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경계론..."미 정부, AI처럼 블록체인에 접근해야"
커지는 중국 경계론..."미 정부, AI처럼 블록체인에 접근해야"
  • 황치규 기자
  • 승인 2019.11.15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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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나대 와튼스쿨 케빈 웨르바흐 교수의 중국 경계론

시진핑 국가 주석의 블록체인 강화 발언 이후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정책을 바라보는 각국 정부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디지털 버전을 곧 발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 경제 헤게모니 관점에서도 중국 정부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나라별로 대응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술 선진국인 미국도 마찬가지.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중국이 암호화폐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면, 재재 및  금융시스템을 통해 지정학적으로 영향을 행사하는 미국의 힘을 약화시킬 것이다"고 경고했다. 코인데스크의 마이클 제이 케이시 CCO(최고 콘텐츠 책임자)는 중국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접근, 즉 개방적이고 무허가형(permissionless)인 방식에 탈중앙화된 요소들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케빈 웨르바흐 교수

이런 가운데,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케빈 웨르바흐 법률 및 비즈니스 윤리 담당 교수가 최근 IT매거진 와이어드에 쓴 칼럼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가 칼럼에서 강조한 것은 중국이 블록체인으로 무섭게 치고 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중국의 행보는 헛발질이 아니라 금융 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겨냥했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은 금융 기술의 미래 관점에서 블록체인에 접근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이같은 잠재력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백악관은 조정된 블록체인 전략을 만들기 위해 정책 담당자, 경영자, 기술자 및 다른 전문가와 모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의 블록체인 육성 정책은 두 가지 전략적인 목표가 있다. 하나는 달러 헤게모니를 끝장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반 기술 분야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데이터베이스 기술 기반 기록 유지 시스템들은 1960년대에 개발됐고 국경의 제약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글로벌화되고, 자동화되고, 인공지능(AI)이 주도하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기술적인 전환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고 있다"면서 "블록체인은 AI, 사물인터넷(IoT), 다른 혁신들과 함께 이같은 핀테크 혁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술이 갖는 정치적인 의미는 누가 디자인하고 구현하는 지에 따라 달라진다.  중국은 검열 저항성이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는 강력하게 통제하는 정책을 펴왔다. ICO와 암호화폐거래소도 불법으로 규정했다.

웨르바흐 교수는 "중국은 국경없는 돈이 자본 통제와 국가 경제에서 다른 권력 메커니즘에 위협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PBoC가 준비중인 디지털 화폐는, 비트코인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 당국이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비트코인을 대체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메시지도 암호화폐가 아니라 블록체인에 대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분산과 탈중앙성이 강조된 블록체인을 중국 정부가 키우려고 하는 것에 대해 앞뒤가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뿐더러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하지만 케빈 웨르바흐 교수는 중국 정부의 행보는 나름 승부수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사이버스페이스 관리국엔 주요 기업들로부터 500개 이상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등록됐고 PBoC가 내놓을 디지털 화폐는 21세기판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 관리와 위안화의 영향력 확장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정부의 인터넷 정책을 예로 들었다. 미국은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스타트업이 통제에 익숙한 통신이나 미디어 회사들보다 많은 혁신을 가져올 것임을 인지했다.

하지만 중국이 인터넷의 경제적 이득과 자유로운 표현이라는 정치적인 혜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우리는 같은 실수를 블록체인에서 하고 있다"면서 "이제 중국은 20년전보다 훨씬 더 무서운 금융 및 기술 경쟁자"라고 말했다.

그는 증권거래위원회(SEC) 같은 규제 당국이 리브라와 ICO가 통화 정책과 글로벌 금융 안정성에 미칠 충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막는데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진짜 위협은 미국은 무시하는 블록체인을 중국은 전략적인 기술 혁신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라는 것. 그런만큼, 그는 "SEC 등은 암호화폐, 토큰화된 자산, 리브라를 위한 금융 규제 프레임워크를 채택하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혁신에 문을 열어두면서도 블록체인 적용을 가로막는 실제 세계의 장벽을 제거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웨르바흐 교수는 "이 부분이 미국과 중국이 다른 점이다. 중국 법원과 의회는 공산당에 종속돼 있어 블록체인 시스템이 제공하는 신뢰를 조정하는 데 기술적인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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