 가치의 60% 정도까지 다이를 발행할 수 있다. 담보 가치가 늘어나면 사용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추가 다이를 발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거꾸로 담보 가치가 줄어, 발행된 다이보다 가격이 떨어지면 스마트 컨트랙트에서 사전에 정의된 대로 청산 절차를 밟는다.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했음에도 다이가 1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이같은 프로세스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메이커다오는 다이 외에 'MKR' 토큰도 제공한다. MKR은 이더리움을 담보로 다이를 발행한 사용자가 다이를 상환할때 수수료를 내거나 메이커다오 생태계의 거버넌스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수수료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이 공급을 줄일 필요가 있을 때는 올리고, 거꾸로 상황에선 내릴 수 있다. 수수료는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남두완 메이커다오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의 기능 중 채권과 유사한 부분이 있어 이를 보고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리브라의 경우 한 회사가 발행 주체가 된 점 등이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다른 것이라 결국 회사의 속성을 가지고 증권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에 따르면 다이는 규제가 쉽지 않은 속성을 가졌다. 탈중앙화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남 대표는 “비트코인을 규제하려해도 실제로 규제가 어려운 것처럼 다이도 메이커다오의 운영진이 사라진다고 해서 운영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보면 다이가 증권에 해당될 가능성이 낮으며, 다이를 기반으로 한 디파이 서비스들이 규제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오훈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유럽에서는 유틸리티형 토큰으로 분류가 되면 증권이 아니라고 명시한 반면, 미국에서는 증권에 대한 분류 범위도 넓고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분류하려는 경향도 강한 편”이라며 “규제 대상이 된다는 것이 디파이 프로젝트 자체를 추진하지 못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규제 안에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암호화폐공개(ICO)를 공모가 아닌 사모 형태로 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같은 규제는 기존 체계 안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기도 하다”며 “한국 같은 경우 증권을 금융투자상품으로 정의해 돈을 넣었을 때 잃을 소지가 있는지 여부를 두고 판단하지만 현재로서는 스테이블코인이나 디파이 전반에 대해 규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규제가 마련된 곳에서 사업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림 기자 2yclev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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